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신부'는 셜록 홈즈, 에르퀼 푸아로와 더불어 세계 3대 탐정으로 통하는 캐릭터이다.(이 세계 3대 탐정은 누가 정하는건지 궁금하다.^^) <브라운 신부의 순진>은 '브라운 신부'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브라운 신부 시리즈의 첫 단편집으로 '브라운 신부'라는 캐릭터의 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책이다. 인간에 대한 애정, 캐릭터 자체가 갖춘 반전매력, 말도 안 되는 사건의 수수께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상황에 대한 잘 정리된 인식을 바탕으로 풀려나가는 미스터리 퍼즐 해결의 쾌감까지. <브라운 신부의 순진>이 갖춘 브라운 신부 시리즈의 매력과 더불어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느낀 건 이 책을 감싸고 있는 가톨릭적인 세계관이었다. 브라운 신부 시리즈를 아무 생각없이 처음 읽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가톨릭적인 세계관은, 다른 문학 관련서와 체스터턴의 다른 책들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동시대 다른 문인들과 문학비평가들이 체스터턴의 브라운 신부 시리즈를 문학적인 '가톨릭 선교'라는 느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는. 하지만 이 정도의 재미와 위트, 인간에 대한 애정을 갖춘 문학적인 가톨릭 선교라면 충분히 들어줄만하지 않는가. 이렇게 재미와 매력을 가진 소설이 주는 가톨릭 선교라면 듣고 충분히 공감할만하지 않는가. 신을 믿지 못한 상태로 살아가는 신없는 인간의 허무와 좌절, 그에 비해 신을 믿는 이들의 안정과 조화가 대립되는 형태로서의 문학적인 가톨릭 선교로서. 거기에 덧붙여 나는 브라운 신부 시리즈가 진짜로 연극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어딘가 다른 세상에서 벌어진 연극적인 사건을 해결하는 느낌으로서. 이곳과 다른 세상 같은 느낌의 사건을 해결하는 느낌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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