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400여 년 전 그리스의 한 법정에서는 이상한 재판이 열렸습니다. 머리가 벗겨진데다 주먹코에 눈은 개구리처럼 튀어나오고, 작은 키에 아랫배까지 볼록 나와서 몰골이 형편없는 가난하고 살날이 얼마남지 않은 70세 노인 소크라테스가, 친스파르타의 참주정부를 몰아내는데 앞장선 아테네 민주정의 거물 아니토스와 청년 멜레토스, 리콘이라는 인물에 의해 '신을 믿지 않는다' 라느니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재판이 열린 것이지요. 도대체 무엇이 돈도 없고 빽도 없는 한 노인을 이렇게까지 만들었을까요? 도대체 무엇이 민주정부의 거물로 하여금 그런 노인을 고소하게 만들었을까요? <소크라테스의 변론>을 읽으며 우리는 이 미스터리에 도전했습니다. 읽다보면 이 재판이 '철학함'이라든가 '철학'의 개념과 이어진다는 이상한 경험을 하면서. 아마도 읽은 분들은 저마다 나름의 해답을 가져갔겠죠. 못 가져갔다면 앞으로 꾸준히 고전을 읽으며 한 번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 해답에 '왜 내가 고전을 읽는가'라든가 '철학은 우리 삶에 있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나름의 대답을 찾는 것에 도움이 될테니가요. 어쨌든 여기에 그 기록을 남겨둡니다.

000: 배경설명 1.아테네에서 인간은 성인 남성을 가리킨다.(여성이나 아이,외국인은 인간이 아니다.)
2.노예제 노동에 기반한 아테네(철학이 피어나기 쉬운 최적의 환경)
3.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으로서의 아테네 다신론
소크라테스 변론의 역사적 맥락:페르시아 전쟁-아테네의 승리와 전성기-펠로폰네소스 전쟁-패전-친스파르타 참주정의 성립-참주정을 몰아내고 세워진 민주정-정치적 희생양으로 몰린 소크라테스

00: 두 번째 읽는 책. 다른 번역의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따분하다고 여겼다. 처음에는 소크라테스가 선비스타일이긴 하나 끌리지 않았다. 두 번째 읽었을 때는 쉬웠고 빨려 들어갔다. 왜 서양철학의 원류라고 하는지 알게 됐다.(소크라테스가 왜 서양철학의 아버지인지 알게 됐다.) 자신을 인정하고 한계를 벗어나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서양의 발전과 이 사상이 이어진다. 현실의 모습을 보며 철학의 기반이 무섭다는 것을 느꼈다.
  
000: 읽기가 나아졌다. 책 속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책을 읽어나가다 보니 소크라테스가 유죄일 수밖에 없는 것처럼 보였다. 중간쯤에 가면 읽기가 힘들다. 어렵지는 않았다.
  
000: 주의 깊게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변명과 변론의 제목의 차이를 생각해봤다. 소크라테스의 입장에서는 변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이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면 변명을 할 수밖에 없는데,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생각과 사상과 철학을 논리정연하게 말하는 변론을 행하고 있다. 일반인이 사형선고 받아도 이렇게 논리정연하게 말할 수 있을까. 소크라테스가 왜 4대성인이라고 하는지 알게 되었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끝이라고 보지 않고 있다. 죽음은 이동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니체의 영원회귀설과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 탈출할 수 있었음에도 상황을 파악하고 죽음을 선택하는 것을 보면, 소크라바로 죽음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면, 범인과 다름을 알 수 있었다
  
00: 예전에는 지루하게 읽었는데 이번에는 재미있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과연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진짜로 그랬을까. 이것은 소크라테스의 생각일 뿐이다. 대다수의 사람이 생각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는데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존중받아야 한다. 본인의 입장에서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데 다른 이들이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소크러테스가 죽음을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이 있었는데도 현명하게 사용하지 못했다는 생가기 든다.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죽음에 대해 의연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대중을 너무 바보로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
  
00:  26페이지: 무지하는 걸 아는 것이 지혜롭다는 식의 구절이 인상적이었다. 장자의 구절이 떠올랐다. 책을 쓰면서 지식이 변형되기 때문에 책의 지식이 아니라 실제의 지식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가 진짜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 특히 예술의 영역은 진짜 전문가를 구분할 수 있을까. 무언가를 많이 아는 것의 가치는 모른다에 있다. 남의 평가와 평론을 가지고 마치 내가 아는 것처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비우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만 아는 것의 독선은 위험하기에 아는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얻어야 한다. 경험하지 않은 것에 있어서 오만은 가지지 말아야겠다.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00: 마지막 구절.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 죽음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일 수도 있으며 좋을 수도 있음을 깨달았다
  
000: 죽음에 대한 구절들. 불치병에 걸리면 죽음을 수용할 수 있을까. 나이 들어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서 죽음을 기쁘게 수용할 수 있다면 삶을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불치병에 걸렸을 때의 삶을 생각해봤다

000: 마지막 구절. 깔끔하게 정리해서 그 구절 자체가 멋졌다,
  
00: 63페이지.(새 책 69페이지). 책을 읽은 의미가 뭘까. 책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양심에 거리끼는 일은 안 하고 싶다는 가치관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책을 읽으며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익혀나갔다
  
000: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고전에 대한 두려움을 약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여기서의 끝은 진정한 끝이 아닙니다. 새로운 시작이죠. 고전으로 이어지는. 소크라테스의 죽음이 서양 철학의 문을 열었던 것처럼. 이제 우리는 죽음을 앞둔 소크라테스의 생각이 담긴,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흘러나오게 된 <크리톤>의 세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다음 모임 때까지 다 건강하게 잘 지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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