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낭비'. <맹자와 공손추>라는 책을 읽다가 이 네 글자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는 왜 이 책을 계속 읽고 있는 것일까? 내가 이 책을 계속 읽고 있는 이유는 내가 계속 읽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위해 소비한 시간, 노력과 심리적인 부분까지가 너무 아까워서 계속 읽을 뿐이라는 말이다. 너무나 뻔한 내용의 결론, 관심 없는 주제의 나열을 읽다가 지쳤다고나 할까. 물론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고, 새롭게 아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부분의 도움이 내가 읽으며 느낀 '시간낭비'라는 생각에 대한 부분을 상쇄하지는 못한다. 호흡법이나 '기'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지루했으며(나는 신선이나 도술, 단전호흡을 위해서 동양철학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공자에 대한 칭찬배틀을 나열하며 공자를 지상 최고의 인간이자 성인으로 만들려는 저자의 의도에 전혀 공감을 하다 못해 오히려 반감을 가지게 됐다. 마지막으로 삶에 있어서 개인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저자의 말을 들으며 저자가 지금까지 강의를 하고 있었다면 한국 청년들에게 '노~~오~~력'을 강조할 것이 눈에 뻔하게 보여, 내가 지금까지 '초울트라슈퍼꼰대'의 글을 읽었구나 하는 생각에 자괴감마저 들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것은 아니기에, 총평을 하지는 않겠다. 남은 부분은 제발 나의 마음에 어떤 지적인 울림을 줄 수 있기를. 그러지 않으면 내가 이 책을 읽은 게 너무 공허해질테니까.

 

*그런데 뒷부분에서 갑자기 중국의 역사적 현실에 대한 냉정한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이런 부분이 마음에 든다. 역시 책은 마지막까지 다 읽어나가야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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