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날씨가 무척 덥습니다.

더위 얘기만 며칠 째 하는지 모르겠지만,

더운 건 더운 거니까요.

더운 걸 덥지 않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고,

더운데 더운 이야기를 하지 않는 건

진실의 외면이죠.

거짓말도 하기 싫고, 진실의 외면도 하기 싫은 저는,

덥다는 얘기만 계속 해야할 거 같습니다.^^;;

어쨌든 더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남아서 근처 산을 올랐습니다.

그런데 땀을 뻘뻘 흘리며 산을 올랐다 내려갔는데,

상의를 입지 않고 자신의 상부를 나체로 드러난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그 사람이 걸어올 때부터,

내가 지금 현실에 있는 건지 아닌건지

의심이 들었는데,

스쳐 지나고 나니 더 의심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현실을 사는 게 맞는건지.

상의를 탈의하고 자신의 젓가슴을 당당히 내민 채

산을 걷는 남자와

땀이 주룩주룩 흐르는 무더위와

곳곳에서 뛰쳐다니는 귀뚜라미들과

시끄럽게 외치는 매미 소리

앞에서 여전히 제가 현실에 있는건지,

환상을 겪은 건지 의문이 듭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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