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디아스포라의 삶을 기반으로 세상의 어둠, 폭력을 응시하는 냉정한 눈을 가지고 있는 재일조선인 지식인 서경식의 영국 기행문. 저자답게 책은 보통 사람들이 쉽게 접하는 영국의 표면이 아니라, '영국의 표면'을 둘러싼 맥락에 가닿고 있다. 영국의 부와 힘이라는 게 '대영 제국'이 식민지 국가에 행한 착취와 폭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이런 맥락을 깔고 있기 때문에 저자는 영국의 예술이나 영국 지식인들의 삶이나 지성을 단순히 그것 자체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그 모든 것들이 '대영 제국'이라는 맥락과 필연적으로 연관을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 저자의 말을 따라가다 보면, 영국은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 대영 제국의 빛과 그림자 속에서 형성된 그 무엇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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