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미하라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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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야미하라-츠지무라 미즈키

 

괴담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왜 괴담을 좋아할까요? 시대가 바뀌어도 괴담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현대에도 괴담이 도시전설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서 사람들 사이에 퍼지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이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저 같은 사람이 알리 없죠.^^;;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원인 하나 정도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인간에게서 너무나도 중요한 공포라는 감정 때문이겠죠.

 

공포. 진화심리학에서는 이 공포라는 감정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진화 과정에서 공포라는 감정이, 위협요소에 대한 경계심을 발휘하게 만들어 생존확률을 높였다고 말하며. 저도 그 말에 동의합니다. 기술일 발달하지 않았던 인류의 초기 시대에 공포라는 감정이 생존에 도움을 줬을 거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죠. 그때에는 공포라는 감정이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어느 정도는 생존의 문제와 이어진 점도 있습니다. 여전히 위기 시에는 공포라는 감정이 힘을 발휘합니다. 하지만 현대에는 공포가 단순히 생존과만 이어진 것은 아닙니다. 지금 공포는 유희적인 부분과 이어지기도 합니다.

 

공포문학, 공포영화, 공포게임, 시중에 떠도는 괴담들과 도시전설들. 이제 공포는 단순히 생존에만 머물지 않고, 유희와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에도 진입했고, 더 나아가 자본주의적인 상업에 포함된 비즈니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시대는 공포를 즐기고, 공포라는 감정을 사고 파는 상황이라는 것이죠.

 

츠지무라 미즈키의 첫 공포소설 <야미하라>는 유희화된 공포를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괴담이라는 공포이야기가 어떻게 현대화된 공포스토리로 변화되는지를 알게 해준다는 말입니다. <야미하라>의 현대화된 모습은, 소설이 포커스를 맞춘 지점에서 드러납니다. <야미하라>는 초현실적이고 비현실적인 공포에 핵심을 두지 않습니다. <야미하라>에서 강조하고 있는 건, ‘감정의 공포화입니다. 나의 감정, 혹은 나의 옮음과 나쁨을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고 밀어붙이면서 생겨나는 억압과 공포의 행태들. 이 소설은 여기에서 생겨나는 어둠과 이 어둠에서 생겨난 존재들, 그리고 그들과 싸우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공포의 행위들, 언제 어디서나 있을 것 같은 공포스런 모습들을 기반으로 쓰여진 소설은, 그 어둠에서 태어난 초현실적인 존재들과 그들과 싸우는 존재들의 모습을 지우면 우리의 삶과 겹쳐집니다. 나의 가치관과 생각을 강요하고 타인의 생각을 인정하지 않아 생겨나는 무수한 다툼과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자 미래에도 쭉 있을 테니까요. 그러고 보면 이 소설의 공포는 소설 자체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이 소설이 알려주는 건, 소설에서 말하는 공포가 끊어지지 않고 인간이 살아 있는 한 계속된다는 점일 겁니다. 영원히 지속되는 공포. 적고보니 너무너무 무서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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