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은 스웩이 넘칠 거야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강경수 지음 / 우리학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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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법석 아비규환 이판사판 대모험

인생이 언제나 롤러코스터 같은 스릴이 있다면, 그 스릴에 익숙해져 흥미가 떨어지듯이 반복되는 일상은 평화로움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지루함을 안겨준다. 그런 평화로운 일상 속에 찾아온 야단법석한 사건을 만난 기분, 바로 《오늘 밤 스웩이 넘칠 거야》를 읽은 그 순간이었다. 패기 넘쳐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무언가 재밌을 거 같은 모험이 기다리고 있음을 보여준 것처럼, 두 사람의 모험에 빠져 나도 이런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몰입해서 읽었다.

영화감독이 되기를 꿈꾸는 준호. 그런 준호의 꿈을 지지하기보다 그냥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님. 준호는 그런 부모님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양한 꿈을 꾸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준호의 단짝 친구인 말리(본명은 이승철)은 래퍼가 되겠다는 꿈을 꾸면서 스웩넘치는 아이다. 으스대는 듯한 모습과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서 쓰는 말리. 그런 말리의 모습은 자유로운 영혼 그 자체였고, 그와 다르게 준호는 학원 스케줄로 빠듯하기만 하다. 준호가 갖고 싶어 하는 캠코더를 사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과외를 하나 더 추가하게 되고 과외 선생님의 외모에 반한 준호는 혼자 썸을 타는 중이다.

한편 준호와 말리가 사는 동네에서 일어난 '인간 가죽 사건'은 공포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변두리 지역에서 발생한 희귀 엽기 사건, 피부를 벗겨 죽인다는 그 살인 사건으로 아이들 사이에는 소문이 무성하다. 그 이야기를 들은 직후 과외 선생님의 귀가가 신경 쓰인 준호. 선생님의 배웅을 하기 위해 나섰다가 말리와 미행을 하게 된다. 그리고 미행을 하다가 알게 된 과외 선생님의 정체는 충격적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존재의 등장이랄까. 그 말을 준호와 말리는 믿었을까 하는 의심을 시작으로, 그 말을 진짜일까 하는 호기심으로 변해 갈 때쯤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로 이루어진다. 그들이 겪은 일은 야단법석, 아비규환, 이판사판이라는 단어로도 표현하기 부족하다. 그들이 겪은 일을 보면서 나도 한번 겪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예상할 수 없는 인생의 단편적인 모습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도 하룻밤 사이의 버라이어티 그 자체였던 《오늘 밤 스웩이 넘칠 거야》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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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를 만나는 밤 사이그림책장
윤수란 지음, 김은진 그림 / 가나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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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져가는 언니, 커져가는 언니에 대한 기억

"작은언니, 저게 뭐야?"
"그것도 몰라? 별이잖아.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근데 너 그거 알아?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대."

목공소 안집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아이. 그래서 톱밥이 항상 날렸고, 톱밥으로 목이 까슬까슬했다. 하지만 싫다는 말도 내색도 하지 못하고 희미한 미소만 짓던 엄마. 마당에 모여 수다를 떠는 아줌마들을 보면서 나는 아줌마들이 공부를 잘했을까? 달리기를 잘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던 중에 작은 언니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평화로웠던 공기는 언니의 다리에 있는 회색점을 본 순간 무겁게 변한다.

엄마가 기억하지 못하는 작은 언니의 몸에 점을 발견하게 되고, 지워지지 않는 그 점은 작은 언니의 몸에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회색 점이 생긴 이후 학교에도 가지 않고 쉬고 있던 나날들, 그리고 결국 큰 병원으로 가야 하는 작은 언니. 병원에 머무르기 시작한 엄마를 대신해 학교 마치면 바로 집으로 오던 큰언니. 동네 아줌마들의 손길로 가득한 밥상이 되어 있었지만 그곳에서 나는 톱밥 향이 날 때마다 작은 언니를 떠올렸다. 작은 언니가 좋아하던 톱밥향을 혼자 맡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작은 언니를 보러 병원에 갔던 날, 침대 위에는 작아져 버리고 까맣게 된 아기만이 있었다. 까만 아기가 되어버린 작은 언니의 모습을 보고 돌아와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부모님과 아기. 언니는 작아지다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가득해진 작은 언니 생일날 양초를 들고 와 불을 피웠던 그날. 그곳에서 스르륵 잠이 들었던 나는 다시 볼 수 없는 언니를 떠올릴 때면 밤하늘의 별을 본다.

소중한 사람이 곁을 떠나 사라진다는 상실감. 그 상실감은 어느새 밤하늘에 흩뿌려진 별처럼 마음을 가득 채운다. 곁에 없지만 새록새록 떠오르는 기억으로 마치 함께 있는 듯하지만 기억에서 눈을 뜨면 없다는 사실에 더 슬퍼지기 마련이다. 별이 되어 하늘로 가버린 작은 언니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그대로 담긴 언니를 만나는 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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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 4분 라임 청소년 문학 63
코니 팔름크비스트 지음, 윤경선 옮김 / 라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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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의 작별을 앞둔 소년의 타임 워프 분투기

시간을 건너 과거와 미래로 갈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과거의 시간으로 가서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고 현재로 돌아올까? 아니면 미래로 가서 내가 살아갈 미래의 모습을 엿보고 올까? 타임 워프는 이렇듯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이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상상하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니콜라스는 아픈 엄마의 곁에 머물러있다. 자신의 생각을 메모로 남기며, 엄마가 기억하는 자신의 마지막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엄마에게 했던 잘못한 일들을 후회와 괴로움으로 슬퍼하고 있다. 슬퍼서 울지 않기 위해 니콜라스 만의 방법으로 버티고 있다. 아직은 열두 살인 니콜라스가 겪기에는 소중한 사람의 죽음, 특히나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런 니콜라스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엘리베이터는 니콜라스를 낯선 곳으로 데리고 간다. 0시 4분에만 도달할 수 있는 이곳은 바로 삶과 죽음 사이에 있는 중간 세계, 그곳에서 만난 할머니께서 니콜라스에게 몇 가지를 알려주신다. 미래로 갈지, 과거로 갈지 선택을 한 후에 그곳에서 한 시간을 머물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무언가를 바꾸기에는 한 시간은 너무나도 짧다. 과거로 돌아가 엄마가 아프지 않았던 시간에서의 엄마를 만났다. 그리고 1시간 후 다시 현재로 돌아오게 된다.

니콜라스는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자신의 잘못된 행동들에 대한 후회로 힘들어하는 듯 보인다. 그렇게 과거의 시간으로만 다녀왔던 선택이 미래의 시간으로 가게 되었을 때 니콜라스는 그곳에서 엄마와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시간 속을 다녀온 니콜라스. 엄마와의 작별 인사를 할 수 있게 된 아이가 어떤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나에게도 그런 선택의 '0시 4분'이 다가온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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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츄 -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고양이 그림책 암실문고
발튀스.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윤석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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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고양이 그림책 미츄

고양이의 등장만으로 반가움과 설렘으로 책을 펼치게 했던 《미츄》.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서문과 작품과 작가 해석이라는 부분을 제외하면 그림책과 같다. 우연히 눈에 들어와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점점 나의 인생에 고양이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고양이를 키우기 전에는 보이지 않던 세상이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두려움의 존재였던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음이 여전히 신비롭다.

강아지와 다르게 곁을 내어주지 않고, 살가움보다는 도도함이 더 강하게 다가왔던 고양이. 하지만 다가오는 속도만 다를 뿐 익숙함에 서서히 물들게 되면 곁으로 다가와 비벼대면서 골골송을 부르는 존재가 바로 고양이다. 하지만 자신의 기분을 여과 없이 발톱으로 드러낸다는 점은 여전히 두렵다. 그런 고양이와 살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죽음이다.

《미츄》의 서문에서 언급되었듯, 상실과 죽음은 다르다. 잃어버린 상실감은 어딘가에서 살고 있겠지 하는 희망을 담고 있지만, 죽음은 존재가 사라졌기에 그 자체로 슬픔을 가득 담고 있다. 누구나 죽음 앞에서는 피할 도리가 없지만, 그 죽음으로 곁에서 사라진다면 그 슬픔은 너무나도 클 것이다. 죽음으로 볼 수 없다는 것,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나의 기억 속에만 살아있다는 사실이 슬픔의 무게를 그대로 짊어져야 한다는 사실은 익숙해지지 않을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발튀스가 우연히 만나게 된 고양이 미츄와의 일상이 소소하게 그림으로 보여준다. 첫 만남은 그다지 좋은 분위기가 아닌 듯 보이지만, 어느새 발튀스의 품에 안겨 이곳저곳을 누비는 둘. 집으로 데려간 미츄 식탁 위에 올라가 음식을 쏟기도 하고 구두를 망가뜨리기도 하는 등 사고를 치게 되어 발튀스는 혼이 난다. 하지만 여전히 미츄를 향한 마음은 그대로여서 놀아주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새 적응한 미츄의 모습은 평화로움 그 자체다. 함께 잠이 들고 산책을 나가기도 하고 시간을 공유하는 둘. 발튀스가 아파 몸져누운 사이 사라진 미츄. 미츄에 대한 그리움과 상실감이 발튀스에게 어떤 크나큰 슬픔을 가져다주었을지 가늠할 수조차 없다.

그런 그의 마음은 열세 살에 드로잉집 《미츄》를 출간하는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소중한 고양이 미츄가 그의 기억 속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살아 숨쉬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이 아닐까. 여덟 마리 고양이를 키우는 나는 그림 대신 사진을 찍는다. 고양이가 자라는 과정의 시간들은 기억 속에 희미해지더라도 사진으로 남을 테니 말이다. 미츄는 열세 살 소년의 순수함을 그대로 담고 있다. 화려하게 색으로 입혀진 것이 아니라 까만색 하나로 그린 단순해 보이는 그림 속에 미츄를 향한 마음이 담겨있는 듯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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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모범생 2 - 심장 갉아 먹는 아이 특서 청소년문학 36
손현주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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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트로피가 아닌, '나 자신'으로 살아가려는 십 대들을 위한 힐링 판타지!

가짜 모범생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어 읽어보게 된 이번 이야기는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십 대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부모이다 보니 이야기를 읽으면서 더욱 공감되었다. 아이들이 읽는다면 더욱 공감될 내용이기도 했다.

자신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장래희망이 정해져 그 목표만을 위해 공부하는 아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야 하는 아이, 공부 못한다는 이유로 엄마의 도를 넘는 잔소리에 집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아이 등 여러 아이들을 보면서 부모가 쉽지 않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나 또한 십 대 시절을 지나왔고, 내가 가고 싶은 대학이 아닌 부모님의 부담이 덜 가는 집에서 가까운 대학을 택해야 했다. 그런 반면에 남동생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을 가고 이제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대학이 삶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발판 중의 하나로 작용한다. 조금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얻을 수 있기에 공부를 하라고 이야기하지만, 아이들은 어떤 마음일까? 가짜 모범생 2에 나오는 효주는 어릴 적 의사놀이를 하면서 의사가 되고 아빠는 환자가 되어 놀곤 했다. 그러던 것이 어느새 아빠의 꿈이자, 효주의 꿈인 것처럼 되어 의대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하고 있다. 시험 성적이 나쁘게 나오는 날에는 혼이 나기도 하는 효주. 그런 효주의 성적에 대한 압박은 심장이 쿵쿵거리는 등의 증상으로 다가오고, 기말고사를 보고 나온 그날 효주에게 또다시 찾아온 증상과 함께 알 수 없는 곳으로 가게 된다.

시공간이 왜곡된 지역인 이곳에 있는 학교에 있는 '마음 관리소'에서 각자의 마음이 치유가 되었을 때 다시 현실로 돌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마음의 움직임은 각자에게 주어지는 모래시계로 알 수 있다. 경쟁에 익숙해진 효주는 경쟁이 없는 이 세상이 낯설었고, 그곳에서 같은 반이지만 친하지 않은 시윤을 만나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자신들처럼 이곳에 머물러 있는 다른 사람들과 기숙사에서 만나 한조가 되고, 안나 선생님의 안내로 피움 학교에서 점점 적응해 간다.

"이건 마음의 소리를 듣는 과정이야. 누군가에게 내 고민을 털어놓으면 심리적 안정을 가질 수 있어 두려움도 줄어들지. 특히 나만 이런 문제로 고민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돼 공감이 가지." p.121 ~ p.122

피움 학교에서의 시간은 자신에 대해서 알아나가는 시간이었다. 자신이 그동안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던 자신의 마음에 대해서, 그리고 하고자 했던 일들에 대해서 알아나가는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은 하나 둘 현실로 돌아간다. 현실로 돌아갔을 때 피움 학교에서의 기억은 사라지지만 물건만은 기억으로 남는다고 해서 현실에서 만났을 때 서로를 알아보게 될지 궁금했다. 그러면서도 현실에서 가지고 있던 고민들을 피움 학교에서 내려놓고 돌아갔을 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지도 궁금했다. 결국 인생은 자신이 살아가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다. 단지 곁에서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모든 선택의 갈림길에서 결정하고 책임지고 나아가는 것은 결국 자신임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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