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문학 작품을 읽을 때 저는 수많은 다른 사람이 되면서도 여전히 자신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느 그리스 시에 나오는 밤하늘처럼, 저는 수많은 눈으로 보지만 보는 사람은 여전히 저입니다. 예배할 때, 사랑할 때, 도덕적 행위를 할 때, 무엇을 할 때 저 자신을 초월하게 되듯, 문학 작품을 읽으면서도 저는 자신을 초월하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그 때, 저는 그 어느 때보다 저 자신에게 충실한 존재가 됩니다.(176)
이 구절에 대한 인상비평
나에게 독서는 하나의 만남이다. 책을 쓴 저자와의 만남. 책을 쓴 작가가 노력을 해서 만들어낸 책이라는 하나의 구성물을 만나는 경험. 책과 따로 떨어져 존재하던 '나'가 책을 만날 때, 작가의 삶이 담긴 하나의 구성물으로서 존재하는 책을 만날 때, '나'는 더 이상 오롯이 '나'로서 존재하지 않게 된다. 흡사 물질이 화학반응을 통해서 다른 물질이 되는 것처럼, 나는 책과의 만남을 통해서 '나'이지만 '나'를 넘어선 그 무엇이 된다. 내 안에 책을 쓴 작가의 삶,생각,경험,사상이 수용되고, 거기에 나의 삶,생각,경험,사상이 융합될 때 이루어지는 이 독서의 화학반응은 나로 하여금 자기초월을 하게 만든다. 나라는 알을 깨고 '나'를 넘어선 다른 존재가 되게 만드는 자기초월. 하지만 자기초월의 순간이 지나고 나면, 나는 깨닫게 된다. 변화된 '나'가 현재의 '나'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