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33.두 정치연설가의 생애-플루타르코스
총페이지:307p
읽은 기간:2021.4.29~2021.5.1
읽은 책에 대하여:
플루타르코스는 언제나 내게 '영웅전'의 작가로 기억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은, 플루타르코스가 '영웅전'을 지은 사실이 없다는 점이다. 그는 <생애의 비교>라는 제목의 책을 남겼다. <생애의 비교>는 로마의 위대한 인물들의 삶을 소개하면서 그에 버금가는 그리스의 위대한 인물들을 짝지어 비교한 인물열전 방식의 책이다. 이 책이 후대에 '영웅전'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전해졌고, 나는 그에 따라 플루타르코스를 '영웅전'의 작가로 기억하게 됐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사실을 알게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제목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되었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나는 책의 제목에 대한 이야기는 잊어버리고 책에서 전해지는 두 사람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아테네의 데모스테네스와 로마의 키케로. 정치연설가로 아테네와 로마에서 성공을 거둔 두 사람. 그러나 똑같이 아테네의 민주주의와 로마의 공화정을 위협하는 이들에게 저항하다 목숨을 거둔 두 사람. 데모스테네스는 필립포스와 알렉산드로스, 안티파트로스로 이어지는 마케도니아 세력으로부터, 아테네와 아테네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고 그 결과로 자살을 하게 된다. 키케로는 로마 공화정의 최후를 가져오게 된 카이사르, 안토니우스에게 연이어 저항하고 반대하며 로마의 공화정을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안토니우스의 부하들에게 살해당한다.
힘있고 권력 있는 이들에게 저항한다는 건 힘든 일이다. 아무리 자신이 능력 있고, 이루어 놓은 것이 많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사람이라고 해도. 자신이 이룬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고, 자기 목숨을 건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건 다수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용기 있는 소수가 할 수 있는 일처럼 보인다. 데모스테네스와 키케로 같은 소수. 그들의 삶이 비극으로 끝났다고 해도, 역사는 기억한다. 그들이 용기 있게 저항했다는 사실을. 나 같은 사람들이 역사를 읽어나가면서 기억하는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