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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으로 만든 옷 ㅣ 피리 부는 카멜레온 85
마이클 캐치풀 글, 글맛 옮김, 앨리슨 제이 그림 / 키즈엠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구름으로 만든 옷은 어떤 옷일까요? 새 파란 하늘을 보면 하얀 구름일때도 있고, 비가 오기 전 회색 구름, 노을이 질때는 노랗게 변했다가 빨갛게 변하는 그 구름들을 생각하면 구름의 색깔이 각양각색의 이쁜 옷일꺼란 상상을 해보게 되요. 표지를 보니 예쁜 구름 실을 뜨고 있는 소년이 보이네요. 노을지는 언덕 위에서 예쁜 구름 실을 뜨고 있어요.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책으로 들어가서 확인해 볼까요?
구름으로 옷감을 짤 수 있는 소년이 언덕 위로 구름이 흘러오면 어머니가 가르쳐준 대로 구름을 끌어다가 실을 만들고 있어요. 소년은 소년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고 있어요. 해가 쨍쨍한 날 햇살을 막아줄 새하얀 두건과 바람부는 날 목에 두르면 엄마의 품처럼 따뜻한 황금빛과 하얀빛, 붉은빛이 고루 섞인 목도리. 이 두가지를 만들기 위해서 구름 실로 옷감을 만들면서 어머니가 알려준 노래를 불러요.
“지금이 적당해. 지금이 충분해. 더 욕심내면 모든 걸 망칠거야.”
찬바람이 부는 날 소년은 목도리를 하고 시장으로 나갔다가 왕이 지나가는 광경을 보았지요. 왕은 사람들이 반기면서 손을 흔들어도 시큰둥해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소년이 두른 목도리를 보고는 목도리를 어디서 샀는지 물어보다가 소년이 만든 것을 알게 되자, 아주길게 세상에서 가장 길게 목도리를 만들어 달라고 얘기했어요. 소년은 왕에게 “욕심내면 모든걸 망칠꺼예요.” 라고 얘기했지만 “당장 만들어! 이건 왕의 명령이야!” 라고 쏘아붙였어요.
소년은 집으로 가서 물레를 돌리기 시작했어요.
아침에는 햇빛이 스민 구름으로 황금빛 실을, 오후에는 밝은 구름으로 하얀빛 실을, 저녁에는 노을에 물든 구름으로 붉은빛 실을 만들어 길고 긴 목도리를 짰어요. 자연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주는 아름다운 구름 색이예요. 아기가 조금 더 자랐을 때 하늘을 보면서 “구름으로 만든 옷”을 읽어주면 더 좋을꺼 같네요. 목도리를 만들고 왕에게 찾아간 소년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소년이 만들어온 목도리를 보고 왕은 너무나 맘에 들었어요. 그래서 왕은 이번에는 망토를 만들어 달라는군요. 소년은 고개를 저으며 “욕심내면 모든 걸 망칠 거예요.”라고 말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얼굴을 찡그리며 “당장 만들어! 이건 왕의 명령이야!” 라고 하네요. 너무 권위적인 왕이예요. 자신의 요구만을 생각하고 구름 실로 만들게 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지 않나봐요.
소년의 물레는 아침부터 도르르 도르르 돌아가요. 오후에도, 저녁에도 계속 돌다가 실을 만들 구름이 부족해서 물레가 멈춰버렸어요. 구름이 없으니 소년은 더운 햇살 아래에서 물레를 돌렸지요. 소년이 가져온 망토를 보고 왕도 왕비도 신이 났지만 공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왕과 왕비는 멋진 옷을 입으면서 즐거워했지만, 즐겁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았어요. 왕과 왕비의 옷을 만드는데 구름을 다 써버린 탓에 곡식들은 마르고, 동물들은 앓고 있다고 왕에게 얘기했지만 왕은 “왜 나한테 와서 투덜거리는 거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 돌아가거라!” 하고 소리치자 힘없이 돌아가는 사람들을 공주는 말없이 보고 있었어요.
공주는 그날 밤 몰래 커다란 보따리를 한아름 안고 소년을 찾아갔어요. 소년의 집 문들 두드리고는 “다시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었을까?” 묻자, “아직 늦지 않았어요!” 라고 대답했지요. 다음달 옷이 없어진 걸 안 왕은 무척 화가 났지만 다시 돌아온 구름으로 비가 내리자 사람들은 기뻤어요. 말라 죽어가던 곡식들도 살아나고 목이 마르던 동물들도 목을 축이구요. 사람들은 덩실덩실 춤을 추었지요. 공주도 소년이 부르던 노래를 불렀어요.
“지금이 적당해. 지금이 충분해. 더 욕심내면 모든 걸 망칠거야.”
구름으로 만든 실로 만든 옷감, 그것으로 만든 목도리와 망토는 너무 아름다웠어요. 그것을 입고 있는 사람이 축복받은 것 마냥 구름 빛이 너무 아름다웠거든요. 하지만 사라진 구름으로 인해서 사람들에게도, 동물들에게도 피해가 갔지요.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왕으로 인해 피해를 입던 사람들은 현명한 공주 덕분에 다시 구름을 찾을 수 있었고, 비도 찾을 수 있었어요. 아름다운 것은 여러 사람들이 보고 행복해야 하는 건데 말이죠. 가끔 길가에 핀 예쁜 꽃을 자기 혼자 보려고 꺽어버리는 사람이 있어요. 그 꽃은 그 곳에 있어야 가장 아름다운데 말이죠. 그 사실을 어른들은 왜 잊어버리는지 모르겠어요. 아이에게는 자연 그대로일 때 아름답다고 얘기해 주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