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테크리스타
아멜리 노통브 지음, 백선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리뷰

 

앙테크리스타= 이 책의 등장인물 크리스타= 안티크리스트(적그리스도)

 

1.

내 생애 처음 안티 크리스트라는 존재를 만나게 된 건

바로 이 영화



오멘이었다.

 

이 영화에서 안티크리스트인 데미안은

무자비하고,잔혹하며,소름끼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악마란 이런 것'이라는 서양의 주류적 관념을

여지없이 대변한다.

 

그런데 아멜리 노통의 안티크리스트인

앙테크리스타는  

오멘의 데미안과는 많이 다르다.

 

그녀는 귀엽고 앙증맞다.^^

 

2.

사건의 등장인물

블랑슈:

분명히 같은 반에 앉아서 수업을 듣지만

다른 이들은 존재조차 느낄 수 없는 투명인간이자

강력한 왕따포스로 수많은 급우들을 멀어지게 만드는

능력의 소유자.

크리스타를 만나기 전까지는 책만이 그녀의 친구였다.

'결핍이야말로 내 몸의 모국어였다.'

 

크리스타:

아름답고,매혹적이며,지적인 언변을 구사하며,

말끝마다 자원 봉사와 기부를 외치는

여왕같은 여인.

왕따 블랑슈와 우연히 친구가 된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녀는 거짓말과 속임수를

밥 먹듯이 해대는 악마였다.

 

그외 블랑슈의 부모님, 크리스타의 남자친구,

이름이 거의 나오지 않는 학교 친구들 다수등장.

 

사건의 시작

블랑슈는 크리스타가 자신을 부르는 줄 몰랐다.

그녀는 언제나 그렇듯이

자기 옆의 누군가를 부르는 걸로 알았다.

설마 설마 나를 부르는 거야!!

오 마이 갓!!!

여자들의 우상이자

남자들의 아이돌인 크리스타가,

그 예쁘고 똑똑한 크리스타가

그녀를 부를 줄이야!

 

그날의 만남.

그것을 통해 둘은 친구가 된다.

 

친구를 사귄 기쁨에 취한 블랑슈.

그녀는 이 기쁨을

부모님에게 알리기 위해

크리스타를 집으로 데려간다.

 

 

사건의 발생

블랑슈의 집으로 간 크리스타는

블랑슈 부모님을 사로잡아

자신이 친딸인 것처럼 행세하기 시작한다.

'어쨌든 우리의 여왕은 크리스타야!'

 

블랑슈의 방을 자기방처럼 차지하고,

그녀에 대한 부모님의 애정을

자기에 대한 애정으로 바꾸어버린다.

블랑슈의 부모님은

크리스타를 친딸처럼 여기고

블랑슈를 구박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크리스타는

둘만 있을때는 블랑슈의

모든 것을 경멸하다가

남이 나타나면 천사처럼 행동하며

블랑슈를 아끼고 사랑하는 친구처럼

자신을 포장한다.

 

생애 처음으로 사귄 친구가

겉과 속이 다른 이중인격자에 

자기를 갖고노는 악마같은 성격의

소유자였을 줄이야!

 

대결예고~~~

이제 블랑슈와 크리스타의

한판 대결이 펼쳐질 예정.

관심 있으신 분들은 책을 읽어보시기를...

 

 

3.

매 작품마다 적을 설정하고

그 적과의 대결을

위트있고, 잔혹하게 그려내던

노통이 이번에는 자신의 스타일을

바꾼 느낌이었다.

 

항상 적과의 대결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다가

마지막에서 잔혹한 결론으로 이어졌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 잔혹함이

빠진 상태였다.

 

노통 특유의 날선 독설과 비판은

여전했지만

크리스타의 모습은

앙탈부리는 안티크리스트에 가까웠다.

 

그녀는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위선과 허세로 무장한데다

오만함을 갖춘 악마이지만

사회에 나간 어른들이 보여주는

잔혹함과 비정함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친구의 삶을 파괴하고,

블랑슈를 무시하며,

그녀를 마음대로 조종하려고 했지만

사회가 보여주는 폭력성과 냉정함이

상당부분 거세되었다는 측면에서

그녀는 불안한 악마였다.

 

10대라는 불안한 시기의

불완전성이 농축된

앙탈부리는 악마 크리스타.

 

그녀는 아이였다.

세상의 중심은 나라는 자기 중심적 시각과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우월의식,

모든 사람이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과도한 애정관을 보유한 아이.

 

그에 비해 왕따 소녀 블랑슈는

성숙된 면모를 보여준다.

그녀는 홀로서기의 의미를 깨닫고,

인간은 누구나 홀로 설 수 밖에 없음을

이미 알고 있는 인물이다.

 

그리고 인간과의 관계에서 우월의식이나

자기 중심적인 시각을 굳이 가질 필요없음을

깨달은 존재였다.

 

이 작품에 나오는 누구보다

블랑슈는 진짜 어른이었다.

 

그러했기에 크리스타의 본질을 깨닫고

그녀와 대결을 펼칠 수 있었으리라.

 

그녀의 성숙성은 대결이 끝나는 부분에서

여지없이 드러난다.

(굳이 마지막 결론을 이야기하지

않겠다. 웬지 스포일러가 되는 느낌이라서...)

 

학교 최고의 아이돌은 누구보다 아이였고,

학교 최고의 왕따는 누구보다 어른이라는

이 놀라운 역설.

 

4.

한번 생각해 본다.

우리는 겉모습을 넘어 사람을 바라보는가?

아니 우리에게는 앙테크리스타의 모습이 없는가?

사춘기 시절의 우리의 불안성은

앙테크리스타와 다른가?

 

아니, 아닐 것이다.

우리에게는 앙테크리스타의 모습이 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 모습은 우리 의식 속에 숨어서

우리를 조종하려고 노력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우리 안의 적이자

우리를 타인에게 있어서

적으로 만드는 요소이다.

 

우리는 타인에게 언제나 적이 될 수 있다.

그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적이 되더라도 성숙하고

유연한 태도를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블랑슈처럼....

(블랑슈도 앙테크리스타를

완전하게 극복하지는 못한다.)

 

이제 블랑슈처럼 책을 읽을 시간이다.

자기 안의 적을 극복하기,

타인이라는 적을 끌어안을 방법을

얻기 위해서.

 

'책 읽기를 도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진리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다.

책 읽기란 가장 정신집중이 된 상태에서

현실과 대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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