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추는 거야. 왜 춤추느냐는 건 생각해선 안 돼.

의미 같은 건 생각해선 안 돼. 그걸 생각하기 시작하면 발이 멎어.

한 번 발이 멎으면 영원히 없어지고 마는 거야.'(무라카미 하루키의 <댄스, 댄스, 댄스> 중에서)

독서를 무수한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번에 독서를 책의 리듬을 타는 것에 비유하고 싶다. 즉, 자신만의 시대를 자신만의 삶으로 살아가던 독자가 책을 펼쳐 읽다가 책 특유의 리듬을 타는 것을 독서라고 말하는 것이다. 나의 독서 이력에 이것을 적용해보자. 내가 책을 처음으로 열심히 읽던 시절에 나는 백지상태였기 때문에 어떤 책의 리듬이든 무리없이 포용할 수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게 맞는 책의 리듬을 찾기 시작했고 그에 맞춰서 내게 맞는 책의 리듬만 맞춰 읽기 시작했다. 그 과정을 거치고 나의 독서는 어느 순간 내 자신의 경험 때문인지 혹은 내 지성의 질적인 변화 때문인지는 몰라도 다시 다양한 책의 리듬을 맞춰 최대한 포용하는 과정으로 변화되었다.(물론 모든 책의 리듬에 다 맞추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 다양한 책의 리듬을 무리 없이 받아들였던 것이 '무지의 개방성' 때문이라고 한다면, 지금의 상황에서 다양한 책의 리듬을 받아들이는 것은 책의 다양한 리듬을 타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이 지의 개방성이 빚어내는 책의 리듬 타기는 앞으로도 쭉 계속 될 예정이다. 하루키의 말대로 왜 그렇게 하는지 의식하지 않은 채, 리듬 타기 자체가 독서의 의미이자 가치이자 즐거움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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