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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정보나 문자 메시지, 이메일에 둘러싸여 있으면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죠."

"맞아요. 외부의 소음에서 벗어나기 가장 좋은 때는 명상을 하거나 자연 속에 혼자있을 때죠. 그런 방법을 통해 외부의 소음에서 벗어나 오로지 자기 생각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존, 다양한 생각, 사람, 문화, 관점 등에 접하는 게 왜 좋은지, 그 장점에 대해 나누었던 대화 기억하세요?"
"그럼요. 존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찾는 대목에서 나왔었죠."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배우면 몸속 어딘가에서 커다란 공명이 울린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실제로 많은 사람이 육체적인 반응을 경험한답니다. 척추를 타고 오는듯한 전율을 느끼는 사람,
기뻐 소리 지르면서 우는 사람 등 다양해요. 깨달음이자 신을 압도하는 것처럼 느끼는 사람도 있지요. 그런것들이 바로 존재의 이유를 설명해줄 수 있는 단서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정답은 없다, 질문에 대해 집중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는 것이 방법이다, 여러 가지 경험을 하고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면서 그에 대한 느낌을 스스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그게 답인 것 같은데요."

‘지난 2년반 동안 내가 1분 1초를 아껴 전력투구해 살아가던 그때에도 태양은 똑같은 모습으로 지고 있었겠지. 몇 시간 비행기 타고, 비포장도로를 달려오면 천국이 바로 옆에 있는데, 나는 그런 천국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살았던 거구나.‘

‘천국은 2년 반 동안만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수백만 년, 아니 그 이상 되는 오랜 세월동안 여기 있었을 테고, 해는 그렇게 매일 아름답게 지고, 파도는 밀려오고 있었겠지.‘
거기에 생각이 미치자, 내 존재가 아주 작게 느껴졌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문제, 스트레스 받았던 일들, 미래에 대한 근심 걱정, 그 모든 것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어요.

인생을 사는 동안 내가 무엇을 하든, 내 결정이 옳든 그르든,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라도, 여전히 그 해변과 석양은 그대로일 거란 생각이 들었죠. 내가 죽고난 이후에도 말이에요.
거기 앉아서 그토록 황홀하게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나 자신이 엄청나게 큰 존재의 작은 일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내가 왜여기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어요. 내가 지금까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던 것들이 사실은 중요한 게 아니라면, 그렇다면 정말 중요한 것은 대체 무엇일까? 내 존재 목적은 무엇인가? 나는 왜 여기 있는 것일까?

"우리 인생 자체가 멋진 이야기랍니다. 단지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작가인지, 또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할 뿐이죠."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죽음이 두렵습니까?
충만한 삶을 살고 있습니까?

지금까지 그런 질문을 스스로 해보지 않았다는 것이 아주 이상하게 느껴졌다.

"나는 왜 여기 있는가?"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나는 왜 여기 있는가?"
그날은 정말로 새로운 하루였다.

앤처럼 내게도 변화는 천천히 시작되었다. 카페 문을 나선 뒤부터 내 머릿속에서는 "나는 왜 여기 있는가?"라는 질문이 떠나지 않았다. 그 뒤로도 계속 그 질문은 나를 쫓아다녔는데, 질문에 대한 답을 며칠 만에 찾을 수는 없었다.

휴가를 내어 존재의 이유를 생각해본다고 곧바로 찾을 수 있는 문제도 아니었다. 깨우쳐서 마음에 새길 가치가 있는 것을 찾아낼 때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한 법이었다.
결국 내가 존재의 이유를 찾은 것은 케이시와 앤으로부터 배운 방법을 다 동원하고 나서였다.

나는 매일 조금씩 시간을 내어 내가 원하는 일, 하고자 하는 일을 하기 시작했다.

또한, 케이시가 이야기해준 대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배울 기회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내 존재이유의 가능성을 담는 우주가 훨씬 더 넓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우주는 내가 처음 여행길에 올랐을 때보다 확연히 더 커져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내 존재 이유와 그것을 충족할 방법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역설적이게도 가장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을 때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답이 보이기 시작했다.

두 가지 선택을 놓고 저울질 할 때, 즉 하나는 나의 존재 목적을 충족해줄 수 있는 삶이고, 다른 하나는 단지 그냥 먹고살기 위한 것이라고 할 때, 이 가운데 무엇을 선택할지는 너무 자명하고 쉬워 보인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이 존재 목적을 발견하고 나면 여정을 중단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담장에 나 있는 구멍을 통해 자기가 원하는 삶이 보이긴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문 앞에서만 서성이다 돌아가는 사람이 많았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하는 순간들은 서로 달랐다.

그런 선택은 서두른다고 되는 것도 아니며, 다른 사람이 대신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오직 본인 스스로 하는 자발적인 선택만이 의미가 있다.

나의 경우, 일단 마음먹은 일을 행동에 옮기면, 그 일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고 나니 담장 구멍을 통해 보이는 삶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데 망설임이 없어졌다. 이제 이 깨달음은 내 인생의 철학이 되었다.

이제는 그 카페와 연관된 것을 생각하지 않고 보내는 날이 단 하루도 없다. 온갖 광고로 가득한 이메일과 우편물을 보면 케이시가 들려준 녹색 바다거북 이야기가 떠오른다.

케이시가 말한 그 파도는 내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아 가기 위해 항상 밀려오고 있다. 하지만 이제 이 파도가 어떤 의미인지 알기 때문에, 나는 나를 밀어주는 파도가 올 때를 대비해 내 힘을 아낄 줄도 안다.

코스타리카 해변에 앉아 있었다는 마이크의 이야기도 자주 생각난다. 큰 그림 속에서 보면 내가 지금 받고 있는 스트레스, 안고 사는 걱정거리,성취감과 상실감 같은 것은 아주 작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작고 보잘것없는 우리의 존재 속에서 의미를 찾는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후회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좀 더 일찍 변화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사실뿐이다.
나는 그날 밤 카페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건지도 모른다.

지금 나는 내가 왜 여기있는지 알게 되었고, 그 이유를 충족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므로 다시는 저 문넘어 다른 쪽에 있는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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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너한텐 내가 있어, 알리다가 말한다 그리고 너한텐 내가 있고, 아슬레가 말한다 - P25

이제 인생이 시작되는 거야, 그녀가 말한다
이제 인생 속으로 항해해 가는 거야, 그가 말한다 - P36

아슬레나 알리다나 두 사람 모두, 머리 위를 가려줄 지붕을 구하기가, 벼리빈의 추위와 어두움을 피할 곳을 얻기가 그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 아니 전혀 그런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 P43

그들은 계속해서 터벅터벅 걷는데 비가 오기 시작하고 그래도 그들은 터벅터벅 걷는다. 빗속에서 그렇게 걷다 보니 옷이 젖어들고 몸에 한기가 스며든다. 늦가을이어서 이제 어둡고 추운데도 그들이 비와 추위와 어둠을 피할 곳은 어디에도 없다. 어딘가 따뜻한 방에 앉을 수만 있다면 좋을 텐데, 그래, 그럴 수만 있다면 - P45

그렇지만 가진 것이 없는 사람은 신이 선사한 선물인 그 재능을 최선을 다해서 발휘해야 하는 거란다, 그게 인생이야 - P50

아슬레는 자신이 가야 할 길이 정해졌음을 느낀다. 중요한 건 내가 아냐. 크게 떠오르는 것, 그게 중요한 거야, 바이올린 연주가 내게 가르쳐 주었어, 그걸 아는 게 바로 연주자의 운명이야 크게 떠오르는 것, 나에게 그것은 알리다야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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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옳다고 생각되는 대로 해봐.
너무 무리는 하지 말고."

"여기가 잘 될수록 저한테도 더 좋은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요?"

자신으로 인해 매장이 늘어날 경우 해당 매장의 일정 수수료를 가질 수 있었다. 이곳의 노하우를 빼서 독립하기보다는 계속 함께 크자는 취지였다. 자신이 세운 회사가 아닌데도 수수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으로 다가설 게 분명했다. 완전히 혼자서 독립을 해야 된다는 부담감도 덜 수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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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김밥 사업을 도와주는 일행 2명과 그들의 친구 1명이 주인공의 매장에 방문한다. 그들은 김밥을 팔아줌과 동시에 친구의 건강상담, 구체적으로는 피부관련 고민 상담을 받게해주기 위해 주인공에게 친구를 소개한다.

손님들이 몰려들게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한 번 쭉 빠진 다음 회복하기란 훨씬 더 어려운 법. 일정한 퀄리티 그리고 또 찾아오게 할 이유를 확실하게 만들어야 했다.

"손님 몇 명 더 받자고 여기있는 것보다 충분히 쉬고, 내일을 준비하는 게 낫다고 본다."

"2명 쓰는 건 그만큼 잘 될 때의 얘기야. 또 다른 무언가를 더 준비하려고 할 때고, 중간중간 가게 들러서 직원이랑 아르바이트생 풀어지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해."

"사장이 같이 일하는 가게가 돼야 해. 그게 아니고 그냥 종종 들러서 얼굴 비추면서 훑고 다니면 그냥 눈치 주는 거밖에 안 돼"

"기분 나쁜 일이 생기는 날도 있는 거죠."

"그걸 정해놓고 가는 사람도 있어요? 어떻게 미리미리 준비해서 맞춰서 가요?"
"장 건강이 좋으면 일정한 시간에 가기도 합니다.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자고 일어나서 아침마다 가는 게 좋은 편이죠. 물론, 특별히 변비나 설사 없이 주기적으로 가기만 한다면 괜찮아요."

"피부과 의사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피부 트러블과 장은 별개라고 해요. 그럴 수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반대되는 의견도 있어요. 장내의 독소가 피부에서 그 증상이 드러날 수 도 있다고요. 의견이 분분한 내용입니다."
"저는 장 건강이 문제라는건가요?"
"피부 트러블의 종류에 따라서도 갈리는데요. 저는 제나씨의 경우 복합적이라고 봅니다. 피부 자체의 문제도 있고, 장 건강의 문제도 있고요. 얼굴에 열감이 자주 올라오죠?"
"네, 네."

"주로 제대로 화장실을 가지 못했을 때, 장 건강이 유난히 나쁜 상태일 때 얼굴에 열이 오르고 피부 트러블이 생기기도 하고 그럴 거예요. 술을 먹은 다음 날에 심해지는 경우도 있을 거고요."

"이건 제법 간단하게 고칠 수 있어요."
"어떻게요?"
"식습관을 완전히 고치면 훨씬 나아질 겁니다."
"피부까지 좋아진다고요?"
"예. 확실히 좋아질 거예요."
피부 자체의 문제도 좀 있을 수 있는데, 그건 일단 다른 부분을 개선한 다음 다시 봐도될 것 같거든요? 뭐...... 그래도 몇 가지 말씀을 드리긴 할게요."

"당연히 깨끗한 세안이 기본입니다. 하지만 화학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천연 비누 같은걸 써보세요. 피부가 약해지고 민감한 상태니까요. 그다음 자극적이지 않은 제품으로 보습을 하는 것도 기본이고요."
"그것만 하면 돼요?"
"여드름이 조금 심한 부분은 티트리 오일을 써보세요.
면봉 끝에 소량만 묻혀서 살짝 찍어주듯 사용하시면 됩니다. 다만, 자극적일 수 있으니 사용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제나 씨의 경우 장건강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병은 장에서 시작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장 건강은 중요합니다. 여드름이 없는 사람에 비해 여드름이 있는 사람은 소장에 유해균이 10배나 많이 증식돼 있다는 연구 발표도 있었거든요."

"일단 유산균 챙겨 드시면 좋습니다. 염증 자체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조금 전문적인 얘기인데, T세포 활성을 조율해서,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방출을 억제하는 능력인 걸로 보이는 부분인데요, 확실히 효과를 보실 수 있을겁니다."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는 말할 것도 없고요, 유제품이랑 밀가루도 끊으셔야 합니다. 그럼 확실히 좋아질 겁니다."
"전 유당불내증 같은 것도 없는데......."
"그 정도는 아니죠. 하지만 통곡물 샌드위치 같은 걸 먹었을 때랑 피자를 먹었을 때의 차이가 확실히 있었을 거예요."

"가능하면 통곡물로, 더 관리가 가능하다면 쌀을 드셔보세요. 그것도 현미 같은 걸로요. 녹색 채소도 많이 드시고.
아, 그리고 물도 많이 드셔야합니다. 물을 너무 안 드세요."
"네, 네."
"커피랑 주스 같은 음료들은 물이 아니에요. 미네랄워터로 하루에 2리터 이상 꼭 드세요. 그럼 정말 깜짝 놀랄 변화들이 일어날 겁니다."

"네, 좋은 결과 있길 바랄게요. 제가 말씀드린 대로 전부 실천하신다면 분명히 효과가 있을 겁니다. 요즘 할리우드 스타들도 밀가루 대신 쌀을 먹는 경우가 많아졌잖아요. 아니면 설탕을 넣지 않은 오트밀로 탄수화물을 대신하기도 하고요."

"탄수화물을 아예 끊는건 어때요?" "그건 추천하지 않아요. 일단 탄수화물을 통해 상당량의 식이섬유를 섭취하니까요. 장건강을 생각해야죠. 그리고 다이어트를 원하신다고 해도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각종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 등을 적절히 계산해야 합니다."

모든 것에 예민한 세상이었다.
말 한마디도 더 조심해야하고, 새로운 개념들이 쏟아져 나와 몰랐는데도 욕을 먹는다.

애초에 나쁜 의도라는 걸 배제하고 바라본다면, 모르는 점은 가르쳐주면 되는 거다.

어쩌면 상대방의 의도보다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중요하다.

"우리 김밥 특징이 뭐냐. 풍부한 재료야. 그걸 하나하나 세심하게 넣어서 천천히 말고 있으면, 그건 그거대로 보면서 기대하게 되는 효과가 있거든. 진짜 뭐가 많이 들어간다는 생각이 들고, 정성이 들어간다고 느껴지고, 빠르면 빠른 대로 만드는 사람에 대한 신뢰가 가고. 할 수만 있으면 돼."
"그럴 겁니다."

"원래 손재주가 좋은가 봐요."
나의 말에 가비는 으스댔다.
"저는 라틴 여자라고요. 어릴 때 가장 먼저 배운 요리가 타코였고요. 그때부터 뭘 마는데는 일가견이 있었죠."
"좋아요, 좋아. 계속 연습하면서 속도만 올리면 완벽하겠어요."
"저는 라틴 여자에요. 느린건 제가 못 참아요. 그 부분은 걱정하지 마세요."

여기서 나는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내가 아는 건강 관리법들을 단순히 상담을 하러 오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할 필요가 없었다. 가능한 많은 방법들을 동원해 널리 퍼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왜 이제야 이러 결심을 했는지. 좀 더 빨리 시작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무래도 조금은 두려웠던 듯했다.

"남는 것보다는 모자란 게 낫다. 버리면 아깝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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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염관련 이야기가 나오는데, 유산균의 프로바이오틱스가 비염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참 신선했다. 뭐 이미 알고 계셨던 분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처음 안 사실이었다. 비염으로 인한 코막힘 증상이 있을 때 상황개선을 위해 시도해봄직한 방법일 듯 하다.
여기에 더해 스피루리나 라는 건 아예 처음 들어보는데, 한 번 찾아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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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과는 별개로 미국에서 김밥집 오픈을 한 뒤 생각만큼 손님이 오질 않자 주인공이 몇 일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사람들이 먹어보도록 하자며 오픈 기념 시식행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1인당 1줄씩 무료로 주기로 하는데, 처음에는 별 탈 없이 잘 진행되고 손님들 반응도 좋아서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나 싶더니 이게 왠걸.. 한국인 진상 손님이 갑자기 나타난다. 2줄을 시켜서 1줄에 대한 값은 치러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꾸 그냥 주는김에 하나 더 달라고 하며 끝까지 돈을 지불하지 않으려 한다.

물론 소설 속 내용이긴 하지만 참 진상은 세계 어딜 가나 있나보다 싶었다. 잠시 잊고 있었지만 이 소설 앞 권에서 나왔던 진상 손님들은 물론이고, 자영업하시는 분들의 고충이 간접적으로나마 느껴졌다. 상호간에 기본적인 매너는 좀 지켜줘야 되는게 아닌가 싶다.

안타깝게도 소피의 비염이한 방에 나을 무언가가 떠오르지는 않았다.
위중한 병일 때는 기적적으로 깨끗이 치료될 민간요법이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는 그나마 효과가 있는 것들을 복합적으로, 최선을 다해 면역을 키우는 게 한계였다.
하지만 생명에 지장을 주지않는 가벼운 질환들도 이러한 현상이 있을 수 있었다.
소피의 경우가 그랬다.

"일단 식염수로 코 세척하는 법 아세요?"
내가 묻자 소피는 질색을 했다.
"해본 적은 없지만, 본 적은 있어요."
"요즘은 아이튜브 같은 데 찾아봐도 바로 나오죠? 가능하시면 따라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겁니다."
"그건...... 고민 좀 해볼게요."
"비염 개선을 위해서는 하셔야 될 겁니다."

"유산균 따로 챙겨드세요?"
"유산균이요? 아니요?"
"프로바이오틱스가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개선하는 데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거든요. 꼭 비염 때문이 아니
어도 도움이 되니 챙겨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네, 그거야 어렵지 않죠."

"그리고 스피루리나도 도움이 될 거에요." 소피가 눈을 살짝 크게 떴다.
"그래요? 전혀 몰랐어요."
"스피루리나 역시 유산균처럼 다방면에서 몸에 도움이 되니 드시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녹차도 좋고요."
나는 벽과 테이블 등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그리고 청결하고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너무 건조해도, 습해도 안좋아요. 본인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환경적으로도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오랜만에 건강상담을 하고나니 기분이 묘했다.
내 능력은 관여한 모든 제품들에도 영향을 미쳤고, 궁극적인 목표에 번지고 있었다.
하지만 큰 차이가 느껴졌다.
역시 직접 고민을 가진 사람과 마주앉아 상담을 통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무조건 내 편인 사람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었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거라."
"예?"
"나는 말이다, 네가 좋은 일을 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긴하다. 그 능력으로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게 잘 살 수 있게 하기를 바라."
"예, 물론이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런데, 너무 거기에만 매달려 있을 필요도 없어."
"네......?"

"쫓기듯이 하지 말거라. 네가 원치 않아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순간이 올 게야. 그러다 또 한가해지고. 원래 인생에는 밀물과 썰물이 있다. 그러니 뭐가 오든 간에 묵묵히 받아들이고, 거기에 휩쓸리지 말거라."

"정한 대로만 해. 강박을 가질 필요는 없다."

"너 자신을 믿거라. 그게 가장 중요하다."

"스스로를 못 믿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믿을 수 없단다."

사후세계는 결코 편하고 아름답기만 한 세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공력을 쌓아서 후손들을 지켜보고, 위할 수 있고, 남들에게 베풀며 편안하고 행복하게 존재할 수 있었다.
공력이라 함은 결국 선하게 살아가는 것.

언제나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떠한 언행이든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아무리 완벽한 것을 판매하더라도 유입 자체가 없으면 망하는 법.
인건비와 임대료 등을 생각하면 마이너스였지만, 장기적으로 훨씬 이득일 거라고 확신했다.

"나참, 김밥 1줄로 되게 답답하게 구네"
"죄송합니ㅡ‘
그때 내가 노우민의 말허리를 자르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죄송하다고 하지 마. 죄송한 거 없으니까."

"아무튼 그래서, 이거 고작김밥 1줄 더 못 주겠다는 거예요?"
"손님께 그냥 드리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그거 5달러 덜 번다고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고요. 제가 손님에게 1줄 더 드리지 않는 건 다른 손님들을 기만하는 행위가 되기 때문입니다."

"아니, 참...... 고작 김밥 1줄 이게 뭐라고 그렇게까지 그래요?"
"고작이 아닙니다. 생계와 꿈이 걸린 겁니다."

"됐어요, 그럼. 안 먹어요."
그녀는 그대로 구시렁거리며 몸을 돌렸다.
"사람이 장사를 하려면 융통성이 있어야지, 저래서야 원...."
놓고 간 김밥은 1줄뿐이었다.
노우민은 멀어져가는 여자의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저러면서 가져갈 건 또 가져가네요."
"그러게 말이다."

"참....... 별의별 사람이 다있네요"
"잊었냐? 내가 지금까지 겪었던 것들을 생각해 봐라. 저런 사람은 약과지. 화낼 필요도 없어. 사과할 필요도 없고.
그냥 단호하게 굴어. 저자세로 나가지 마. 손님이 왕이라는 건, 손님답게 굴 때다."
"네, 알겠습니다."

"세상에 별의별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데, 예전에는 나도 그런 사람들 생각만 해도 참 화가 많이 나고 그랬거든? 어떻게든 엿을 먹이고 싶기도 했고."
노우민이 조금 놀란 듯 나를 쳐다봤다.
나는 입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그냥 가엾게 생각해. 이까짓 일로 화를 내고 저렇게 받아들이지를 못하잖아. 사는 게 얼마나 피곤하겠냐? 뭐만 해도 화가 날 텐데. 그러니까 그냥 가엾게 생각해라."

평소에 혼자 있는 것은 지금까지 없던 자유와 해방감을 느끼게 하겠지만, 인간인지라 결국 외로운 순간이 오게 마련이다.
나 역시 그랬다.
사람은 주기적으로 대화와 감정을 나눌 대상이 필요하다.
그래, 몸의 건강만 건강이 아니다. 정신과 마음의 건강도 중요하다. 몸이 아프면 정신도 아파지고, 마음의 병이 몸의 병도 불러일으키는 법.

연애가 꼭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란 법은 없었다.

남자가 쓰러진 원인은 음식물이 걸린 것이었다. 이럴 때 최고의 대처법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하임리히법.
나는 남자의 뒤로 돌아가 복부를 감쌌다. 그리고 강하게 아래서 위로 올려주듯 확 당겼다.

"앞으로는 꼭꼭 씹어 드세요. 급하게 드시면 목에 걸릴 위험도 있지만, 속에도 안 좋으니까요."

나는 아직까지도 특정 종교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어떤 종교도 부정하지 않는다. 사후세계를 알게 됐으니 어찌 부정하겠는가.
종교들은 결국 같은 가르침을 전한다. 나는 ‘깨닫고, 선하게 살며, 사랑으로 가득한 것‘이 본질이라고 여긴다.

"성전이라는 게 꼭 건물인건 아니잖습니까."

"예수님은 언제나 지켜보고 계시고, 신자와 함께하시지 않습니까? 진심으로 기도를 드리는 곳이 있다면 그곳이 교회아니겠습니까! 자신 스스로가 교회가 되고, 예수님이 함께하신다면 그것으로 된 거 아니겠어요?"

"저는 그래도 교회에 나가서 예배를 드리는 게 올바른 신앙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일요일 하루만이라도,
교회에 나가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기간 신념을 가지고 믿어온 게 있을 터.
조금 전에 처음 본 내가 뭐라고 떠든다고 바꿀 수 있는게 아니다.
아니, 애초에 사람이 누군가로 인해 바뀌던가.
스스로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자신뿐이다. 더군다나 종교의 영역은 함부로 입을 놀릴 분야가 아니기도 하고.
그래서 더 조심스레 말하긴했지만.

"틀린 말씀은 아닙니다. 교인이면 교회에 나가야 하는 건맞지만, 불가피하게 그래야 할때가 있을 수도 있고요. 성경의 말씀대로 살고, 진짜 믿음이 있다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도 그러셨잖습니까, 골방에 들어가 기도하라고요."
"하하, 맞습니다. 그러셨죠."

"원래 말이라는 게 꼬리에 꼬리를 물잖습니까."

"넌 왜 그렇게 쳐다보냐?"
"대표님."
"엉?"
"교회 다니세요?"
"넌 나를 하루 이틀 본 것도 아닌데 그걸 이제 와서 물어?
나 교회 가는 거 본 적 있냐?"
"없죠."
"그런데 뭘 물어봐. 그리고 정치나 종교 얘기는 하는 거 아니야."

"아시다시피 미국은 의료비가 너무 비싸서 병원에 가는게 좀 많이 부담되거든요. 바로바로 진료를 볼 수 있는 곳들은 진짜 질이 낮은 편이고요. 그래서, 혹시나 해서......."
"당연히 해드려야죠. 제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당연히 해드릴 수 있습니다." 나는 씩 웃어 보였다.
남자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말인가요?"
"네, 정말로요."

"감사합니다. 미국은 진짜 의료 수준이 굉장히 높기는 한데, 솔직히 보통 사람들은 진료 보는 게 무서울 정도거든요. 진짜 그냥 감기 걸려도 타이레놀, 배가 아파도 타이레놀, 암이 걸려도 타이레놀이에요."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가능하면 단박에 끊으시는걸 추천드립니다. 그래야 끊을수 있어요. 줄여가면서 끊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부분한 번에 끊으시는 경우가 많죠. 특정한 계기를 겪으면서 굳은 결심을 하곤 하는데요."
대부분 금연의 사유는 공포다. 아픔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

"대부분 본인이 건강에 이상을 느끼거나, 주변 사람이 아픈 걸 보고 그러죠."
"그런...... 가요."
"예. 지금까지 주변에서 끊으라고 해도 못 끊으셨잖아요.
그쵸?"
"그렇긴 하죠."
"이번 기회에 끊으세요. 어쨌든 본인의 선택으로 비싼 돈까지 쓰면서 피운다는 건 기분 좋으려고 피우는 거잖아요? 그렇죠? 스트레스도 풀고, 습관도 됐고."

"그렇게 돈 주고 걱정하면서 피울 가치가 있을까요?"
남자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끊기 어렵고...... 안 피우면 집중도 잘 안 되고......."
"그것도 금방 적응합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담배 피우신거 아니잖아요? 그전에도 할 거 다 했잖아요. 그렇게 겁내면서 태우실 거면 끊으세요."
"노력해 보겠습니다."

"담배가 폐에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신체 전체에 부담을 줍니다. 그러니까 담배는 꼭 끊으셔야 합니다. 지금 목이 아픈 것도 위산이 역류하면서 생기는 증상이고, 그에 따라 가슴도 답답한 느낌이 들고 그러는 거예요."

"물 충분히 드셔주세요. 한번에 많이 마시는 게 아니라,
적당히 자주 마시는 게 좋습니다. 당분간은 식사 30분 전과식사 30분 후에는 물을 조금 자제해 주시고요. 매운 음식,
짠 음식, 튀긴 음식도 자제하세요."

"과식도 자제하시고요. 그렇다고 너무 안 드셔도 문제가 됩니다. 금식이 필요한 상태는 아니거든요. 오늘 하루는 가장 베스트가 따뜻한 차만 좀 드시다가 이른 저녁에 미음이나 흰죽 같은 것만 조금 드시면 제일 좋아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역류성 식도염에 가장 좋은 것 하나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위 건강에 정말 좋고, 그 외에도 효과가 많으니꼭 챙겨드셔야 할 식품입니다."

"네, 생 양배추 있죠? 양배추만 잘 챙겨 드셔도 속이 금방 편해집니다. 생강도 좋은편이고요. 다른여기서 흔한 다른 것 중에서는 레몬밤 정도가 있겠네요. 그래도 저는 양배추를 가장 추천하는 편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한국이었으면 양배추즙으로 챙겨서 드셔도 괜찮은데"

"역류성 식도염도 우습게 보시면 안 됩니다. 당장 생명에 직결되는 문제는 아니어도 만성이 되면 삶의 질이 상당히 떨어져요. 다른 질환들을 유발할 수도 있고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관리하세요. 담배 꼭 끊으시고요."

건강상담을 할 때가 가장 행복했다.
가능하면 이것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도 대표님 본받아서 꼭 어려운 사람들 도우면서 살겠습니다."

"너부터 챙겨라. 네 가족들부터 챙기고. 그래도 여유가 되면 도와. 그걸 무슨 의무처럼 생각하지 말고...... 마음에서 우러나서 할 수 있으면 해. 나도 그랬고."

"그리고 건강상담을 하실때,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어요.
그냥 손님이라서, 친절하게 대하자는 마음으로는 그런 표정이 안 나온다고 생각해요. 정말 즐거워하시는 게 보이거든요."

"하면 되는 거잖아요."

"사람들은 생각보다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말이야. 본인들도 알고 있는 건데, 남의 입을 통해서 확인해야만 안심하는 경우가 많지. 덕분에 나를 의지하면서 건강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도 있고.

"너무 겸손하시지만 말고요."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법 아니겠냐."

내가 진정으로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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