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생각했어. 네가 살령 내 앞에서 사라졌다 해도 둘이 보냈던 날들의 기억은 남아. 그 기억이 내 안에 있는 한, 나는 그 기억 속의 너에게 계속 영향을 받지. 물론 유키코뿐만 아니라 부모님이나 나베 씨, 지금까지 만났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고, 그런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의 기억의 집합체처럼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기억의 집합체?"
"그래. 그래서 말인데, 유키코. 난 너랑 헤어지지 않았어. 그게 바로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의미 아닐까? 한번 만남 사람고는 두 번 다시 헤어질 수 없어."(235~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