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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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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

단순히 길을 걷는 것 뿐이었다.

아버지와 아들은 살기 위해,

다른 이들의 위협을 피하고

먹을 것을 얻기 위해 걸을 뿐이었다.

 

그런데,

단지 길을 걷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들의 행동이

이리도 절망적일 줄이야!

 

어둠다는 것을 넘어선

절망 그 자체인 그들의 삶.

 

요한계시록의 예언이 실현된 것처럼

느껴지는 현세의 지옥은

벌레보다 못한 삶을 이끌어내고,

인간을 식용으로 사용하는 상황까지

만들어낸다.

 

그 속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은

최소한의 인간적인 원칙을 지키고자

노력하지만 그들에게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걷어내지는 못한다.

 

죽음이 자신의 숨결을

옆에서 뿜어내는 상황에서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산다.

그리고 아버지는

이미 죽은 이들을 부러워하며

내일 눈을 뜨지 않고 이대로 죽었으면 하고

바란다.

 

2.

현재 미국을 대표하는

스타일리쉬 소설가 코믹 매카시의

이 소설은 내가 지금까지 읽어온 책 중에서

가장 어두운 책이었다.

 

그야말로 절망의 묵시록이자 절망의 소설.

 

읽는내내 책에서 뿜어지는 다크포스에

책 속에서 희망의 빛을 찾지 못하고

헤매기만 했다.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제공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지배하는

어두움을 넘어선

절망적 분위기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근데 왜 현실이 이 책보다 

낳다고 여겨지지 않는 것일까?

 

현실적인 모습은 우리가 그들의 삶보다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만의 악몽에서 살고 있다.

떨쳐낼 수 없고, 쫓아내지 못하는

우리만의 악몽들은

분명히 우리 곁에서 우리를 향해 웃고 있다.

 

'우린 죽나요?

언젠가는 죽지. 지금은 아니지만'

'나한테 영원한 희망은 무야.'

'모두가 사라지면 좀 나아지겠지'

'남자는 거의 매일 밤 어둠 속에 누워 죽은 자들을 부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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