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소설의 7일
미우라 시온 지음, 안윤선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리뷰

1.

로맨스 소설 전문 번역가인 아카리는

혼란스러웠다.

 

그녀의 연인 칸나는

서른 살의 나이에

자기 맘대로 대책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떠나겠다고 이야기하며

그들의 사랑을 흔든다.

 

그녀의 아버지는

칸나를 못 미더워하고

그녀를 종 부리듯이 부리려 한다.

 

자주 가는 술집의 여종업원

마사미는 칸나를 

마음에 두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거기다가 감당 못하는

여름날의 더위까지.

 

계속되는 혼란속에

아카리는 자기가 번역하고 있는

소설을 뒤바꾼다.

 

천편일률적인 선남선녀의

해피엔딩이었던 소설이

그녀의 개입으로

전혀 다른 형태의 소설로 바뀐다.

 

멋지고 잘생긴 주인공은

갑자기 칼을 맞아 죽고

'저질러버렸다. 드디어 워릭을 죽이고 말았다.'

조연에 불과한 남자 주인공의 친구는

주연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다.

'산도스의 활약이 있으면 좋을텐데.'

수동적이고 힘없는

캐릭터였던 여자 주인공은

위기를 능동적으로 극복하는

인물로 변신한다.

'나는 의지를 가진 한 인간이라고.'

 

<로맨스 소설의 7일>은

이렇게 그와 그녀의 사랑,

로맨스 소설의 내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7일동안 기록한 소설이다.

 

2.

사랑은 로맨스 소설이 아니다.

사랑에는 삶의 굴곡이 있다.

현실 속의 사랑은

인간의 희노애락과 예기치 못한 행동들이 있다.

 

그리고 사랑은

반드시 잘생긴 인물들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사랑은 만인이 향유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로맨스 소설은

판타지다.

'로맨스 소설은 전부 판타지다.'

 

<로맨스 소설의 7일>은

그것을 의식하고 있었다.

 

이 소설은 로맨스 소설의 천편일률성을

탈피할려고 아예 로맨스 소설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소설과 현실의 사랑을

비교하면서 소설의 환상성과

현실의 일상성을 섞고 있다.

 

힘들고, 아파하는 것도 사랑임을

환상의 목소리가 아닌

현실과 같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이

이 소설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환상이다.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로 변해버린

아카리가 창작한 로맨스 소설도 환상이고,

일상적인 듯 보이지만

따듯한 사람들이 넘쳐나는

아카리와 칸나의 사랑도 픽션이다.

 

하지만 이런 사랑이라면,

이런 로맨스라면,

환상의 날개를 벗어버린

일상의 무게가 느껴지는 사랑이라면

우리가 꿈꾸고 해 볼수 있지 않을까?

 

3.

로맨스 소설은 현실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을 하는 순간

우리의 일상은 우리만의 로맨스 소설이 된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울고,웃고,힘들어하는

사랑의 삶이 우리를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사랑을 마음껏 할 필요가 있다.

그 혹은 그녀가 떠났다면

마음껏 슬퍼하고 괴로워하라.

 

그러나 그 상처가, 그 경험이

다음번에 펼쳐질

당신만의 로맨스 소설을 더욱 윤택하게 하리라.

 

그렇게 우리의 로맨스 소설은

더욱 풍성해지고, 알차게 될 것이다.

 

부디 우리 모두

열심히 로맨스 소설을 쓸 수 있기를

오늘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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