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타운 베어타운 3부작 1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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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대로 쓰기)
...

1.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들을 읽어온 사람들은 <베어타운>을 읽으면 놀랄 겁니다. 아니 '이 작가가 이런 형식의 소설을 쓰네?'라며. <오베라는 남자>,<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브릿마리 여기 있다>로 이어지는 프레드릭 배크만의 기존 소설들은 '1인칭 소설'의 힘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개성적인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이 벌이는 즐겁고 생동감넘치며 따뜻한 이야기를 프레드릭 배크만이 써왔다면, <베어타운>에서는 앞의 소설들과 달리 다인칭이 등장합니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여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개해나가고, 그 이야기들이 모여서 하나의 소설을 형성한다는 말입니다.

2.
처음에 다 읽지 못했을  때는 저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 사람들이 아니라, 소설의 배경이 되는 '베어타운'이나 베어타운 사람들이 미쳐 있는 '아이스하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 읽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작가가 각각의 등장인물들 모두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각각의 등장인물들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살아가는 베어타운의 삶을 모습을 그리려 했다는.

3.
읽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소설에는 의외의 어두움과 씁쓸함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건 마치 현실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현실의 벽앞에서 느끼는 감정같은 것이겠죠. 이 어두움과 씁쓸함만이 있다면 프레드릭 배크만이 아닐 겁니다. 그는 어떤 희망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우리가 현실의 벽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요. 사람마다 달리 느끼겠지만, 최소한 저에게는 그 희망이 도움이 됐습니다. 그리고 그건 다시 프레드릭 배크만의 다른 소설을 읽는 것으로 이어지겠죠.

4.
아, 까먹고 이야기 안한 것이 있습니다. 소설에서 사람들이 무력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이건 '성폭력'과 관련된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자면 너무 할 이야기도 많고, 길어질 것 같고, 의식의 흐름대로 짧게 쓰려는 의도랑 맞아 떨어지지 않아서 여기서는 쓰지 않을 예정인데요, 앞으로 기회되면 제 나름의 생각을 한 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사회에서의 성폭력의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현실 권력의 문제와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것 정도는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네, 저는 여기까지만 이야기하고 이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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