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 맹세가 있어서 일단 쓰고 본다.

근데 글을 쓰려고 막상 앉으니, 글을 쓸 게 없다.

이거 참... 글을 쓸 게 없는데 글을 쓰려니 답답하고 힘들다...

그래도 써야 한다.

....

할말 없으니까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나 해야겠다.


춘분 지나고까지-나쓰메 소세키

나쓰메 소세키는 <춘분 지나고까지>의 서문에서 재미있는 소설을 쓰겠다고 했다. 나쓰메 소세키가 말하는 재미있는 소설이라면 대중들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통속소설이나 대중소설을 가리킬 터. 그런데 이 책이 통속소설이나 대중소설의 분류에 들어갈 수 있을까. 분명 <춘분 지나고까지>의 앞 부분은 나쓰메 소세키의 재미 있는 소설을 쓰기 위한 고군분투가 들어가 있다.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게이타로가 겪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나열되며, 책은 통속을 향한 작가의 몸부림을 그린다. 그런데, 나쓰메 소세키 답게, 작가의 그런 몸부림은 '통속'이나 '대중'의 틀을 벗어나서 다른 곳으로 향한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될 뻔했던 이야기들은 재미있게 그리려던 인물이 사라지거나, 탐정의 미행 같은 행동이 범죄나 음모가 아닌 가족의 이야기가 되는 식으로 통속의 틀에서 미끄러지며 나쓰메 소세키식 소설로 흘러간다. 결국 나쓰메 소세키의 통속이 되기 위한 몸부림은, 인물의 내면에 대한 섬세한 묘사나 삼각관계를 통한 인간관계에 대한 고찰로 이어지며, 통속 소설이 아닌 소설이 된다. 근대화되어 가는 현실에서 서양식 근대와 근대화 이전 일본의 삶에서 방황하며 혼란을 겪는 근대화 시기 일본인들의 내면과 삶을 그리는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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