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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문장들 ㅣ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지음 / 마음산책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저자가 35살 때 쓴 에세이집이다. 작가 김연수가 말하는 청춘의 문장들은 무엇일까?
비밀독서단
11회에서 손담비의 추천책이라고해서 읽게 된 것이 동기였다. 그렇게 해서 읽게 된 책이지만 첫
서문 글에서부터 나의 호기심이 자극되기 충분했다.
그는 '내가 사랑하는
시절들, 내가 사랑한 사람들, 내 안에서 잠시 머물다 사라진 것들, 지금 내게서 빠져 있는 것들'을 기록해 놓았다고 한다. 서문을
읽어보면 처음부터 인상 깊은 부분이 있다. 고등학생 때 그는 이미 데미안과 파우스트, 설국을 읽었고 밤새 1,080배를 했으며 매일 해가 질 때
운동장을 열 바퀴씩을 돌았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매 순간 의미 있게 살지 않는다면 그 즉시 자살한다는 내용의 '조건부 자살 동의서'를
써서 가방 속에 넣고 다녔다고 한다. 그런 일들이 다 고등학생 때다. 치열하게 사춘기를 보내고 그 이후의 그의 청춘들은 어떻게 기록되어있는지
궁금했다. 청춘이 사라지고 난 뒤의 그의 그 당시의 감정을 이렇게 표현해 놓았다.
『 어느새 청춘은 멀리 가버렸으나 내 마음엔 여전히 그 뜻 남아 있는 듯, 지금도 나는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면 몸이 아파진다. 석양빛아직 아니 사라졌는데 등나무에 벌써 올라선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버린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청춘은 그런 것이었다.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가는 그 빛도 아직 사라지지 않았는데, 느닷없이
떠나버렸다.』
왔다가 어느새 가버리는 것... '청춘'. 나는 솔직히 어디부터가 청춘이고 어디까지가 청춘의 마지막인지 모르겠다. 청춘이 끝났다는 것을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 나이로 가를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자기 마음에 달린 것일까? 신체의 변화에서부터 느끼는 것이 먼저일까... 어쩌면
김연수 작가는 2004년도.이 책이 출간되었을때인 나이 35살 때를 떠올리면서 '그때가 나의 한창때인 청춘이었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의 모든 과거는 청춘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청춘이 자나갔다는 생각의 경계선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문득 생각해보니 해도
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많이 쌓여가는 거...
『 '세월이 흘러가고 먼 훗날, 우리의 모습은 얼마나 많이 변해 있을까 지금은 함께 있지만'이라든가
'잊혀지면 그만인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어
세월가면 잊혀지려나 하지만 그건 쉽지 않을 텐데' 같은
노래들. 여전히 삶이란 내게 정답표가 뜯겨나간 문제집과 비슷하다.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는 있지만, 그게 정말 맞는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
『 내가 누구인지 증명해 주는 일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일, 견디면서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일. 그런
일을 하고 싶었다. 』
나는 지금 자신을 증명해 주는 일을 하고 있는가? 때론
버거운 상황에 있을지라도 그 무거움을 기꺼이 버틸 정도로 그 일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그런 일을 다들 하고 있을까? 청춘의 중간쯤에서.. 혹은
청춘의 끄트머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