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불이 꺼진다.
영사기는 돌아가고
화면속에서 영화가 시작된다.
나는 어느새 영화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독서의 시작
 
 
일본 소설을 종종 읽다보면 만화같은 느낌이 확 든다.
소설보다는 오히려 애니메이션이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느낌의 소설들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이다.
 
미국의 대중 소설은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같은 느낌의 글들이 많다.
그 소설들은 아마도 영화화를 생각하고 쓰여졌으리라.
 
그에 비해 한국의 소설이나
유럽의 소설들은 영상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지는 않는다.
특히 프랑스 소설들은 톡톡튀는 지적인 유머나 독설,
자기만의 철학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 강해서
영상적인 느낌보다는 관념적이고 지적인 면모가 느껴진다.
 
그런데, 그런데,
기욤뮈소의 글들은 다른 것 같다.
그의 글은 정말 영화 같다.
 
영화같은 줄거리, 영화의 씬들을 묘사하는 것 같은 문체.
로맨스와 미스터리, 액션, 호러, 판타지의 절묘한 퓨전.
헐리우드식 이야기 구조에 유럽적 감성이 어울렸다고나 할까?
 
프랑스 영상세대의 기수라는 표지의 말이
그대로 들어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이 책은 팝콘같다.
영화를 보면서 씹어대는 팝콘처럼
별다른 생각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라는 의미이다.
 
신의 문제니 인간의 자유의지니 운명이니 하는
문제를 들먹이지만
이 작품의 주제는 읽다보면 간단하게 읽혀진다.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지니.'
 
그래,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신의 문제보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따스하고 살가운 사랑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그 메시지를 느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만족한 독서였다.
 
'불이 커졌다.
관객들이 하나둘씩 나가고 있다.
나도 그들을 따라 나가고 있다.
영화가 끝남과 동시에
나는 영화 속 환상의 세계에서
차갑고 냉정한 현실의 세계로 다시 돌아오고 있었다.
'다시 현실의 시작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기욤 뮈소와 다시 만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영화관을 나서고 있었다.
거리의 불빛이 차갑게 느껴졌다.
순간 내 폰으로 문자가 날라왔다.
문자의 내용은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할지니
 
-독서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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