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동안 다니던 독서모임을 그만두었습니다.
여기에 좀 더 자세하게 적어볼께요.
9년동안 다니던 독서모임 분들과 텔레그램으로 간혹 소통을 했습니다.
인문학 독서모임이었기 때문에 토론도 종종 하고 그래서 저에게는 소중한 소통의 공간이었죠.
어저께는 작정하고 조금 문제적인 이야기를 끄집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와중에 말을 주고받은 분과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 당사자가 아닌 제3자분께서 갑자기 저에게 맹비난을 퍼붓더군요.
기회주의자... 음 기회주의자라...
테러를 해야한다... 음 생각이 다르면 테러를 해야하나...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분이 인문학 책을 읽으면서 일반적인 언어를 자기들 나름대로

변용해서 사용할 수 있다면,
테러라는 말도 말 그대로의 테러가 아니라 인문학적 테러,

혹은 사고의 테러라고 이해해 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테러라는 말을 그렇게 함부로 쓰는 게 옳은 일일까요?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처음에는 분노가 치밀었는데, 짧은 분노의 순간이 지나자 오히려

강한 헛헛함이 밀려왔습니다.
뭐하자고 9년이나 모임에 나갔을까...
내 9년동안의 시간은 어떻게 된 것일까...
그 모임에 나간 걸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9년이 아깝지 않습니까' 하고 묻는다면

오늘 들은 말로 생각해본다면,
'조금 아깝기는 하다'고 말하겠습니다.
나의 옳음을 주장할 때, 자신의 옳음에 취한다면

남의 말 따위는 짓밟고 그 사람을
마구 공격할 수 있겠죠.
맹신의 위험성이 거기에 있습니다.
아무리 자신의 말이 옳다고 해도 맹신하고 남을 공격한다면

그 위험성은 제어되어야만 합니다.
인문학책을 읽는 분들이 이런 당연한 애기도 이해 못하고
너무 뻔한 공격을 해서 당황했는데,
생각해보니 원래 이런 일들이 너무 뻔하고

지겹게 일어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지겨움과 뻔함과 헛헛함을 견디지 못하고 그냥 나와버렸습니다.
옳은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의 시간만 지나면 잊어버리겠죠.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공격해놓고 미안하지도 않다는 생각을 하는

그분의 말을 생각하면
그분은 굳이 인문학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 안 읽어도 그런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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