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거의 2주만에 다시 읽는다. 2주 전 포스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이전까지 있었던 다섯번의 대멸종 역사를 정리해서 보여줌과 동시에 공통된 원인들을 간단하게 분석했었다.

오늘 시작하는 부분에서 저자는 이전까지의 대멸종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생명체가 어찌할 수 없는 외부적인 요인들로 인한 것이었지만, 앞으로 발생하게 될 여섯 번째 대멸종의 원인은 인간의 행동으로 인해 촉발될 수 있음을 독자들에게 경고한다.

이에 대한 설명을 좀 더 보태자면 인간이 무분별하게 개발하고 난도질한 환경의 변화가 생태계의 파괴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기후변화가 발생하여 또다른 생태계를 파괴하는 식으로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환경을 오염시켰기에 발생하는 것으로써 외부적인 원인이 아닌 인간 스스로에게 그 원인이 있는 것이다.

이제 더이상 친환경을 그저 말로만 떠드는 구호정도로만 인식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일단은 나부터 그리고 우리 가족부터 친환경적인 행동을 하는데 힘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령 환경에 플러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마이너스되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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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의 중간 부분에서 지구가 인류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남긴 글이 나오는데, 지구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돌아볼 수 있었다. 지구를 걱정할 게 아니라 우리 인류를 걱정하라는 지구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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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사냥을 하며 살던 구석기인들이 농사를 짓고 정착하며 사는 신석기인들을 보면서 느끼는 점들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을 보면서는 본문에 언급된 구석기와 신석기의 생존방식이 마치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사회의 차이를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산주의도 그렇고 자본주의도 그렇고 각각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존재했었거나 존재하고 있는 방식인데, 본문에 나오는 두란이라는 사람의 말을 통해 현존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해서 잠시나마 생각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본문의 비유에서도 잠시 언급됐듯이 공산주의의 경우 먹을 것이 아예 사라질 경우에는 그 체제가 지속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여러가지 단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존속을 위해서는 공산주의 방식이 아닌 자본주의 방식이 현실적으로 맞다는 결론에 이르는 것을 볼 수 있다. 본문에서는 이것을 구석기 시대의 사냥 방식이 아닌 신석기 시대의 마을 중심의 농경 사회를 선택하는 것으로 표현한다.

이와 관련한 내용의 마지막 부분에서 결국에는 두란이 언급한 구석기 방식은 멸종하고 아란이 언급한 신석기 방식이 살아남는 것으로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란이 언급했던 자본주의의 폐혜들이 실제로 나타났다는 얘기를 통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라는 것도 결코 완벽한 체제가 아님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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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지는 내용에서 내 눈길을 끌었던 것은 뇌의 용적과 그에 따르는 에너지 효율에 관한 이야기였다. 핵심만 간단히 얘기하자면 뇌가 다른 신체기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고, 이것이 인류의 신체 기관들이 진화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을 듯하다. 그런데 결국엔 모두 자연 선택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자신이 생각했을 때 최선이 무엇인지를 판단하고 그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진화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본문에 나온 말 중에 ‘더 강한 힘은 거저 생기는 게 아니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참 당연한 듯 보이지만 뒤이어지는 글에서 ‘에너지를 더 얻기 위해 사냥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강한 힘을 얻기 위해서는 그에 따르는 대가지불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역시나 세상에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절대로 없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여섯 번째 대멸종, 인류세는 이전 다섯 번의 대멸종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화산 폭발, 소행성 충돌, 기후의 급격한 변화와 같은 자연현상에 의해 촉발된 이전의 대량 멸종과 달리, 여섯 번째 대량 멸종은 전적으로 인간 활동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지구의 생물학적 유산을 형성하는 데 인간이 전례 없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 P107

현재 진행 중인 멸종의 원인으로는 광범위한 서식지 파괴, 사냥과 낚시를 통한 생물 종의 과도한 착취, 대기·수질·토양 오염, 지역 생태계를 교란하는 침입종의 유입 등 인간이 유발한 요인들이 있다. 또한 인위적인 기후변화는 많은 생물 종이 적응할 수 있는 속도보다 빠르게 서식지와 환경을 변화시켜 생물 다양성의 손실을 가속화하고 있다. - P107

생물 주도의 멸종은 지구 자연사에 유래 없는 사건이다. 환경이 생물에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라 인간, 즉 생물이 환경을 심대하게 바꾸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여섯 번째 대멸종, 인류세는 오로지 인류의 책임이다. - P107

원래 그곳에 살던 생물 종이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자연환경이 변형되거나 파괴될 때 ‘서식지 파괴‘라고 말한다. 서식지 파괴는 모든 대멸종에서 중요한 원인이다. - P107

그 어떤 생명체도 배불리 먹지 않았다.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량을 섭취했다. 그러면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인류는 필요 이상으로 배불리 먹으면서 ‘남획‘이라는 개념을 탄생시켰다. - P108

모든 생명은 자기의 서식지 안에서 균형을 이루며 살았다. 하지만 인류는 의도했든 아니든 천적이 없는 새로운 환경에 외래종을 유입시켰다. 외래종은 토착종과 경쟁하거나 포식했고 새로운 질병을 가져와 토착종을 감소시키고 멸종을 유발했다. 인간이 도입한 침입종은 생태계의 구조와 구성을 변화시켜 생태계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했다. - P108

인류가 끼친 가장 큰 영향은 가열이다. 한때 지구인들은 ‘global warming‘을 ‘지구 온난화‘로, ‘global boiling‘을 ‘지구 열대화‘로 번역했다. ...(중략).., global warming은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 ‘지구 가열화‘로, global boiling은 지구 열대화가 아니라 끓어오른다는 뜻의 ‘지구 비등화沸騰化‘로 바꿔야 마땅하다. - P110

지구 가열화가 진행되면서 서식지가 변하고 있다. 해양이 가열되고 산성화되고 있다. 태풍, 가뭄, 홍수 같은 극단적인 날씨가 더 빈번하고 격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인위적인 지구 가열화는 생명 다양성 유지에 중요한 전체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린다. - P110

제(지구) 풍경은 끊임없는 자연의 힘에 의해 조작된 진화적 변화의 넓은 획으로 그려지고 다시 칠해져 왔습니다. 자연이라는 광활한 캔버스에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려면 공간이 필요합니다. 어느 생명도 그냥 잊히지는 않습니다. 흔적을 남기지요. 여러분은 제게 그 어떤 생명체보다도 많은 흔적을 진하게 남겼습니다. 아마도 영원히 간직할 것 같습니다. - P115

혜성과 소행성의 충돌, 화산 폭발, 대륙의 완만한 이동, 기후의 급격한 변화로 일어났던 이전의 대격변에도 지구는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변화는 있었지만 항상 견뎌냈습니다. 저는 시간과 자연에 의해 형성된 회복탄력성의 화신입니다. 제 생명은 항상 이전 세입자들이 남긴 폐허 속에서 다시 일어나 꽃을 피울 새 세입자를 찾았습니다. - P115

저는 항상 그래왔듯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남겨진 상처의 심각성에 상관없이 적응하고 진화할 것입니다. 새로운 형태의 생명체가 등장할 것이며, 아마도 여러분이 한때 집이라고 불렀던 세상에 대한 기억이 그들의 DNA에 저장되어 있을 것입니다. - P116

여러분의 얼굴에 남은 물리적 흔적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정신적 유산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스스로 자초한 물길의 잿더미에서 떠오르는 불사조가 될 것인가, 아니면 경고의 메시지가 될 것인가. - P116

저는 생명체의 역동적 드라마가 펼쳐지는 무대에 불과하니 저에 대해 걱정하지 마세요. 대신 여러분 자신을 걱정하십시오. 생존과 멸종을 결정하는 시소 위에 올라가 있는 것은 제가 아니라 바로 여러분입니다. - P116

지혜가 여러분의 마지막 행동을 인도하고 여러분 앞에 놓인길을 바꿀 힘을 선사하기를 바랍니다. 친애하는 인류여, 임이여, 부디 인류세의 강을 건너지 마소서! - P117

하지만 세월은 이길 수 없는 법. - P123

사냥의 기본은 소리 내지 않고 최후의 순간까지 버티는 거라고 - P126

사냥은 결코 쉽지 않다. 아무리 작은 초식동물이라고 하더라도 사냥하는 일은 어렵다. - P128

집단의 크기가 크니 맡은 일도 각기 다르다. 우리는 모든 일을 다할 줄 알아야 한다. 모든 일을 다 한다는 것은 한 가지 일에 아주 뛰어날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각자의 전문 분야가 있다. 그러니 마을이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 - P129

저장을 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장점은 또 있다. 우리는 매일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짐승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리는 전력을 다해야 짐승을 잡아먹을 수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협력이다. 사냥에 필요한 무리가 다 나서야 했다. 남자와 여자 역할이 나뉘지도 않았다. 여자도 사냥에 능숙했다. - P131

사냥을 한 다음에는 공정하게 분배했다. "야, 내가 마지막에 노루의 심장을 찔렀으니, 노루의 내장과 뒷다리는 내 거야!"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었다. 사냥을 잘하든 서툴든 열심히 하든 농땡이를 치든 추파 같은 우두머리가 각자의 필요에 따라 적당히 나누어 주었다. 모든 이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 P131

저장할 게 없으니 부자와 가난한 사람도 없다. 우리는 다 같이 배불렀고 다 같이 배고팠으며 도구와 무기를 공유하고 옷도 같이 지어 나누어 입는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없으니 딱히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도 없다. 지혜가 있는 사람과 사냥과 채집에 능한 사람이 우리 무리를 이끌기는 하지만 그 권한이 자기 자식에게 넘어가는 게 아니다. 능력에 따라 역할을 맡는다. 그리고 우두머리였다고 하더라도 늙으면 버려지는 게 당연하다. 사냥하다 죽든, 아파서 죽든, 지혜가 있든, 멍청했든 죽으면 다 똑같이 파묻는다. - P131

두란이 보기에 마을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삶은 달랐다. 그들은 온종일 일하는 것 같았다. 우리는 다쳐 죽는 사람은 있어도 힘들게 일하다 아파서 죽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일에 시달리다가 아파서 죽는 사람이 있다. - P131

두란의 가장 큰 불만은 먹을 것을 쌓아놓은 곳간의 크기가 집집마다 다르다는 점이었다. 어떤 집 곳간은 크고 어떤 집은 작다. 곳간이 큰 집 사람은 작은 집 사람을 부리는 것 같았다. 그들은 동등한 동료가 아니고 지배하는 사람과 지배당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 P132

도대체 마을 사람들은 이 좋은 수렵 채집 생활을 왜 포기한 것일까? 왜 짧은 노동과 평등한 사회를 포기하고 힘든 농사의 길에 들어선 것일까? 그들이라고 고된 노동과 빈부의 차이 그리고 계급 사회를 좋아할 리가 없지 않은가? - P133

세상이 따뜻해지면서 사람의 숫자가 늘었다. 우리와 짝을 지을 수 있는 다른 무리였다. 사람이 늘다 보니 같이 먹이를 두고 경쟁하는 일이 생겼다. 이건 그래도 서로 잘 피해 가면서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겼다. 조상들이 찾아다니던 길목에 원래 있던 동물과 열매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세상이 더워지니 그전에 살던 짐승과 열매들이 달라졌다. 이런 일이 지속되었다. - P134

이렇게 생각해 보면 마을 사람들이 긴 노동 시간과 불평등이 좋아서 농사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게 분명하다. 그들은 환경의 변화에 창의적으로 적응한 사람들 아닌가! 나는 마을 사람들을 보았다. 나는 내 삶을 변화시키기로 했다. 이제 동료들과 헤어질 때다. 나는 아내와 함께 나만의 마을을 만들기로 했다. - P134

길을 떠나기 제일 좋은 시간은 해가 뜨기 직전이다. 이때가 가장 서늘하기 때문이다. 서서히 체온을 높이면서 걸어가야 지치지 않는다. - P135

한 해가 지난 후 만나자고 했던 두란은 다시 만나지 못했다. 두란뿐만 아니라 우리 집단의 그 누구도 만날 수 없었다. 아마도 어디선가 마을 사람들에게 들켜 사로잡히거나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짐승 떼와 열매 나무를 찾지 못해 굶어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 P136

강 옆으로 펼쳐진 이상한 초록색 사각형 들판은 더욱 넓어졌고 마을은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 사람들과 같이 사는 짐승의 무리도 많아졌다. 마을 사람들은 정말 쉬지 않고 일한다. 하지만 건강 상태는 수렵과 채집을 하던 우리보다 훨씬 못해 보인다. - P136

크로마뇽인은 지금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프랑스 남서부 크로마뇽 지역의 호모 사피엔스를 말한다. - P138

현대인은 우리(네안데르탈인)를 1856년에야 처음 발견했다. 독일의 뒤셀도르프 근처에 있는 네안더 Neander 계곡Thal에서 우리 동료의 뼈가 발견되었다. - P140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는 단지 조상이 같을 뿐이다. - P140

진화는 순간적인 사건이 아니다. - P140

하이델베르크인(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이라는 고인류가 있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 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지만 아프리카에서 출발했다. - P140

하이델베르크인은 약 100만 년 전에 등장했다. 하이델베르크인 남자의 키는 평균 180센티미터, 체중은 100킬로그램까지 나갔으며 뇌용적은 1100~1400밀리리터였다. 현대인과 비슷하다. 하이델베르크인이 언젠가 유럽으로 진출했고 45만 년 전쯤 여기서 우리 네안데르탈인이 분기되어 나왔다. 여전히 하이델베르크인은 존재했으며 30만 년 전쯤 다시 호모 사피엔스가 분기되어 나왔다. - P141

우리 네안데르탈인(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은 흔히 호리호리한 인류로 불린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앞에 ‘호모‘라는 속명이 붙은 모든 인류가 그렇다. 그럼 호리호리하지 않은 인류도 있었다는 말일까? 그렇다. ‘파란트로푸스‘라는 속명을 가진 인류다. - P141

파란트로푸스속과 호모속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뇌의 용적이다. - P143

뇌의 크기가 어느 정도 범위 안에 있으면 비슷하다고 봐야 한다. 현대인의 경우 남성의 뇌가 여성의 뇌보다 조금 더 크지만 그렇다고 남자가 더 똑똑한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 P143

누구나 기본적으로 가지고 싶은 게 있다. 바로 건강이다. 하지만 현대인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또 뭔가를 가지고 싶어 한다. 명예, 권력, 돈이 바로 그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세 가지 가운데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다. 하나만 가져도 행운이다. 가끔가다가 두 가지를 가진 사람이 있다. 정말 부럽다. 그런데 세 가지 모두 가지려는 사람이 있다. 행운이 반복되어 한 사람에게만 올 리가 없다. 부정이 따를 수밖에 없다. 결국 감옥에 간다. - P144

커다란 뇌를 가지려면 뭔가 다른 것 하나를 포기해야 했다. 무엇을 포기해야 했을까? 에너지 효율을 따져봐야 한다. 뇌는 1킬로그램당 11.2와트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사람이 사용하는 에너지가 체중 1킬로그램당 1.25와트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뇌는 아주 비효율적인 기관이다. 그래서 뇌를 마냥 키울 수가 없다. 뇌를 키우려면 어딘가에서는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 - P144

근육은 생각보다 에너지를 적게 쓴다. 1킬로그램당 0.5와트에 불과하다. 현대인에게 많은 트러블을 일으키는 피부도 0.3와트에 불과하다. 아주 효율적인 기관이다. 근육과 피부에서는 줄일 에너지가 없다. 뇌보다도 에너지를 많이 쓰는 기관을 줄여야 한다. - P144

누가 낭비하는가? 심장과 신장이다. 각각 32.3와트와 23.3와트를 사용한다. 크기를 줄이면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겠지만 진화는 작아지는 방향으로 일어나지 않았다. 그만큼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는 뜻이다. 여기서도 줄일 게 없다. - P145

의외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기관이 있다. 바로 내장이다. 내장은 1킬로그램당 무려 12.2와트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내장은 먹이를 분해해서 에너지를 얻기 위한 기관인데 이 기관을 작동시키는 데 너무나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전혀 효율적이지 않은 기관이다. - P145

내장의 필요를 줄여야 한다. 조금 먹든지 식성을 바꿔야 한다. 그런데 조금 먹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생성되는 에너지가 줄어드니 말이다. 답은 정해졌다. 식성을 바꾸는 것이다. 고기를 먹어야했다. 풀만 먹는 소는 위장이 4개나 되고 되새김질을 하며 창자가 엄청나게 길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식물의 소화가 얼마나 어려운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고기는 식물보다 훨씬 소화가 잘된다. 소화기관의 길이를 훨씬 줄일 수 있다. - P145

호리호리한 인류는 내장을 줄이는 대신 뇌를 키웠다. 현명한 선택이었다. 물론 "음, 나는 뇌를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해야겠어. 그러니까 내장을 줄여야지"라는 생각을 해서 진화가 일어난 것은 아니다. 단지 그런 방향으로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난 개체가 자연에 의해 선택된 것이다. - P145

더 강한 힘은 거저 생기는 게 아니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우리(네안데르탈인)는 하루에 4000킬로칼로리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크로마뇽인보다 매일 400킬로칼로리의 열량을 더 섭취해야 한다. 매일100그램의 단백질을 더 섭취해야 하는 셈이다. 100그램의 단백질을 섭취하려면 고기 330그램을 먹어야 한다. 우리는 더 많이 먹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사냥을 더 많이 해야 한다. - P146

그런데 생각해 보라. 사냥이 쉬운가? 우리는 사냥감 동물보다 느리고 발톱과 이빨도 보잘것없다. 다행히 우리는 현대인보다 더 큰 뇌를 가졌다. 우리는 돌과 뼈, 나무 등을 이용해서 창이나 손도끼 등 다양한 종류의 도구를 만들었다. 힘보다 머리를 써서 사냥한다. 커다란 코뿔소나 매머드도 사냥할 수 있다. - P147

우리(네안데르탈인)는 지형지물을 잘 활용하며 끈기가 있다. 얌전한 코뿔소나 매머드를 창으로 자극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크로마뇽인이 사용하는 투창, 그러니까 던지는 창을 사용하지 않는다. 가까이 접근해서 긴 창으로 찌르며 동물을 자극한다. 화가 난 동물들이 우리를 쫓아오게 한다. 우리는 절벽을 향해 달려간다. 절벽 바로 앞에서 우리가 옆으로 피할 때 사냥감들은 미처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절벽 아래로 떨어진다. 우리의 식사거리가 되는 것이다. - P147

사냥에 매일 성공하는 게 아니지만 한번 성공하면 모든 무리가 배불리 먹고도 남는다. 남으면 썩어서 버리는데, 목숨 걸고 사냥한 식량을 그렇게 낭비할 수는 없다. 최대한 먹는다. 폭식을 하는 것이다. 무조건 먹어야 한다. 또 얼마 동안이나 기아에 허덕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 P147

우리 네안데르탈인은 있을 때 잔뜩 먹어서 몸에 지방을 쌓아둘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야 평소에 적게 먹어도 생존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우연히 생겼다. 다행히 우리 몸에 SLC16A11 유전자가 생긴 것이다. 이 유전자는 빠르게 지방을 몸에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유전자는 현대인의 몸속에 남아 현대인에게 비만과 당뇨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아니, 우리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왜 현대인의 세포에 남아 있을까?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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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전직 절대자는 아카데미 펫 관리자 10 (완결) ㅣ 전직 절대자는 아카데미 펫 관리자 10
말랑부들 / ARC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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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의 마지막 권인 10권에서는 악한 세력들이 선한 세력들을 모조리 말살시키기 위한 계략을 짜고 실행하다가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결국 자신들의 발등을 찍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이를 통해 뭐든지 심은대로 거둔다고 하는 정직하지만 때로는 무섭기도 한 불변의 진리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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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천선란 지음 / 허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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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상처받는 경험들을 하곤 한다. 그것은 대표적으로 인간관계에서의 상처일 수도 있고 사랑하던 사람과의 갑작스런 헤어짐일 수도 있으며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해 신체의 일부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업무상으로 자신의 생각과 실상이 다를 때 겪을 수 있는 내적 갈등으로 인한 상처일 수도 있다. 이외에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만큼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누구나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이렇듯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핸디캡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 소설 속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대강 생각나는 핵심 인물들만 읊어봐도 보경, 은혜, 연재, 지수, 복희, 서진, 민주 등이 있고 휴머노이드 로봇 기수(騎手)인 콜리와 말(馬)인 투데이가 있다. 아무튼 여러 인물들이 나오는데 이들 각각의 삶을 들여다보면 제각기 다른 모양의 상처들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비록 상처의 종류는 다를지라도 이 땅에 태어난 이상 그 상처가 크든 작든 관계없이 각자의 어떤 목적이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는 것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은혜와 연재, 지수, 복희, 서진, 편의점 사장 등이 합심해서 투데이라는 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그 과정은 다른 누군가에겐 그닥 의미없는 일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그 일이 투데이뿐만 아니라 자신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남들의 시선따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투데이를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 함께 동참하는 각각의 인물들을 보면서 모든 사람은 다 존재하는 이유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각자의 상황은 조금씩 다를지라도 서로가 서로를 돕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졌다.

간혹 자기 안에 있는 상처에 몰입한 나머지 지금 현재를 갉아먹는 우(愚)를 범하는 경우들이 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또한 그랬던 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상처가 무엇이든 간에 우리는 그 상처들을 극복하고 이겨내며 살아나가야만 한다. 과거가 후회스럽다는 이유로 그냥 죽을 수는 없지 않은가. 마음같아서는 타임머신이라도 타고 그 때 그 순간으로 돌아가 과거를 되돌려놓고 싶지만 그것은 시간의 비가역성으로 인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저자는 과거의 잘못된 것들로 인해 파생되는 고통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사는 것 뿐이라고 말한다.

내가 무슨 상처가 있고 내가 기대했던 만큼의 환경이 따라주지 않는 등의 이유로 인해 현실에서 낙심하거나 좌절하고 있는 사람들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어떤 조건에 놓여있던 간에 자신이 처해있는 환경 안에서 조금이라도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그 방법을 실천한다면 비록 세상은 그들의 행동을 비웃을지언정 그 개인, 그 당사자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고 그로인해 자신이 처한 악조건이나 안 좋은 환경들을 극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보경이 그랬고, 은혜가 그랬고, 연재가 그랬다. 지수도 마찬가지다.

지수의 경우 자신의 부족한 점을 연재를 이용해서 채우려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이기적으로 보이는 이 행동이 결과적으로는 연재의 친언니인 은혜의 핸디캡을 조금이나마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을 보며, 사회가 용인하는 선에서 자신의 욕심대로, 본능이 이끄는대로 행동하는 게 어쩌면 자기자신 뿐만아니라 사회전체적으로도 이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삶이란 어쩌면 각자 삶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경주(레이스)를 하는 건지도 모른다. 그 목적이 무엇인지는 사람마다 각자 다르기에 남들의 시선따위는 신경쓰지 말고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앓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들을 총동원하여 이루어가는 거다.

어쩌면 투데이를 살리겠다는 그들의 꿈과 목표는 다른 사람들 특히 경마장의 말 관리인이나 경마장에 판돈을 들고 오는 도박꾼 같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크게 의미없고 하찮아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행동이 사회적으로 용인된다는 전제하에 자신에게 의미가 있고 그로 인해 행복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남들의 시선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빨리 달리든 말든 관계없이 내가 가야 할 길을 끝까지 완주하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레이스 중간에 투데이의 등에서 스스로 낙마한 콜리도 얼핏보면 중간에 낙마했기에 포기한거 아니냐고 볼 수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콜리의 목적은 자신의 목숨을 던지는 한이 있더라도 투데이가 행복하면 그것으로 자신의 목적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기에 결과적으로 콜리는 절대 중간에 포기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결국 남들이 보기에는 하찮고 보잘것없어보이는 목적일지라도 각자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설령 그것이 빠르지 않을지라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라는 게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인듯 하다.

마지막 장면에서 투데이가 천천히 달리자 경마장의 관객들이 투데이와 기수인 콜리에게 쌍욕을 하면서 맥주캔을 집어던지는 등 비판적인 행동을 보이지만, 그들의 비판을 애써 무시하면서 콜리는 투데이와 레이스를 꿋꿋이 이어나간다. 그러다가 투데이가 속도를 내고 싶어하면서 자신의 행복을 찾으려는 걸 느낀 콜리는 스스로 낙마해서 누운채로 아름다운 하늘 천 개의 파랑을 보며 삶을 마감한다.

행복이라는 건 그 이유가 거창하든 사소하든 관계없이 자신의 목적을 이루어나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어떤 긍정적인 감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그것이 설령 콜리처럼 죽는 것일지라도 말이다. 갑자기 좀 생뚱맞긴 하지만 문득 십자가에 못박혔던 예수 그리스도가 생각나기도 했다. 비록 십자가의 고통이 있었지만 자신의 목적을 이루고 나서 ‘다 이루었다‘ 하고 죽는 장면은 마치 콜리가 투데이를 달리게 한 뒤 낙마하는 장면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에 별을 5개가 아니라 15개, 25개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간만에 좋은 작품을 읽은 것 같아 기분이 참 좋았다. 이 작품과 관련하여 검색을 하다보니 뮤지컬로도 무대에서 공연된 적이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하는지 안하는지 알 수 없지만 혹시라도 기회가 된다면 원작 소설을 뮤지컬이나 영화로도 만나보면 아주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추가로 생각나는 내용이 있어 좀 더 보태보자면, 연재가 콜리에게 했던 말 중에 실수가 기회(?)라고 했던 말도 생각난다. 콜리는 제작상의 오류로 인해 일반적인 휴머노이드와는 조금 다른 칩이 삽입되어 인간의 단어 천 개를 별도로 학습할 필요도 없이 기본 탑재된 상태로 기계가 가동되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일반적인 로봇들과는 달리 등장인물들과 정서적인 교감을 할 수 있는 조금은 특별한 로봇으로 나온다. 이것이 어찌보면 사고였을 수도 있지만 콜리에게는 인간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

이 장면을 통해 자신이 설령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조금은 다른 성질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불평만 하기보다는 그것을 역이용하여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나가는 게 훨씬 더 생산적인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대화의 중요성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평소에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내성적인 사람들의 경우에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그냥 혼자 생각하고 마음속에서 삭히는 경우들도 많다.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대화하는 과정자체가 굉장히 피곤하고 스트레스로 느껴지기에 아예 그 자체를 피하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대화를 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으며 이는 오해의 불씨가 되어 내 마음을 불타게 만들수도 있다. 그로 인해 오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내 마음 한 구석을 가득 채워서 나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이 소설에서는 내성적인 성격의 연재와 달리 친구인 지수는 굉장히 외향적인 성격으로 나오는데 서로 성향이 정반대이다보니 소통과정에서 다소간에 오해가 생겨서 지수가 마음에 상처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

대화하는 것을 설령 기피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대화를 하지 않을 경우에 파생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을 생각한다면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 행위인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해가 있거나 불편한 관계가 있다면 지금 당장 또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그 문제를 풀기 위해 대화를 시작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일 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예상했던 이야기의 흐름과 실제로 펼쳐지는 이야기의 흐름이 조금씩 다르게 흘러가서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간만에 좋은 작품을 읽을 수 있게 해주신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이 소설이 과학문학상 수상작이다보니 본 소설의 내용이 끝나고 맨 뒷부분에는 심사위원 분들의 심사평을 만나볼 수 있었다. 수상작을 선정하게 된 기준이라든지 이 공모전에 도전했던 아마추어 작가들에게 전하는 간단한 격려와 함께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 점들을 피드백해주셨다. 또한 개인적으로 처음 알게된 이야기도 있었는데 해리포터를 쓴 작가도 출판사로부터 8번이나 까이고 나서 유명작가가 되었다는 말이었다. 물론 이미 알고 계셨던 분들도 있겠지만, 이 얘기를 보면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했던 에디슨의 말도 머릿속에 문득 떠올랐다. 상처는 내가 충분히 극복할 수 있기에 신이 주는 선물이라 생각하고 오늘 하루도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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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천선란 지음 / 허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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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말은 행복이 고통을 이긴다는 것이었다. 비록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과거에 입은 상처가 심리적이든 물리적이든 관계없이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다면 그런 상처들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것임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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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비 2025-07-25 06: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억해둘만한 좋은 코멘트네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5-07-25 07:11   좋아요 1 | URL
예 댓글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한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는 연재와 지수가 오랫동안 함께 준비했던 대회에 출전하는 장면이 나온다. 대학 입시에서 가산점을 많이 받을 수 있는 큰 규모의 대회라 참가자들의 수도 많았고 해외 경험이나 유학 등을 다녀온 학생들도 적지 않았기에 경쟁자들의 수준도 꽤나 높아보였다. 연재는 사실 과거에 이와 비슷한 대회에 홀로 출전했다가 아쉽게도 수상에는 실패했던 경험이 있었던지라 자기도 모르게 긴장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든든한 지원군(?)인 지수와 함께 나와서였는지 예전만큼 긴장하지는 않는 듯 보였다.

하지만 연재와 지수 팀의 순서에 앞서 발표하는 팀들의 모습을 보며 연재는 자신이 준비한 내용이 부실한 건 아닌가 하는 걱정에 빠지고 만다. 그때 지수가 연재의 손을 잡으며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다. 그게 바로 처음 밑줄친 문장이다.

물론 인생은 결국 혼자라는 말이 있기도 하지만 이렇게 자기 자신의 마음을 컨트롤하는 것이 힘들 때는 이 소설에 나오는 지수와 같이 바로 옆에서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존재함으로 인해 새로운 힘을 얻고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진정한 친구의 가치라는 게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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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연재가 거동이 불편한 자신의 친언니인 은혜를 생각하며 아이디어를 낸 ‘소프트휠-체어‘ 를 대회 심사위원들 앞에서 발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연재가 말했던 문장들을 보면서 왠지모를 뭉클함 같은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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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투데이가 다시 경주에 나서는 모습이 나온다. 솔직히 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어떤 반전이 있기는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한 번 쯤은 했을 듯하다. 다만 개인적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반전이었기에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고 읽어나갈 수 있었다. 결말이 내 예상과 다르긴 했지만 그까짓게 뭐 대수인가. 그저 이 소설을 읽는 동안 행복했기에 그걸로 만족한다.

이 작품이 과학문학상 수상작이다보니 본 소설이 끝나고 관계자 분들의 심사평이 이어진다. 심사평을 읽어보니 심사위원들이 어떤 기준으로 작품을 평가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어서 여러 모로 도움이 되었다. 글을 쓸 때 참조하면 좋을 듯하다.

책의 맨 마지막에 나오는 작가의 수상 소감에서 자신은 소설을 쓰고, 플롯을 짜고, 인물을 구체화시키는 것 등을 좋아하지만 그 이유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는 고백을 한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그 이유를 찾고자 애섰지만 이제는 그 이유를 찾으려 하기보다는 그저 그냥 즐겁게 글을 쓰겠다고 말한다. 어쩌면 자신이 이 작품을 통해 예상치 못하게 받은 과학문학상처럼 그 이유도 갑자기 알게 될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었다.

작가의 수상 소감을 읽으면서 모든 일에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소설 속 인물의 말이 문득 생각났다. 그저 그냥 본능적인 것이라 진짜 이유가 없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아직 그 이유를 찾지 못한 것일 수도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유가 있든 없든 그게 뭐가 중요한가 싶기도 하다. 이유야 만들기 나름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그저 그냥 행복하면 되는 거 아닌가. 소설 속에서도 행복이 고통을 이긴다고 하지 않았던가.

복잡하고 신경쓸거 많은 세상에서 너무 세세한 이유들을 찾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혹시나 커다란 행복을 놓치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되돌아봐야겠다.

‘네 아이디어가 제일 훌륭해.‘

‘소프트휠-체어‘는 2016년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만들어진 소프트 로봇 ‘옥토봇‘과 작동원리가 비슷하다. 합성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소프트휠-체어‘의 바퀴는 기존의 휠체어 바퀴보다 훨씬 얇고 질기며 바퀴 속에는 굽힘 변형률을 갖는 인공 근육이 심어져 있다. 평소에는 원형을 유지하지만, 계단과 같은 장애물을 만날 때에는 공기압을 이용해 그 장애물의 모양에 맞춰 바퀴의 형태를 변형할 수 있다. 동시에 전도성 고분자와 결합한 인공 근육이 변형된 바퀴의 형태를 고정시키면서 계단을 무리없이 오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바위와 돌로 이루어진 산악지대 역시 오를 수 있다.

연재가 떨지 않기 위해 천천히 숨을 뱉었다. 몸에 힘을 줄 때보다 힘을 뺐을 때 긴장이 더 풀렸다.

"한 번 외출하기 위해 남들보다 많은 준비를 해야 하는 사람이 있어요. 하지만 준비를 한다고 나갈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의지나 실력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끝내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요. 어렵거든요. 도움이 없으면 갈 수 없는 길들이 많으니까요. 누구는 쉽게 수술을 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그 수술은 누군가에게 불가능과 같은 비용이거든요. 그리고 또 그 사람은 우리와 같은 온전한 두 다리를 갖고 싶은 게 아니에요. 다리는 형체죠. 진정으로 가지고 싶은 건 자유로움이에요. 가고자 한다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요."

"자유를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한 게 아니라 아주 잘 만들어진, 오르지 못하고 넘지 못하는 것이 없는 바퀴만 있으면 돼요. 문명이 계단을 없앨 수 없다면 계단을 오르는 바퀴를 만들면 되잖아요. 기술은 그러기 위해 발전하는 거니까요. 나약한 자를 보조하는 게 아니라, 이미 강한 사람을 더 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인류 발전의 가장 큰 발명이 됐던 바퀴도, 다시 한 번 모양을 바꿀 때가 왔다고 생각해요. 바퀴가 고대 인류를 아주 먼 곳까지 빠르게 데려다줬다면 현 인류에게도 그렇게 해줄 거라고 믿어요."

"바람은 공기가 움직이는 거거든. 그래서 공기가 어떤지에 따라 달라. 겨울은 공기가 차가우니까 바람이 차가운 거고, 여름은 공기가 더우니까 바람이 더운거야."

"바람은 왜 부나요?"
"공기가 움직이거든. 기압이라는 게 있거든? 공기 덩어리야. 그게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움직여. 끊임없이. 그렇게 지구를 순환하거든."

바람은 스스로 불지만 투데이는 그런 바람을 일으킨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신기한 변화들이 많았다. 모든 일에 이유를 붙일 수 없다는 연재의 말을 납득했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이유를 하나하나 다 찾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거였다.

"당신을 만난 후의 보경도 저 시절의 보경과 같아요."

"네 말이 맞는 것 같다. 엄마는 그때도 지금도 같은 사람이야."

연재는 볼 때마다 새로운 부분을 발견했다. 인간의 눈이란 같은 것을 바라보고 있어도 각자가 다른 것을 볼 수 있었다.

콜리는 인간의 구조가 참으로 희한하다고 생각했다. 함께 있지만 시간이 같이 흐르지 않으며 같은 곳을 보지만 서로 다른 것을 기억하고, 말하지 않으면 속마음을 알 수 없다. 때때로 생각과 말을 다르게 할 수도 있었다. 끊임없이 자신을 숨기다가 모든 연료를 다 소진할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따금씩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아차렸고, 다른 것을 보고 있어도 같은 방향을 향해 있었으며 떨어져 있어도 함께 있는 것처럼 시간이 맞았다. 어렵고 복잡했다. 하지만 즐거울 것 같기도 했다. 콜리가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면 모든 상황이 즐거웠으리라. 삶 자체가 연속되는 퀴즈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오랜만이잖아. 오랜만에 하면 뭐든 떨리기 마련이니까."

"당신이 저를 인간처럼 대할 때 기쁜 이유는 당신이 저를 옆에 실재하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살아 있지 않은 걸 사랑할 수 있는 것도 인간 밖에 없으리라.

하루쯤 쉬어도 굶어 죽지 않으니 괜찮다

더는 둘의 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할 거라는 걸,

함께 있지만 맞물리지 않는 각자의 시간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콜리는 그 침묵이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조금씩 균열이 생기며 서로에게 스며든 소음이 서로의 시간을 맞춰줄 거였다. 너무 빠르게 흘러가지 않도록 말이다.

콜리는 이제 인간이 지키는 침묵이 대체로 ‘긍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질문에 대한 긍정.

행복만이 유일하게 고통을 이길 수 있으므로.

"슬프겠지. 그래도 이겨낼 거야."

"이겨낼 수 있어. 다 이겨내니까."

"하지만 그건 시간이 멈춰 있는 것일 수도 있어요."

은혜는 여전히 걱정됐지만 보경이 있으니 괜찮을 것이다. 보경은 멈춘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는 법을 알고 있지 않은가.

"죽지 않는 한 시간은 영원히 흐르니까, 잠깐 멈추는 거야 문제도 아니지."
...(중략)...
"살아 있는 사람의 시간은 흐르기 마련이니까. 차라리 그게 나을 수도 있고. 너무 빠르게 달리면 다 놓치고 산대."

천천히, 느리게, 여유 있게, 느린 호흡으로, 하늘을 쳐다보고, 주변을 둘러보고, 네 등에 타고 있는 콜리의 움직임을 함께 느끼면서...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했다. 경마장에서는 빠른 말이 1등을 하지만, 느리게 달린다고 경기 도중 주로에서 퇴출당하지는 않았으므로, 애초에 천천히 달리는 것이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으므로.

우리는 모두 천천히 달리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잘할 수 있어."

그것이 마지막인 줄 알았더라면 만나서 반가웠다는 말을 연재에게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게는 앞을 내다보는 예지력이 없어 연재가 사라질 때까지 쳐다만 보았다.

잘 부탁해요.

너무 아프면 뛰지 않아도 돼요. 당신은 이미 주로에 섰으니까 그걸로 됐어요.

힘들면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록 생명이 무언가를 포기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노력을 해야 하지만.

괜찮아요, 신경쓰지 말아요. 저들이 하는 말을 듣지 않아도 돼요. 당신은 당신의 주로가 있으니 그것만 보고 달려요. 자신의 속도에 맞춰서요.

어차피 이 주로는 투데이만 달릴 수 있다. 관중석에서 보내는 야유는 중요하지 않다. 투데이가 신경쓰지 않도록 귓가에 말하고, 또 말했다. 신경 쓰지 마요, 저 소리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굳이 들을 필요 없어요. 모든 것을 듣고 살 필요 없어요.

행복해하고 있군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어요.

행복이 고통을 이겼다.

내게는 두려움이 없고 미련이 없다. 오로지 말을 살려야 하고 행복하게 해야 한다는 존재 자체의 이유만이 있을 뿐이다.

설령 무릎이 완전히 망가진다고 할지라도 투데이는 더 빠르게 뛰고 싶어 한다. 다시 달릴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서.

나는 세상을 처음 마주쳤을 때 천 개의 단어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천 개의 단어로 다 표현하지 못할, 천 개의 단어보다 더 무겁고 커다란 몇 사람의 이름을 알았다. 더 많은 단어를 알았더라면 나는 마지막 순간 그들을 무엇으로 표현했을까. 그리움, 따뜻함, 서글픔 정도를 적절히 섞은 단어가 세상에 있던가.

천 개의 단어만으로 이루어진 짧은 삶을 살았지만 처음 세상을 바라보며 단어를 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천 개의 단어는 모두 하늘 같은 느낌이었다. 좌절이나 시련, 슬픔, 당신도 알고 있는 모든 단어들이 전부 다 천 개의 파랑이었다.

‘대단히 멋있는‘ 소설은 아직 내가 쓸 수 없을 것 같으니까, ‘내가 잘 쓸 수‘ 있는 소설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작품의 완성도를 결정지을 적절한 결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래도 아쉽다

이번에 결과가 실망스럽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꾸준히 창작에 매진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출판되기 전까지 여덟 곳에서 퇴짜를 맞았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경이의 세계를 만들어 독자들이 몰입하게 하려면 작가가 먼저 설정한 세계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결말이 중요하다는 것은 단순히 결말에서의 파급력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스스로 설정한 경이의 세계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그 세계 안으로 독자들을 불러들여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까지 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SF가 제시하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공감의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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