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미성년(하)-도스토예프스키

러시아 인은 일상적인 관습에 의해 만들어진 궤도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곧 어쩔 줄 모르지요.(531)

인생이 왜 그렇게 짧은 건지 나는 정말 모르겠어. 아마 권태를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겠지. 인생이란 것도 역시 창조주의 예술 작품의 하나여서 뿌쉬낀의 시처럼 흠 잡을 데 없는 절대적 형식을 갖추고 있는 것이니까 말이야(551)

신비로운 것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세상은 더욱 아름답게 되는 것일세.(625)

그 모든 것이 헛된 일입니다. 왜냐하면 평생 동안 책을 읽고 풀이하면서 책의 달콤한 맛을 실컷 맛보고는 있지만, 정작 그 자신은 진리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자꾸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니 말입니다.(651)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인간이 심판받는 자를 위해서 드리는 기도는 정말로 하느님의 귀에 들어가는 법이야.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기도하는 사람의 기분이 어떻겠나? 그러니 밤에 자기 전에 기도할 때에는, 기도가 끝나면 그 다음에 꼭 <주 예수여, 그들을 위하여 아무도 기도해 주는 사람이 없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자비를 내리시옵소서> 하고 덧붙여야 하네. 그러면 그런 기도는 반드시 하느님의 귀에 들어갈 것이고, 그분 또한 반가워하실 거야.(669)

자신의 능력과 창조적 상상력만을 믿고, 아주 조숙한 사고로 어떤 복수를 꿈꾸듯이 고상함을 열정적으로 갈망하는 사람, 바로 이 <복수심에 의한> 갈망을 가진 사람은 참으로 불행한 인간이다.(805)

러시아 인은 다르다. 그들은 진정한 유럽 인이 되었을 때에만 비로소 가장 러시아 인다운 러시아 인이 될 수 있는 묘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814)

이상을 향해서 열정적으로 나아갈 경우에도 항상 현실이란 공간에서는 흙 묻은 장화 냄새가 나는 법이기는 하지만 말이야.(817)

자신의 일생 동안에 어떤 방법으로든 단 한 사람만이라도 행복을 느끼게 만드는 일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모든 교양인들의 기본 철칙으로 삼았으면 하는 게 내 속마음이다.(825)

젊음이란 이미 그것이 지니고 있는 열정만으로도 순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관점에서 보면, 젊음의 열정이 뿜어 내는 폭발적인 광기에는 어쩌면 바로 조화로운 질서에 대한 갈망과 진리를 향한 탐구 정신이 내포되어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974)

사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형태든 간에 우리 자신의 질서를 정립하는 일입니다. 바로 그속에 우리의 희망이, 이른바 진정한 내면적 휴식이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의 것이라 하더라도 우리의 힘으로 이루어진 질서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976)

그것의 형식이 아주 혼돈스럽고 또 우연의 연속일지라도, 그것은 한 시대가 담고 있는 사실 그대로의 실체를 보여 주는 적절한 자료로 쓰일 수 있을 것입니다... 적어도 윤곽을 살펴볼 수 있는 어떤 특성들이 내재되어 있어서 그것을 통해 사람들은 그 혼란한 시대를 산 한 젊은 영혼의 내면 속에 무엇이 깃들어 있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헤아려 보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시대란 항상 그런 방황하는 젊은 영혼들에 의해서 창조되기 때문입니다...(980~981)

그때 비로소 사람들은 문득 자신들이 완전히 홀로 남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갑자기 처절한 고독감을 느끼기 시작했어. ... 완전한 고독에 빠진 인간은 이전보다 더욱더 긴밀하게 서로에게 깊은 정을 느끼면서 서로 의지하게 될 거야. 이제야 비로서 서로에게 의미가 있는 것은 결국 자신들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서 이제 그들은 서로의 손을 잡기로 한 거야. 그들이 꿈꾸던 영원한 생명에 관한 사상은 이제 사라져 버리고, 그들은 자신들 스스로가 바로 그 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지. 지금까지 영원한 하느님을 향하던 사랑이 이제는 자연, 세계, 인류, 그리고 풀 한 포기를 향하게 된 거야.(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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