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 책의 맨 마지막 부분이다. 어느 누구나 기분에 따라 듣고 싶은 음악의 플레이리스트 또는 기분에 따라 먹고 싶은 음식의 리스트가 있는 것처럼 저자는 기분에 따라 가고 싶은 공간의 리스트(목록)가 있는지를 독자들에 묻는다. 아마도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평소에 잘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이기 때문이다.
개개인마다 삶의 환경과 배경이 각양각색일 것이기에 각자 공간의 플레이리스트는 천차만별일 것이다. 획일화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 책을 거의 다 읽어가는 지금 이 시점에서, 저자가 소개했던 공간들을 다시금 떠올려보며 독자인 나도 나만의 공간 플레이리스트를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저자가 말했던 것처럼 좀 더 위로받고 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기분 나쁠 때 듣고 싶은 음악이 있고 기분 좋을 때 찾는 음악도 있다. 우리는 그때그때 기분에 맞춰 들을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를 가지고 있다. - P410
기분에 따라 먹고 싶은 음식도 알고 있다. 비 오는 날은 칼국수를 찾고, 힘이 들면 매운 음식을 찾는다. 각자 맛집 리스트도 부지런히 수집하고, 먹방도 열심히 소비한다. - P410
하지만 기분에 어울리는 공간을 리스트업하거나 공간에 대해 생각해보는 경험은 별로 없을 것이다. - P410
우리에겐 공간 플레이리스트가 필요하다. 우울할 때나 위로가 필요할 때 갈 수 있는 공간, 혹은 사색할 때나 혼자 있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공간, 나를 행복하게 해주고 위로해주고 즐겁게 해주는 그런 공간 리스트 말이다. 그런 리스트가 있을 때 여러분의 삶은 더욱 위로받고 더 빛나게 될 것이다. - P410
누구나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녹록지 않다. 힘든 인생을 조금이라도 더 위로받고 더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공간을 통해 찾아보자. 그런 소중한 공간을 찾으려면 ‘시간‘이라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시간을 들여서 찾아보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그런 나만의 공간이 만들어진다. - P410
인생을 살면서 모든 순간이 아름다울 순 없다. 순간순간이 아주 가끔 아름다울 뿐이다. 우린 그 순간들을 이어서 별자리로 만들어야한다. 우리 삶이 모두 대낮처럼 밝을 수 없고 약간의 별빛만 있다면 우리는 그 별빛들로 별자리를 만들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야한다. - P411
우리가 듣는 별자리 이야기는 먼 옛날 배를 타고 정처 없이 바다를 떠돌았던 뱃사람이나 들판에서 양을 치던 사람들이 홀로 시간을 들여서 만들어낸 이야기다. - P411
우리 삶을 아름답게 만들려면 희미하지만 검은 하늘에서 빛나는 별들을 찾고, 잇고, 이야기를 만드는 ‘시간‘을 들여야 한다. - P411
이 책에서 언급된 장소는 나를 만든 공간들이고, 내가 좋아하는 공간들이다. 그 공간들은 내 인생에서 가끔씩 있는 희미한 별빛들이다. 그리고 이 책은 멀리 떨어져 있는 나의 희미한 별빛들을 연결해서 나만의 별자리를 만들려는 시도다. - P411
머릿속으로 별자리를 되짚어본다. 나를 형성한 공간은 어디인가. 지금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어디인가. 내가 지나온 시가지와 골목과 집은 내가 주인이 아니어도 나에게만 반짝이는 빛이 있다. - P411
당신의 도시 별자리는 무엇인가. 검은 종이처럼 아무런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이 책 5장, 일곱 번째 이야기를 리플레이해보라. 당신의 도시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동네 놀이터처럼. - P411
놀이터는 당신을 기다린다. 낮에는 아이들이 노는 공간이지만, 해가 지고 나면 갈 곳 없는 자들의 공간이다. - P295
사진가 양해철은 수직, 수평으로 세계관을 정의한 화가 몬드리안Piet Mondrian에게서 영감을 받았다. - P417
몬드리안이 말했다. "수직선은 신과 같은 존재를 향한 인간의 의지가 담긴 것이며, 수평선은 모든 사물과 그 사물에 대한 포용을 의미한다." - P417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표지에 사용한 아름다운 이미지는 사진가 양해철이 촬영한 사진이다. 작품명은 ‘달과 꿈‘이다. - P417
양해철은 몬드리안의 정의를 메타포metaphor 삼아 수직과 수평 사이 존재하는 달과 별을 촬영한다. 사진 속 달은 인간의 꿈을 상징한다.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한발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의 의지를 표현했다. - P417
이 책에도 반짝거리는 별이 있다. 책을 읽은 독자가 저자 유현준처럼 도시 곳곳을 살펴보는 것, 도시와 자신을 연결하는 것, 그 과정을 통해 도시에서의 삶이 보다 행복해지는 꿈이다. - P417
도시를 사랑하기란 별을 따는 일만큼 어렵게 느껴졌다. - P421
별을 따는 일은 기록하기에 달렸다. - P421
제목 <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에서 ‘별자리‘는 삶에서 반짝이는 순간과 공간을 의미한다. 양해철의 사진 속에서 달이 상징하는 것처럼 제목 속 별자리는 오늘 닿지 못한 꿈이 될 수도 혹은 곧 닿게 될지도 모르는 내일이 될 수도 있다. - P421
유현준을 인간으로서, 건축가로서 성장하게 한 도시의 요소와 장소들을 살펴보는 시간은 독자가 자신과 도시의 관계를 다시금 발견하고,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P421
삶에 희미하게 자리한 행복했던 순간과 공간을 기록한다면 도시와 자신의 관계가 한층 화목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 P421
모두에겐 각자의 도시가 있다. 힙하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도시는 모두에게 특별하고 애틋하다. 힙플레이스나 맛집을 찾아 도시를 소비하는 루트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과 연결된 자신에게만 특별한 도시를 떠올려보자. - P421
본문 중 글과 사진 사이 여백은 독자가 책을 읽을때 떠오른 자신의 달과 별을 두기 위한 자리다. - P421
"책은 결국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하기보다는 그 책을 쓴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겨나는 자신만의 생각이 중요하다. 딴생각이 많이 들게 하는 책이 좋은 책이다." - P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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