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를 만나는 밤 사이그림책장
윤수란 지음, 김은진 그림 / 가나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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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져가는 언니, 커져가는 언니에 대한 기억

"작은언니, 저게 뭐야?"
"그것도 몰라? 별이잖아.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 근데 너 그거 알아? 사람이 죽으면 별이 된대."

목공소 안집에 세 들어 살고 있는 아이. 그래서 톱밥이 항상 날렸고, 톱밥으로 목이 까슬까슬했다. 하지만 싫다는 말도 내색도 하지 못하고 희미한 미소만 짓던 엄마. 마당에 모여 수다를 떠는 아줌마들을 보면서 나는 아줌마들이 공부를 잘했을까? 달리기를 잘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던 중에 작은 언니가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평화로웠던 공기는 언니의 다리에 있는 회색점을 본 순간 무겁게 변한다.

엄마가 기억하지 못하는 작은 언니의 몸에 점을 발견하게 되고, 지워지지 않는 그 점은 작은 언니의 몸에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회색 점이 생긴 이후 학교에도 가지 않고 쉬고 있던 나날들, 그리고 결국 큰 병원으로 가야 하는 작은 언니. 병원에 머무르기 시작한 엄마를 대신해 학교 마치면 바로 집으로 오던 큰언니. 동네 아줌마들의 손길로 가득한 밥상이 되어 있었지만 그곳에서 나는 톱밥 향이 날 때마다 작은 언니를 떠올렸다. 작은 언니가 좋아하던 톱밥향을 혼자 맡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작은 언니를 보러 병원에 갔던 날, 침대 위에는 작아져 버리고 까맣게 된 아기만이 있었다. 까만 아기가 되어버린 작은 언니의 모습을 보고 돌아와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부모님과 아기. 언니는 작아지다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가득해진 작은 언니 생일날 양초를 들고 와 불을 피웠던 그날. 그곳에서 스르륵 잠이 들었던 나는 다시 볼 수 없는 언니를 떠올릴 때면 밤하늘의 별을 본다.

소중한 사람이 곁을 떠나 사라진다는 상실감. 그 상실감은 어느새 밤하늘에 흩뿌려진 별처럼 마음을 가득 채운다. 곁에 없지만 새록새록 떠오르는 기억으로 마치 함께 있는 듯하지만 기억에서 눈을 뜨면 없다는 사실에 더 슬퍼지기 마련이다. 별이 되어 하늘로 가버린 작은 언니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그대로 담긴 언니를 만나는 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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