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6
문진영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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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51.-문진영

 

만사가 귀찮다. 글도 쓰기 싫다. 글 쓰기 싫으면 글을 안 써야 하는데... 글쓰기 도전을 이어가기로 해서 이렇게 앉아 쓴다. 사실 불과 5분 전만 해도 그 도전도 포기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써온 것이 아까워서 쓴다. 근데 앉고 보니 뭘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쓰기 싫어서 그런지 짧게 쓰기로 한다. 최대한 짧게. 그런데 여전히 머리는 안 돌아가고 글은 나오지 않는다. 일단 서평 쓸 책을 정하기로 한다. 곰곰이 생각하다 문진영 작가의 <>이라는 소설책에 대해서 쓰기로 한다. 제목이 인상적인 것도 있고 재밌게 읽기도 해서.

 

<>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건 따스함이다. 최근에 삭막한 책들만 읽어서 그런지 <>을 읽으면서 책 속의 온기가 내게로 전해지는 기분이다. 그런 <>은 어떤 작품인가? 이 작품은 어촌마을인 K를 무대로 그곳에 인연이 있는 이들의 삶을 주인공을 바꿔가며 이야기한다. K를 떠나려는 일념으로 인연을 끊고 살아가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돌아온 지원, 지원의 친구로 어머니와 함께 K의 모텔 카리브를 지키는 주미, 하와이에 살던 인물로 연인인 P가 모텔 카리브에서 자살하여 K를 찾은 재인, 딸 잃고 폐인처럼 지내다 K에서 포장마차 하며 재기한 영식, K에 와서 지내는 베트남 출신 외국인 노동자 쑤언까지.

 

정확하게 말하면 다섯 명의 주인공이 있고,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순서대로 전개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아니 어쩌면 모두가 주인공인 이야기라고 해야하나. 너와 나와 다를 바 없는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로서. 읽으면서 느낀건데 이 이야기들은 따스함을 주고받으면서 전개되어 나간다. 첫 번째 주인공인 지원이 느낀 따스함이 뒤에 주미에게 이어지고, 그 따스함을 주미가 재인에게 전하는 식으로. 이렇게 따스함이 이어지다보니 마지막으로 독자는 그들의 이야기가 끝나고 나서도 그 따스함을 이어받은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삭막하고 힘든 세상에서 따스함을 이어주고, 관계의 소중함을 다시 깨달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내 가슴 속 삭막함을 녹일 수 있는 기회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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