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샨의 <사장을 죽이고 싶나>를 읽었을 때는 진실과 거짓을 넘나드는 체험을 했다. 탐정역할의 인물이 진실을 찾아 헤맬 때, 그 진실이 거짓에 기반하고 있다는 '진실'이 드러나는 경험을 하면서. 원샨의 시마다 소지상 수상작인 <역향유괴>는 그에 비해 범죄와 범죄가 아닌 행위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선사한다. 범죄면서 범죄 아닌 것 같고, 범죄 아니라고 하기엔 범죄 같은. 그 오묘하고 교묘한 범죄 행위의 기반에는 금융공학의 논리가 숨어 있는 느낌이다. 어쩌면 금융공학이 만들어낸 그 많은 파생상품들의 기반에는 도박성과 더불어 사기성이 숨어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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