오두막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들어 기독교에 대한 비판과 아울러 기독교인들의 물질 중심적인 생활 태도 뿐 아니라 이기적이고 이중적인 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지경에 이르렀고
내 자신의 신앙 생활 역시 그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있었기에
지난 몇 년 동안 몸과 마음이 중심을 잃고 있는 상황이었다.
목사는 교회를 통해 권력과 부를 얻으려 하고

신도들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새벽부터 밤까지 기도하며
교회 학교에서 부터 어린 영혼들을 죄의식 속에 가두는 일에 몰두하는 일을 서슴치 않고 저지르는 것이 오늘날의 교회라는 깨달음이 있었다.
목사의 설교는 오직 예배당을 확장시키고 전도를 통해 교세를 확장하는 것만이
성도의 사명이라는 것만을 담고 있었다.
성도들은 감추어지지 않는 죄의식 속에서 헌금을 강요 받아야 했으며
그 올가미는 목사와 그 주변인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장치로 강화되고 확장되어 갔다.
거기에 하나님은 없었다.
아니, 그들에게 하나님은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식이 내 마음 속에 자라나기 시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진정 목사의 삶은 성도들에게 더 이상 존경과 푯대가  되어지지 않았으며
그들의 입으로 말해지는 성경은 더 이상 신뢰를 얻을 수 없었고
예배는 허세와 과장된 의식에 지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두막 」은 감동이나 감격이라는 말로는 적절하지 않을 만큼의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도대체 삼위일체 하나님을 현실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다는 설정부터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으며
그 구성과 디테일한 표현이 너무나 리얼리티해서 마침내 저절로 눈물이 흐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토록 갈급했던 하나님과의 관계가 이토록 디테일하게 해석되어지고 깨달아지는 것은 꿈에도 그려보지 못했던 것이다. 마치 현재의 내 삶 속에 하나님이 찾아와서 " 네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 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처럼 느꼈다.
어쩌면 이 「오두막 」은 소설이 아니라 성경의 또다른 해설서인지도 모르겠다.

현실에서의 교리와 율법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파괴적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거울과도 같은 것이고
우리 인간의 삶이 또한 얼마나 자기 중심적인 것인지를 너무도 리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어느 책이 이처럼 신체조직적으로  나를 전율하게 했던가?
새벽을 깨워 마지막 페이지를 읽었던 그 순간 내 눈에서 쏟아지는 눈물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어느 부흥강사가 이보다 더 내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현실에서 어느 누가 이 책만큼의 해답을 줄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없었다. 결코 없었다.
진실로 진실로 이 책은 소설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축복의 통로라고 느껴진다.
그동안 가슴에 담고 있었던 교회에 대한 모든 원망과 절망이 눈 녹듯이 사라지고
진정한 용서와 새로운 용기가 가슴에 채워지는 것을 느낀다.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과 내 평생에 어두운 그림자로 새겨졌던 그 모든 사건과 인물들에게
내 스스로 화해의 손을 내밀게 만든 이 「오두막」은
진정 복음서이고 평화로의 길잡이가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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