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친구 바벨의 도서관 11
페드로 안토니오 데 알라르콘 지음, 정창.이승수 옮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해제 / 바다출판사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친구 M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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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세르반테스>로 근대 문학의 문을 연 스페인이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문학 사조적인 측면에서 뒤처져 있다는 걸 실감했어. 유럽에서 문학으로 유명한 다른 나라들에서 이미 유행이 지나간 '낭만주의'의의 향기를 짙게 느꼈거든. M, 그래도 오해는 하지 마. 뒤처져서 싫다는 말을 하려던 건 아니거든. 나는 뒤처진 이들의 낭만성에 대해서 말하고 싶은 거야. 다른 이들이 열심히 앞서 나가며 하나의 흐름을 형성한다면, 뒤처진 이들은 앞에서 흘러가는 이들이 이미 잊어버린 방식으로 물을 헤쳐나가며 자신만의 낭만성을 형성하거든. 나는 이런 낭만성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고 있어. 더군다나 스페인의 경우에는 '뒤처진 이들의 낭만성'의 대상이 '낭만주의'라는 문학 사조니까 더 신기하지. 어쨌든 알라르콘의 두 편의 소설을 읽으며 잊어버린 것들의 가치, 사라져가는 것들의 의미를 떠올렸어. 사라져가는 것들은 그 '사라져감'으로 인해서 언제나 가치와 의미를 생성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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