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편지하지 않다 - 제14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은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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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편지하지 않다-장은진 

 

우리는 모두 고독하다. 이 말은 고독이라는 존재의 상태가 우리 삶에서 쉽게 떨어져나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사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고독할 수밖에 없기에, 우리는 '모두 함께 고독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된다. 이건 책을 읽는 독자와 책을 쓰는 작가 모두 마찬가지다. 어쩌면 문학은 고독한 작가가, 자신의 고독을 원동력으로 삼아서, 자신의 고독함이 담긴 '문학'이라는 편지를, 고독한 독자에게 보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만일 문학이 그런 방식의 '고독의 소통'이라고 한다면 

이건 독자와 작가 모두에게 굉장히 좋은 일일 것이다. 고독한 독자는 작가가 보낸, '고독함이 담긴 편지인 문학'을 통해 나만 고독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자신의 고독을 조금 더 줄일 수 있을 것이고, 고독한 작가는 자신의 고독을 문학이라는 편지를 통해 독자와 세상을 향해 띄워 보내며 자신의 고독을 견뎌낼 수 있을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의 문제는 내가 말하는 '고독의 소통'이 독자와 작가 간에 진짜 이루어지는가 아닌가에 있을 것이다. 물론 나는 타인이 아니기에, 나 아닌 타인이 

독자와 작가로서 '고독의 소통'을 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를 읽은 나의 경험을 토대로 얘기해본다면, 나는 이 작품을 통해서 '고독의 소통'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나의 고독을 견딜 수 있게 만들 수 있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서 나에게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라는 '고독의 편지'를 보낸 작가에게 짧지만 답장을 보내고 싶다.  

 

작가여, 나는 당신이 보낸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라는 편지를 받고 나의 고독을 견뎌내는 힘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러니 앞으로도 쭉 자신의 고독이 담긴 편지를 보내주기를. 나는 언제라도 당신의 편지를 받고 함께 고독할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 편지가 작가에게 닿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소설의 내용을 보건대 최소한 작가 옆집에는 닿을 수 있지 않을까? ^^;; 작가 옆집에만 닿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제 '고독'이라는 글자로 가득한 이상한 편지를 끝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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