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이야기에 이어서 악랄한 토비들에게 털린 시진 사람들은 구이민을 중심으로 토비들에 대응하기 위한 민병단을 조직하는데 함께 하고자 하는 인원들이 예상보다 굉장히 많았고, 지원자들의 인력 풀 또한 다양했다. 향후 어떻게 이야기가 이어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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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단을 조직하고 난 뒤 토비들과 크게 한 판 붙을 것처럼 이야기가 이어질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러브라인이 형성된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뜬금없는 전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갑작스레 상황이 전환되어 ‘어 갑자기 이건 뭐지?‘라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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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잠시 언급한 러브라인은 린바이자와 천야오우간의 것이었는데,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를 보면서 어느정도 납득이 갔다. 이 둘의 부모님들은 이들의 교제를 반대한 나머지 이들이 속한 환경을 따로 분리시키는 지경에 이르는데, 그 결과 천야오우는 다른 도시로 보내지고, 린바이자는 여학생 전용 학교로 보내진다. 이 와중에도 당사자인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고... 아무튼 이런 식의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스토리가 계속 이어진다. 어찌보면 러브라인도 결국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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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위에서 언급했던 민병단과 토비들간에 전투가 발발하는데 여기 일일이 밑줄 치진 않았지만 참으로 처절하게 싸우는 장면들이 나온다.

민병단이 토비들을 쫓아내며 승리를 거두자 앙심을 품은 토비들은 계략을 써서 민병단의 우두머리격인 구이민을 납치하려 시도하고 결국 그들의 계략은 성공한다.

한편 시진에서의 사건과는 별개로 구이민의 아들인 구퉁녠은 선뎬이라는 지역에서 묘령의 여자를 만나게 되는데 처음에는 얼핏 사귀는 사이처럼 지내다가 어느날 구퉁녠이 가지고 있던 돈이 다 떨어지게 되자 그 여자는 일자리를 소개시켜준다는 명목으로 구퉁녠이 알아보지도 못하는 영어 계약서에 싸인하라고 한 뒤 그를 호주에 일꾼으로 팔아버린다.

보면서 참 살벌하고 무서운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비단 소설 속만의 얘기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아야 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잘해주는 사람을 오히려 경계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을 수 있었다. 괜히 잘해주는 게 아니라 사소한 이유든 어떤 커다란 이유든 간에 잘해주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잘해주는 미끼를 덥썩 물지 않도록 언제나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한다. 스스로가 확고한 기준을 가지고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그냥 생각없이 살면 당하게 된다. 그러니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나의 생각과 정신줄을 단단히 붙들어 매야 한다. 오죽하면 옛 속담에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산다‘ 같은 얘기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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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산다‘고 썼는데 뒤이어 읽다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 듯 하다. 린샹푸가 인질로 잡힌 구이민을 구하러 토비들의 소굴로 들어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토비들의 대장인 장도끼라는 사람한테 칼에 맞아 죽는 장면이 나온다. 원래 처음부터 장도끼가 린샹푸를 죽이려 하진 않았지만 린샹푸가 장도끼를 공격하려하자 장도끼는 가차없이 린샹푸를 제압해서 죽여버린다.

린샹푸가 장도끼를 공격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토비들이 준 간을 먹었는데 그 간이 구이민의 간이라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구하러 간 인질의 간을 자신도 먹었으니 웬만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멘탈이 완전히 나가고도 남을만 했던 것 같다.

달리보면 린샹푸가 이성의 끈을 놓고 감정에 이끌려 죽음을 자초한 것으로 보일수도 있겠으나 한가지 주목할 점이 칼에 맞아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얼굴은 웃고 있어서 장도끼를 비롯한 토비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것을 보면 죽는 순간까지도 린샹푸의 정신만은 온전하게 살아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독자인 내가 뒤에 나오는 내용을 읽다가 알게 된 사실로 한 가지 안타까웠던 건 장도끼가 린샹푸에게 했던 말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이었다. 즉, 린샹푸가 먹었던 간이 구이민의 간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이런 것을 보면서 상대방이 무슨 얘기를 하든 간에 내 눈으로 직접 보기 전에는 섣불리 상대방의 얘기에만 의존하여 행동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배웠다.


구이민은 민병단을 서른 명으로 구성할 계획이었는데 뜻밖에도 지원자가 200명을 훌쩍 넘었다. 숲이 크면 별별 새가 다 있는 법이라고, 부잣집 도련님부터 집 없는 거지, 번듯한 사람부터 불량배까지 두루 있었다. 토비한테 납치됐던 시진의 인질 스물두명 가운데에서는 열아홉명이 지원했다.

구이민은 민병단 수장으로 성도에서 주보충이라는 사람을 초빙했다. 주보충은 청나라 의용군에서 십장을 맡았고 환계군벌의 서북군에서 연대장을 지낸 인물이었다. 그가 가마에서 나왔을 때 시진 백성들은 백발에 흰 수염을 기른, 몸집이 크고 눈빛이 형형한 쉰 살 정도의 남자를 보고 놀랐다.

주보충이 입을 열더니 우렁찬 목소리로 민병단은 잡화점이 아니므로 아무나 들어올 수 없다고 말했다.

민병단은 약방보다 더 꼼꼼하게 물건을 골라야 한다면서 시험에 합격한 사람만 들어올 수 있다고 선언했다.

"총알에는 눈이 없으니 총알이 갈 길을 내주십시오."

"사부님, 총알 보셨습니까?"
"아니, 눈을 감고 있었어."
"저는 봤습니다. 머리 위의 그릇이 깨진 다음에 날아왔습니다. 총알이 어떻게 나중에 올 수 있죠?"

천야오우는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린바이자도 집중력을 잃기 시작했다. 화로 속 불꽃처럼 뜨거운 천야오우의 눈빛에 그녀는 천야오우가 변했고 자신도 변했다는 걸 알았다.

"나라에는 국법이 있고 집에는 가법이 있습니다."

"밥부터 먹이고 한숨 재운 다음에 가법을 시행하게."

"아궁이에서 재를 가져와 채찍 맞은 곳에 뿌리세요. 그러지 않으면 독이 오를 수 있습니다."

"이미 구씨 집안 사람이야. 혹시라도 이 일이 새어나가면 어떻게 고개를 들고 살겠니."

"팔자는 전생에 정해지는 거란다."

"원청이 가짜이니 샤오메이와 아창이라는 이름도 가짜겠지."

천융량이 말했다.
"지금 주변 100여리 에서는 시진의 목공소와 린샹푸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형님이 말씀하신 샤오메이와 아창도 틀림없이 알 겁니다."
천융량이 머뭇거리다가 덧붙였다.
"그들이 시진으로 돌아오지는 않을 것 같네요."

처음에 시진을 원청이라고 멋대로 확신했던 게 잘못 같다고 , 원청은 시진이 아니라 다른 곳인가 보다라고 했다.

"천명을 따르는 수밖에요."

13년 동안 어머니가 누구냐고 한 번도 묻지 않았던 린바이자가 리메이롄이 떠나자 자기 어머니를 떠올렸다.

린샹푸의 기억이 샤오메이를 불러냈다. 샤오메이가 그의 눈앞에 나타나고 샤오메이의 얼굴과 음성, 체온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하지만 닿을 수 없기에 그의 가슴은 순식간에 상실감으로 뒤덮였다.

열여섯살의 천야오우는 린바이자와 헤어진 뒤 완전히 낙담해 매일 얼빠진 표정으로 치자촌 물가에서 시진 쪽을 바라보았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내일 날이 밝을 때까지 밤새 보호해주소서. 주님, 음식을 주시고 저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즐거움이 주님의 은총입니다."

"주님, 제게 평안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린바이자는 일주일이 지난 뒤 마침내 눈물의 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한참동안 엉엉 울었다.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홍수처럼 흘러넘쳤다. 만감이 교차하고 슬픔이 흘러넘쳤다.

린바이자가 중서여숙에서 그들 자매와 만났겠다고 생각하자 린샹푸는 무척 마음이 놓였다.

하지만 불붙는 듯했던 상황은 일시적이었을 뿐, 시간이 지나면서 시들해졌다.

집이 텅 비자 린샹푸의 마음도 휑하게 비어 갔다.

그런데 생전의 남편을 원망할 때조차 그녀는 그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여자에게는 어떤 남자든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원수와 만나니 분노가 치솟는구나."

"이건 전쟁이지, 연극 구경이 아니라고."

"명심하게. 철천지원수와는 같은 하늘 아래에서 살 수 없네. 자네들은 토비가 절대 들어오지 못하도록 성문을 사수해야 해."

"토비를 잡으러 가자."

순식간에 정육점의 칼과 철물점의 칼이 사라지고 재봉소의 가위까지 사라졌다.

토비들은 하늘을 찌르는 듯한 함성을 듣고 새까맣게 몰려나오는 무리를 보고는 놀라서 사방으로 달아났다.

"주 단장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제 사부님을 단장으로 임명하셨고, 사부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저를 단장으로 임명하셨습니다. 이제 제가 죽어가니 단장직을 회장님께 넘깁니다...... 사부님과 제 묘비에 ‘단장‘ 이라고 새겨주십시오."

구이민은 모제르총을 건네받은 뒤 쑨펑싼의 눈을 감겨주었다. 그런 다음 모제르총을 들고 밖으로 나가,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쑨펑싼의 죽음을 알렸다. 조금 전까지 시끌벅적하던 사람들이 일제히 쥐 죽은듯 조용해졌다.

"절대 분란을 일으키지 마세요. 무사히 넘기려면 참는 게 최고입니다. 그래야만 화를 면할 수 있어요."

뱀을 잡으려면 급소를 찌르고 도둑을 잡으려면 그 왕을 잡아야 한다

"돌아가서 너희 성안의 사람들에게 알려라. 우리는 장도끼의 부하로 구이민을 납치해가니 우리 연락을 기다리라고 해."

명성이 자자한 시진 상인회 회장 겸 민병단 단장인 구이민이 토비에게 납치되었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에 시진은 엉망이 되었다. 시진 백성들은 너무 놀라 우왕좌왕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아버지, 아버지, 저 좀 구해주세요......"
하지만 울음과 비명으로는 호주 광산에서 헐벗고 굶주린 채 중노동에 시달리게 될 그의 운명을 바꿀 수 없었다.

"시진에 민병단은 없어도 구이민이 없어서는 안됩니다."

"회장님은 구해와야지요. 다만 모두의 목숨을 버리면서 구할 수는 없습니다. 천년 된 시진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는 없어요."

구이민이 나중에 모집한 민병단 병사는 대부분 타향 출신으로 원래 빈둥거리며 지내다가 밥이라도 얻어먹을 생각에 지원한 사람들이었다. 재난이 곧 닥칠 듯해 살길을 모색하던 중 생각지도 못하게 짭짤한 수입이 생기자 그들은 반색하며 받아들였다.

"재물운이 들어올 때는 대문으로도 막을 수 없지."

‘나뭇잎은 떨어지면 뿌리로 돌아가고 사람은 죽으면 고향으로 돌아간다‘

"온 몸이 피투성이셨어. 맞아 죽기 일보 직전이라고. 완전히 넋이 나간듯 했고."

"시진 상인회 구이민 회장은 차치하고, 다른 인질이라 한들 어떻게 구하지 않을 수 있겠나."

생명의 빛이 꺼지는 순간 그는 딸을 보았다. 옷깃에 주황색 꽃을 단 린바이자가 중서여숙의 복도에서 그에게로 걸어오고 있었다.

"죽었는데 왜 웃고 계시죠?"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나듯 옛일이 줄줄이 떠올랐다. 눈이 얼어붙었을 때 린샹푸가 커다란 봇짐을 지고 딸을 가슴에 안은 채 그의 집으로 들어왔던 모습이 제일 많이 떠올랐다. 그런 광경들이 비 내리는 날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처럼 하나씩 나타났다가 끊어지고 또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눈앞이 흐릿해진 것 같아 손으로 문질렀을 때에야 천융량은 자신이 울고 있는 걸 알았다. 그는 눈물을 닦은 뒤 린샹푸의 귀밑에서 칼을 뽑아냈다. 그러자 웃고 있던 린샹푸의 입이 다물어졌다. 천융량은 피 묻은 칼을 보며 린샹푸에게 말했다.
"이 칼은 장도끼에게 돌려줄게요."
그게 천융량이 살아서 린샹푸에게 한 마지막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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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가 되어 이 잡지를 읽어볼 기회가 생겼다. 찾아보니 수년전부터 이 바닥에서 나름 자리잡은 문학잡지인듯 한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호로 처음 접해 본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아직은 모르지만 어찌됐든 읽으면서 하나라도 더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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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소설가 하가람 님의 리뷰가 2개 나온다. 찬찬히 읽어보면서 해당 책을 직접 읽어보지 않았음에도 마치 그냥 다 읽어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설가가 느낀 핵심만 딱 집어서 리뷰에 녹여주셨는데 개인적으론 난생 처음 보는 책 임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과 핵심 메시지에 금방 익숙해질 수 있는 리뷰였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소설 리뷰는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같은 깨달음도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전문가의 리뷰를 보면서 나 자신이 그동안 썼던 리뷰는 어땠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잠시 가져봤다. 그냥 느낌가는대로 마구 갈겨쓰진 않았는지 반성해보게 되었다. 리뷰에도 내가 아직 알지 못하는 어떤 정형화된 규칙이나 규범같은게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솔직히 이게 수학이 아니라 문학리뷰이기에 획일화된 정답은 없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적어도 이 바닥만이 가지고 있는 어느정도의 노하우라는게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난 이런 것들과 관련하여 따로 체계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는지라, 글을 쓰는 법 같은 책을 참조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간혹 리뷰글을 보다보면 이런 글쓰기 노하우와 관련된 책들이 올라오는 것들을 보게 되는데 어쩌면 그런 책을 읽었던 분들도 내가 지금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문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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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후에는 소설가 장류진 님의 인터뷰가 나오는데, 몇 년 전에 이 분이 쓰신 ‘달까지 가자‘라는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인터뷰 내용에 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인터뷰 내용 중에 《연수》라는 작품에 나오는 일부 글귀들이 인용되어 있는데, 아직 이 작품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인용된 문장만으로도 그 감정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참고로 여기서 연수는 ‘운전연수‘ 를 의미하는 듯 보인다. 처음에는 잘 몰라서 주인공 이름이 연수인가 했다가 인터뷰 내용을 통해 내 생각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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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서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이라는 책에 대해 시인, 평론가, MD 이렇게 세 분이 비대면 채팅 형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작년 추석 무렵에 이 책을 읽어봤던 터라, 소위 말하는 업계 전문가 분들은 이 책에 대해 어떤 관점으로 보고 느꼈는지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독자인 내가 생각했던 것들과 겹치는 부분도 있었지만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내용들도 일부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한 예로 소유정 평론가 님이 말씀해주신 p.37에 밑줄친 부분은 독자인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라 신선하게 느껴졌다.

또한 책 내용과는 별개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여기 비대면 채팅에 참가하신 MD분이 알라딘 해외소설 담당MD 라고 나와서 이름을 보니 어디선가 얼핏 들어본 분 같았는데 Axt 에서 보게 되어 신기하기도 했다.

특별히 p.47에 밑줄친 내용 중에 알라딘 MD님이 말씀해주신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이라는 작품이 욘 포세의 《아침 그리고 저녁》과 대비해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것을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잘 몰랐던 책 중에 읽어볼만한 책을 추천 받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채팅형식으로 이루어진 독서 전문가들의 대화를 통해 읽어볼만한 책을 추천 받는 것도 나름 신선한 경험이었다.


뒤이어 나오는 글은 공학박사이자 작가이신 곽재식 교수님이 쓰신 행복과 관련한 글이다. 어떤 광고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이런 말이 들어간 광고가 있다. 독자인 나도 글을 읽으면서 곧장 생각났던 CM송이었다. 이 노래와 관련해서 행복이란게 어떤 건지를 말씀해주고 계신데 읽으면서 공감이 많이 갔던 내용이었다. 관련 내용에 밑줄도 몇 개 그어보았다. 아마 공감하실 분들이 많이 계실거라고 생각한다.

곽재식 교수님이 써주신 행복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을 나만의 언어로 풀어보자면 행복은 그림자처럼 잡을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바로 느껴지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어떤 고통스러운 것을 참고 한다기보다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공부 그 자체에서, 그 과정에서 행복해하고 있는 나 자신이 되는 게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이게 참 듣고 보면 뭐 대단한 건가 싶기도 한데 실제 삶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행복이 어디 멀리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는 글쓴이의 말이 왠지 모르게 공감되는 것은 비단 나만의 느낌은 아닐듯 하다.

이 다음에 나오는 글은 시인이자 여러가지 N잡을 갖고 계신 강혜빈 님의 글이었다. 이분이 생각하는 이번 호의 주제인 ‘갓생‘의 정의에 대해 볼 수 있었는데, 신선한 느낌이 들 정도로 뭔가 새로우면서도 공감이 되었다. 뒤에 이어서 써주신 글들을 읽으면서 굉장히 시간을 알차게 쓰고 계신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에 밑줄친 문장이 이분의 열심을 대변하는 것 같다.

‘몸이 강제로 전원을 끄고 기절할 때까지.‘

새해 다짐은 하지 않는다. 대신 버릇처럼 되뇌는 말이 있다. 갑작스레 기쁜 일이 생기거나 예기치 않게 사랑에 빠지는 순간, 들뜨는 기분이 될 때면 생각한다. 평정을 찾자, 현혹되지 말자. 나는 두 눈을 감고 그것의 이면에 대해 생각한다. 아름다운 벚나무 아래에는 반드시 시체가 묻혀 있다고 믿는 사람처럼. - P11

개체로서는 의미를 갖지 못하는 불완전하고 불가해한 단편(片)들이 모임으로써 하나의 완성체가 되는구나, 그 완성체를 분해하면 무의미한 단편으로 돌아간다. - P12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모여 아름다움이 된다. 아름다움은 불완전하고 불가해한 단편들로 모인 허상. 아름다움은 없음. - P12

그래, 어리석다. 홀릴 것을 알면서도 왜 벚꽃 길을 피할 생각은 않는지, 결말을 알면서도 왜 꼭 그곳으로 발을 디디고야 마는지, 그리하여 곤경에 처하는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깊은 마음 저편에서 나는 그가 사랑스럽다. 무엇이 사랑스러우냐 하면 이 어리석은 사람이 또 다짐하고,
후회하고, 실패하리라는 게, 여러 번 속아 넘어간 것에 기꺼이 몸을 던질 수 있다는 게, 현혹될 수 있다면 무서움쯤은 잠시 눈감아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그것이 못 견디게 사랑스럽다. - P12

「도덕적 혼란」은 도시에서 내연 관계로 지내던 넬과 티그가 시골에 내려와 적응하는 1년여의 시간을 다룬다. 그들은 폐허와 다름없는 오래된 농장과 집을 값싸게 구입하여 그곳을 재건한다. 처음 넬의 눈에 시골은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이처럼 아름다웠던 봄은 이제껏 없었어,
하고 넬은 생각했다."(205쪽) 넬은 이 아름다움을 유지하고자 한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집과 농장을 가꾼다. - P15

농장이 한 사람의 내면이라면 그것을 가꾸어 나가는 방식은 삶의 태도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 P16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까. 내 손을 더럽히지 않고, 상대방도 다치지 않은 채 안온하게 한곳에 정착하여 살아가는 방식이. 아무런 죽음의 대가 없이 깨끗한 농장을 꾸리는 일이. 내연 관계에 있는 남자와 가족이 되길 원하면서도, 그의 아내를 다치지 않게 하고 평화롭게 내 호칭을 찾아가는 방식이. 소설은 냉정하게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러니까, 언젠가는 도끼를 쥐어야만 한다고 말이다. - P16

‘나는 육식 동물이야. 그녀는 이상할 만큼 초연한 태도로 생각했다.‘(247쪽)

스스로를 육식 동물이라고 정의하는 순간, 모든 것은 명료해진다. - P16

그 뒤로 이어지는 소설의 마지막 문단은 단숨에 그녀의 미래를 그려낸다.

[아마도 그녀는 이 농장 생활을 통해 술수에 능해질 것이다. 아마도 어둠의 일부를 흡수하게 될 것이다. 어둠은 결코 어둠이 아니라 지식일 수도 있다. 그녀는 다른 이들이 조언을구하러 오는 여성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응급 상황에 처했을 때 그녀에게 연락할 것이다. 그녀는 소매를 걷어올리고 감정 따위는 생략해버리고 피에 흠뻑 젖고 냄새가 나는 의무를 무엇이든 완수할 것이다.](247쪽) - P16

여러 개의 미래형 문장으로 이루어진 결말은 넬의 미래가 그녀와 전혀 달라 보이던 로블린의 삶을 따라 흘러갈 것을 암시한다. 언뜻 농장 생활에 완벽히 적응한 것으로 보이는 그녀의 모습은 기묘하게도 낙관적으로 읽히지 않는다. 그리고 나오는 마지막 문장. "그녀는 능숙하게 도끼를 다루게 될 것이다."(247쪽) - P17

도끼로는 스스로를 해할 수 없다. 도끼는 대상을 가까이서 겨냥해야만 하는 도구이니까. 내가 살기 위해 무언가는 반드시 상처받고 피를 흘린다. 산다는 것은 매 순간의 작고 큰 도끼질의 연속이라는 것, 견고한 경계선을 가진 안전지대는 무수한 핏자국으로 이루어진 영토의 또 다른 말이라는 것을 그녀는 체득하게 된 게 아닐까. - P17

"아무것도 기르지 말게."
"살아 있는 놈들을 키우면 죽는 놈도 나올 걸세." (216쪽) - P17

그것이 자연의 이치이고 삶의 이치라면 초연히 받아들여야 할까. 내 것을 지키기 위해 도끼를 쥐는 일이 두렵다면, 차라리 누군가 내 머리를 베어줬으면 하는 것은 그래서인가. - P17

스스로 ‘난 이런 사람이다‘라고 정의내리고 있던 것들이 고정된 것이 아니고 계속 흘러가며 변한다는 사실 - P24

인생에는 여러 길이 있지만, 어떤 길이든 정답은 없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선택해서 나아가면 될 뿐이라는 걸요. 때로는 이 길과 저 길이 갈라졌다 합쳐지기도 하고, 예상에 없던 비포장도로를 달리다가도 생각지 못했던 아름다운 호수를 발견하게 되기도 하니까요. - P24

하지만 사실 인생이라는게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없고 이 길로 가려고 마음먹었다가 다른 길로 빠질 수도 있고 결국 길이 합쳐지기도 하잖아요. - P25

사실 계획대로, 예상대로 되는 일은 많지 않죠. 막연해서 무서웠던 일들도 막상 부딪쳐보면 의외로 할 만한 경우가 제법 있고요. 오히려 좋아, 같은. - P25

누구나 다 하는 일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나 말고도 어딘가에는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도저히 못할것 같던 마음이 정말로 옅어지는 것 같았다.
(「연수」, 31쪽) - P26

‘잘했어‘는 좋은 결과를 보여줘야만 들을 수 있는 말 같고, ‘잘할 거야‘는 내가 잘할 거라고 기대하는 것 같은데 그 기대에 못 미칠까봐 걱정하게 되는 말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잘하고 있어‘라는 현재진행형인 이 말이 좋다고 평소에도 생각하고 있어서 소설에 쓰게 되었습니다. - P27

사람마다 ‘공정하다‘라는것에 대한 자기만의 기준이 있고 거기에 또 엄청 집착하잖아요. 내 기준에 공정하지 않아 보이면 부당하다 생각하고, 인정하지도 않고요. 그런 것들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 P28

문학이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 - P30

"그래도 나한테는 이게 제일 귀하고 중요해. 너처럼." - P31

‘사이‘ 역시 또 하나의 키워드가 될 수 있겠네요. 제목에서 보자면 아침 ‘그리고‘ 저녁인데, 이 ‘그리고‘에 해당하는 부분이 쓰이지 않은 삶인 거잖아요. 전부 말할 수 없는 일생의 많은 부분들을 하나의 부사로 압축하자면 ‘그리고‘일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 P37

저는 이 소설을 통해 인물들이 꼭 한 번씩 턴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다시 받는 식의 대화가 얼마나 다정한지를 알게 되었어요. 내 말을 타인이 한 번 더 곱씹어주었을 때 안정감이랄지 설명할 수 없는 친밀함 같은 게 있잖아요.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화에서 그런 게 느껴졌어요. - P38

그러고 보면 나의 인생이지만, 그저 나로서가 아니라 어떤 관계 속의 나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로 나만의 인생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제게는 어떤 관계 속에서 의미 지어지는 나, 변화하는 나의 모습이 (아직까지는) 중요한 것 같아요. - P43

이 책의 문장들은 어떤 꾸밈이나 장식을 모두 제거하고 단순한 구조만 남아 가장 근본적인 인생의 본질에 대해 묻는데, 그렇기에 그의 작품은 결국 읽는 이가 완성하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백지 같은 여백 속에서 누구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그 해석을 더할 수밖에 없게 만들고, 그렇게 깊은 울림이 더해져 가장 구체적인 소설이 되는것 같아요. 그래서 여러분과 함께 읽어서 더욱 의미 있고 빛날 수 있었어요. 책이 두세배로 두꺼워졌다는 말씀, 너무너무 공감합니다. - P47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생각도 많이 났는데요, 이 책이랑 극단적인 반대의 지점에 서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한사람이 태어나서 늙어가기까지의 일대기 속에서 생의 온갖 지리멸렬하고 구질구질하고 군더더기 가득한 오만 감정과 군때, 모든 생의 순간과 느낀 것을 낱낱이 적나라하게 써내려가는 점이 이 책과 정반대의 지점에 있으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이 책과 같은 질문으로 수렴한다는 것을 느꼈어요. 우리 생에서 무엇이 중요한가 하는 질문이었는데 그런 다른 문체의 소설과 이 책을 함께 읽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 P47

광고는 어차피 그런 것 아니겠는가? 날씬한 몸매의 아이돌이 설탕 덩어리인 탄산음료를 마시라고 하고, 어지간한 부잣집 자식이 아니면 결코 엇비슷하게 꾸밀 수도 없을 것 같은 널찍한 집에서 신혼부부를 연기하는 광고 모델들이 나와 전자제품을 사면 이렇게 살 수 있다는 양 제안하는 것이 광고의 세계다. - P49

예쁜 무늬의 포장지 안쪽에는 변색된 표정의 사람이 숨어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모든 것을 잊기 위해서 이를 악물고 "행복할 수 있어요. 행복할 수도 있다고요"라고 부르짖는 느낌이었다. - P50

행복은 남이 이루어주거나, 외부의 무엇인가가 나에게 일구어주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내가 스스로 찾는 것이다.
내가 행복하거나, 행복하지 않은 것이지, 무엇인가가 나를 행복해지게 해줄 수는없다. 내 상태를 불행 상태였다가 행복상태로 바꾸어주는 것이 나 자신 말고 따로 있지는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 P51

행복은 내가 삶을 사는 방법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온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나에게 행복해지라고 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오만한 명령이다. - P51

나는 인생의 목표는 행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인생의 과정이 행복이라고 누가 말한다면 그 말에는 동의할 수 있다. 과정이 행복이라니, 그 말도 좀 질리도록 반복해서 들어본 말 같지만, 그래도 인생의 과정이 행복이라는 말 속에는 경험과 공감과 뿌듯함과 약간의 후회가 서려 있는 진실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라는 말은 그렇지 않다. 그말은 오히려 행복이 무엇인지 느껴보지도 못한 사람이 막연히 무지개 끝에 있을 황금단지나, 구름 위에 있는 신비의 궁전을 떠올리며 허상 속의 행복에 매달리는 모습에 더 가까운 것 같다. - P52

인생의 마지막 목표가 행복이기 때문에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해야 한다거나, 무슨 숨겨진 삶의 비법을 찾아야만 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처량하다. - P52

행복은 어려운 목표고, 멀리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욕망 속에서 갈구하며 달려들어야 하는 대상이 된다. 행복이 인생의 목표라서 끝없이 달려들어야 하는 것이라면 어쩐지 괴로운 것처럼 들리지 않는가? 말하자면, 세상이 거대한 행복 찾기 스파르타식 합숙학원 같은 곳이고, 잘못하면 밤마다 기합을 받아야 하며, 매달 시험을 쳐서 상위 10위권 안에 드는 사람들에게만 상으로 진정하고도 완벽한 행복감을 주는 마약을 먹여준다는 이야기 같지 않은지? - P52

그러므로 나는 행복이란 대부분이 잃어버리고 있어서 극소수만 차지할 수 있는 귀금속 같은 것도 아니고, 바깥에서 무엇인가가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며, 인생의 거창한 목표로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할 가치가 있는 단어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 P52

행복은 그런 것이라기보다는, 골치 아픈 일을 동료들과 함께 힘겹게 풀어가는 도중에 잠깐 서로 나누는 실없는 농담 같은 것이라거나, 갑작스럽게 닥친 문제로 마음 한구석에 무거운 것이 있었는데 그래도 어찌저찌 대강은 해결되었다고 생각할 때 느껴지는 후련한 느낌 같은 것이다. - P52

별것 아닌 일인데도 잘 할 줄 몰라서 당황하고 있는 어린이를 보았을 때 어른이라면 누구나 친절하게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그 느낌이 행복이고, 그 어린이가 문제가 해결되어 얼굴이 밝아진 것을 보면 뿌듯해지는 것이 행복이다. - P53

인생을 살면서 시간을 보람차게 활용하고 생산적인 일을 많이 하는 삶의 태도를 요즘 말로 "갓생"이라고 부른다. 나는 그런 삶이 정말로 갓생이라는 말의 어감에 어울리게 되려면, 행복해지려고 그렇게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 P53

나는 사람들이 아침에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자기전에 매일 일기를 쓰고, 주말마다 시간을 내어 새로운 악기나 외국어를 배우는 일들을 할 때, 그런 일들이 감내하면 언제인가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에 참고 하는 것이 아니라면 좋겠다. 나는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일기를 쓰고, 악기와 외국어를 배우는 동안 행복하기를 바란다. - P53

내 앞에 주어진 삶을 그 많은 일을 할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그 여러 가지 기회에 많은 꿈과 함께 도전하는 재미를 느끼는 시간은 행복한 삶에 잘 어울린다. - P53

돈을 많이 모으게 되었거나, 높은 지위로 승진한 자리에 오른 목표에 도달했다고 해서, 보통 그것만으로 그 사람이 갓생을 산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갓생이라는 말 역시 행복해지는 삶이 아닌, 행복한 삶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 P53

삶 속에서 어떤 단어가 우리 앞에 불쑥 나타나는 데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 P55

우연은 얼마나 흥미로운지. - P55

애초에 갓생이란 일상에서 소소한 성취감을 얻는 일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을 뜻한다. 생산적인 삶을 칭하는 MZ세대의 유행어로, 학업 및 운동 등을 열심히 하는 것을 아울러 말한다. - P55

(MZ는 너무 광범위하지만) 일명 MZ들은 짬나는 시간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퇴근 후에 인플루언서로 활동,
이모티콘을 만들어 부수입을 내는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한 가지 일로는 치솟는 물가상승률과 집값을 따라잡을 수 없는 탓일까. 혹은 주 직업에서 얻는 가치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메타버스처럼 자아실현 ‘모드‘를 전환하는 일종의 문화현상일까. - P55

자아의 분화는 나라는 존재가 다양한 가능성으로 열려 있음, 비어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브랜드마케터인 내가 망하면, 플로리스트인 나로 다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 P55

그렇다. 나는 자꾸만 쫑긋쫑긋움직이고 있다. 움직임이란 고여 있지않고 멈춰 있지 않는 운동성이다. 그것은 세포분열을 떠올리게도 한다. ‘갓생‘이란 어쩌면 자아의 ‘쪼개짐‘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알록달록한 롤리팝이 쪼개지듯. - P57

새로운 영역을 탐구하고 시도하는 에너지는 또 다른 내가 있기에 가능하다. 또 다른 ‘나‘들은 월요일의 나, 화요일의 나, 수요일의 나・・・・・・ 마침내 일요일의 나로 나뉜다. - P57

일사불란하게 오늘의 임무를 해낸다. - P57

몸이 강제로 전원을 끄고 기절할 때까지.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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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즐라탄이즐라탄탄 > 딱딱한 책인듯 하다가도 읽다가 간혹 기발한 문장들이 ...

1년 전 독서 기록을 통해 의외성(unexpectedness)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좀 더 강하게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보았다. 북플에서도 간혹 이러한 의외성의 파워풀함을 느낄 때가 있다. 평소에 내가 올린 글에 딱히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던 분이 어느날 갑자기 급작스러운 관심을 보여주신 적이 있었다. 당시 솔직히 좀 많이 놀랬다. 나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관심이었기 때문이다. 1년 전 독서기록에 나왔던 의외성과 이 예상치 못하게 받았던 관심을 연결지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때 내가 올렸던 글이 내가 평소에 올리던 내용과 좀 다른 분야의 내용을 올렸던 날이었고 소위 이 책에서 말하는 ‘의외성‘ 이라는 것이 적용될 만한 사건(?)이었다. 상대방이 평소에 예상치 못했던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거기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떤 식으로든 반응하는 뭐 그런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나도 그 분께서 보여주신 긍정적인 관심에 기분 좋게 반응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책에 나왔던 개념을 나 자신이 실제로 겪었던 에피소드에 적용해서 생각해보니 책에서 읽었던 내용이 좀 더 깊이있게 체화되는 듯한 느낌이 들고, 지금 혹은 향후에 만나게 될 관계들 속에서도 이러한 의외성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염두해두면서 필요한 상황에서 적절히 써먹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잘못쓰면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지만 잘만 쓰면 아주 좋은 약이 될 수도 있는게 의외성(unexpectedness)이 아닐까 싶다. 마치 양날의 검과 같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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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즐라탄이즐라탄탄 > 저자가 영국인이라 그런지 책을 읽으면서 영국이라는 나...

과거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로도 유명했던 영국. 마냥 대단하고 멋있어 보이기만 했던 이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영국사람인 조지 오웰은 외부인들이 잘 몰랐던 영국의 단점에 대해 적나라하게 얘기해주고 있다. 1년 전 독서에서 일부 문장만 줄을 치면서도 느낀 거지만 겉으로 좋아보이고 멋있어 보이는 것들도 이면에는 뭔가 부족하고 안좋은 면도 있을 수 있는 것임을 보게 된다.

이런 것들이 비단 영국만의 특징일까? 난 그렇지 않다고 본다. 어떤 나라든 개개인 한 사람이든 간에 장점도 있으면 단점도 함께 공존하는 건 모든 만물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종종 하는 얘기중에 ‘다 좋을 수는 없다‘는 말이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것들을 한마디로 축약한 문장이 아닐까 싶다.

오늘부터 설 연휴라서 기분이 좋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어떤 다른 이유로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을텐데, 모든 것에 일장일단이 있음을 기억한다면 각자가 처해있는 상황과 관계없이 평정심을 유지하며 연휴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모든 분들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연휴 기간 좋은 일들로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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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부분에 ‘프랭클린 다이어리‘의 기원에 관한 간단한 설명이 나온다. 이와 더불어 그 다이어리의 부작용(?)도 간략히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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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내용에서 요즘은 예전과 달리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끼어들기 때문에 애초에 일정을 계획할 때부터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굉장히 와닿게 느껴졌다. 일정을 타이트하게 짜는게 능사가 아니라는 말이 뭔가 마음에 여유를 가져다주면서 매순간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속에서 잘 살아남기 위한 일종의 노하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뭔가를 가까이에서만 집중해서 보다가 잠시 한 발치 물러나서 큰 그림을 보는 것과 유사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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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p.108에 밑줄 친 문장 중에 독일의 정신의학자인 에밀 크레펠린이 얘기한 ‘작동 흥분 이론‘ 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이 이론은 일단 시작하면 발동 걸린 기계가 작동하는 것처럼 계속하게 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실제 생활에 적용해서 실천해볼만한 이론인듯 하다.

이 이론과 더불어 문득 나이키 광고의 문구 중 유명한 문구인 ‘Just do it‘이라는 문구가 생각났다. 직역하면 일단 하라는 뜻인데, 위에 언급한 크레펠린의 이론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보인다. 그냥 일단 시작하고 나면 굴러가든 기어가든 뛰어가든 날라가든 어떻게든 가는 것이다.

일단 대략적인 큰 방향을 잡고 우선 순위를 정한 뒤 그 일을 할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면 그 다음부터는 더 세부적인 계획의 중요성보다는 ‘실행‘의 영역이 더욱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도 이러한 얘기들을 반복적으로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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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읽다가 개인적으로 눈길을 끌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p.114, 115에 나오는 SMART원칙이라는 것이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역산 스케줄링‘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읽어보니 예전에 다른 책에서 실제로 수많은 성과를 이뤄낸 저자가 사용했던 방법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만약 자신이 딱히 게으르지도 않고 뭐든 열심히 하는 타입인데 도대체 왜 원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면 여기 나온 ‘역산 스케줄링‘ 의 방법을 적용해보는 것도 나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랭클린 플래너day planner를 개발한 시간관리의 대가 하이럼 스미스는 목표와 성공, 계획 수립 등의 분야에서 원칙처럼 통용되는 이론들을 많이 만들었다. 하이럼 스미스가 만든 프랭클린 플래너는 일정과 금전출납만 기록하는 게 아니라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고 삶의 가치관과 비전을 세우고 월별, 주간별, 일별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게 양식을 제공한다. - P102

스티븐 코비와 하이럼 스미스는 18세기 미국의 독립을 이끈 벤자민 프랭클린의 이름을 따서 플래너를 만들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과학자이며 메모광이었다. 일상적인 메모만 잘 한 게 아니라 평생 추구해야 할 인생의 지침을 정리해서 매주 그 지침대로 생활했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실행한 일들을 꾸준히 기록했다. 스티븐 코비는 여기서 힌트를 얻어서 인생을 계획하는 시간관리 · 목표관리형 플래너를 개발했다. 프랭클린 플래너는 일정을 정리뿐만 아니라 인생을 계획하고 실천하도록 도와준다. 이것이 보통의 다이어리와 차이점이다. - P103

스티븐 코비와 하이럼 스미스는 성공한 사업가, 시간관리의 대명사로 여전히 존경받고 있다. 하지만 프랭클린 플래너에서 강조하는 ‘소중한 것 먼저 하기‘와 시간관리 계획을 생활화하다가 좌절에 빠지는 사람도 적지 않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쓰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이 며칠 못 가서플래너를 책상에 모셔두는 이유는 매일 계획을 세우고 일과를 기록하는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제대로 쓰는 방법을 설명한 책에도 플래너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권한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계획을 정리하는 데만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플래너의 빈 공간을 보면 기록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겨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다 오히려 플래너를 쓰는 데 시간을 빼앗기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 P103

계획을 세우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잡아먹는 프랭클린 플래너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전통적인 시간관리 기법과 일정을 계획하는 방법은 반복된 작업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환경에서는 유용했다. 하지만 이제는 어제 했던 일을 똑같은 방법으로 오늘 다시 반복하지 않는다. - P104

중요한 일을 ABC로 등급을 나누고 우선순위를 매기고 할 일 목록을 만들어서 처리하는 방식이 여전히 효율적이지만, 이런 전통적인 방법으로 효과를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과거에는 업무 시간에 불쑥 끼어드는 일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발달한 요즘은 수시로 전화가 걸려오고 스마트폰 메시지 알람이 쉬지 않고 울린다.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끼어들기 때문에 할 일 목록에 적은 대로 우선순위가 높은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 P104

머리를 써서 일하는 지식근로자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과거와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시간을 관리해야 한다. 지식근로자는 빼곡하게 채워진 일정보다 일정 중간에 자유시간을 넣어서 융통성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 P104

어떤 일이든 완료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정확하게 예상하기는 어렵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나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이 늘 생긴다. 이에대비해서 일정을 계획할 때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포함시켜야 한다. 링크드인의 최고경영자 제프 와이너는 "시간관리의 핵심은정해진 일정에 따라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따로 마련하는 것이다." 라는 말로 자유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P105

자유시간에는 아무 일도 안 하고 생각만 하거나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한 친구와 메신저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 업무적으로 꼭 해야 하는 일, 바빠서 미뤄두었던 일을 해도 된다. 전통적인 시간관리에서는 쉬는 시간도 일정표에 넣었다. 지금은 바쁜 일정 중에 넣어 둔 자유시간이 효율적인 일정관리의 핵심이다. 현재 상황을 심사숙고할 여유시간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 P105

플래너의 빈 공간을 보면 기록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겨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다 오히려 플래너를 쓰는 데 시간을 빼앗기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오늘날 시간관리의 핵심은 일정 중간에 자유시간을 넣어서 생각하는 시간, 즉 여유 시간을 따로 마련하는 것이다. - P105

할 일 목록과 우선순위는 계획을 세울때 반드시 필요하다. 할 일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계획, 중요한 일과 급한 일, 우선순위 등 시간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많다. 이 가운데 제일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 P105

인간은 태초부터 나태한 존재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든지 몸을 움직여서 시작해야 할 때가 되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시작이 반이다"는 시작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완벽한 계획을 세워도 시작하는 순간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앞선다. 집중력도 떨어진다. 계획하는데 들인 시간보다 시작하기 전에 꾸물대는 시간이 더 많다. - P106

계획을 세웠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할 때는 실행을 위한 준비와 일단 시작하기 전략이 필요하다. 실행을 위한 준비는 계획이 실행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저항에 대비하는 완충 공간 역할을 한다. 의지가 아주 강하거나 기한이 임박한 일이 아닐 경우 계획을 세우고 곧바로 실행하는 사람은 매우 적다. 계획을 바로 실행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 P106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실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을 찾는다. 둘째, 실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자원을 준비하고 미루는 핑계와 갑작스러운 일이 끼어드는 것을 최소화한다. - P106

일이든 공부든 실행하려면 오직 그 일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책상 정리도 집중하기 위해서 준비 과정에서 하는 일이다. 운동선수들은 본격적으로 운동하기에 앞서 근육을 풀어주는 준비운동을 한다. 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준비운동을 하는 시간은 상당히 길다. 준비운동을 하면서 근육을 이완시키고 어제보다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서 정신을 가다듬는다. 오늘 훈련에서 초점을 맞추는 부분, 실수를 보완하는 방법까지 생각하면 잡념이 사라지고 집중하기 위한 마음의 자세가 만들어진다. 이것이 준비운동의 효과다. - P107

꽃꽂이나 다도를 시작하기 전에 예법에 따라 도구를 준비하고, 서예를 하기 전에 먹을 가는 것도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준비 단계다. - P107

디자인 컨설팅 기업 IDEO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캘리는 "깨어있는 시행착오는 무결점의 지성적인 계획보다 훨씬 낫다"라는 말로 계획보다 실행을 강조했다. - P107

실행은 구체적인 계획보다 중요하다. 충분히 생각해서 빈틈없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계획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행동하면서 계획을 보완하는 편이 낫다. - P107

대강의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면서 보완하는 방식은 두 가지 장점이있다. 첫째, 행동을 통해서 학습할 수 있다. 실천하지 않으면, 즉 실제상황에 직면하지 않으면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학습은 더욱 어렵고 능률도 오르지 않는다. 둘째, 행동한 후에 계획한다는 생각이 다소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말로만 똑똑한 척하는 세계에서 계획과 회의, 의사결정 그리고 다시 계획과 회의, 의사결정을 무한반복하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인 결과를 만든다. 아무리 잘 계획된 행동이라도 예상하지 못한 위험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 P107

할 일 목록, 우선순위, 시간과 장소가 정해졌다면 실행하는 일만 남는다. - P107

만일의 상황,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 잘못될 가능성 등 모든 상황에 대비해서 계획을 세우면 실행해서 완수하기까지 더 오랜시간이 걸린다. - P108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을 하기로 계획했다면 실행하기는 더 어렵다. 우리 뇌는 좋게 말하면 효율성을 추구하는 기관이고 나쁘게 말하면 게으른 기관이다. 뇌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을 주저한다. 현재 하고있는 일만 계속하려고 한다. 실패했을 때 주위의 부담스러운 시선까지 의식하면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계획은 실행으로 연결되지 못한다. - P108

독일의 정신의학자 에밀 크레펠린은 하기 싫던 일도 일단 시작하면 발동 걸린 기계가 작동하는 것처럼 계속하게 되는 현상을 ‘작동 흥분 이론Work Excitement Theory" 이라고 했다. 계획만 세우고 실행하지 못한다면 작동 흥분 이론을 이용하면 된다. - P108

계획이 어느 정도 완성되면 일단 실행에 옮긴다. 일단 실행하면 관성의 법칙이 작용해서 시작한 일을 계속하게 된다. 뇌는 일단 시작한 일을 계속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추는 데 에너지가 더 소모된다는 것을 뇌는 알고 있다. 이 때문에 뇌는 하던 일을 계속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 처음에는 실행하기 어려워도 일단 시작하면 탄력이 생겨서 계속 실행하는 게 편한 상태가 된다. - P108

스스로 시간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자부하면서도 중요한 일을 계획한 대로 끝마치지 못하는 이유는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동격으로 인식하는 실수를 범하기 때문이다. - P109

여러 가지 일이 눈앞에 있을 때 정말 중요한 일과 단순히 마감 시간이 임박한 일을 가려내기는 쉽지 않다. 이때 어떤 일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느냐에 따라서 시간관리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 P109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중요한 일을 먼저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 P109

시간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된다. 시간을 돈이라고 생각하고 가치 있는 일에만 써야 한다. 가치 있는 일은 시간의 가치에 맞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행동이다.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그 일에 시간을 쓰는 게 옳은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 어떤 일이 가치 있는지 알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가치가 없는 일이라면 당장 그만두어 불필요한 시간의 지출을 막아야 한다. 돈은 쓰지 않으면 주머니에 남아 있지만 시간은 쓰지 않아도 흘러간다. - P110

할 일이 무엇인지, 어떤 일부터 해야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이 일과 저 일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시간을 낭비한다. 다이어리에 하루동안 할 일을 적고 시간을 배분해서 실행한다. 일과가 끝날 무렵에 계획대로 실천했는지 점검하면 중요한 일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고 자책한다. 하루 종일 여러 가지 일 사이를 왔다 갔다 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하루를 보낸다. - P110

바쁘게 일하지만 늘 중요한 일을 끝내지 못한다면 계획과 실행을 점검해야 한다.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고 낭비하는 시간을 줄이려면 자신의 행동을 관리해야 한다. 본질적으로 시간은 관리할 수 없다. 행동을 관리하는 건 간단하다. 할 일을 계획하면서 그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예상하고 각각의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더한다. 그 시간이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을 뺀 시간보다 많으면 계획한 일을 소화하기는 불가능하다. - P110

시간이 부족하다면 할 일 목록을 점검해서 불필요한 일,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일, 효율이 떨어지는 일을 뺀다. 이런 방식으로 좋은 결과를 만드는 일을 선별할 수 있다. - P111

하루 동안 할 일을 계획했을 때 제외할 일이 하나도 없을 때가 있다. 이럴 때는 그 일을 완료한 후의 결과를 예상한다. 그 일을 했을 때 어떤 결과를 기대하는지, 하지 않았을 때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해 보고 결과에 모두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면 하고 싶은 일, 기대치가 높은 일을 하면 된다. - P111

대다수의 사람들이 할 일을 줄일 때 결과를 얻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일부터 뺀다. 그래서 꾸준히 해야 결과가 나오는 일, 즉 장기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 P111

결과를 얻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을 결과를 바로 얻을 수 있는 작은 일로 나눠서 하나씩 실행하면 장기 목표 달성할 수 있다. ‘집안정리하기‘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라면 책상 정리하기, 책장 정리하기, 청소하기, 냉장고 정리하기 등으로 구분해서 기대치가 큰일부터 하나씩 실행하면 결과를 바로 알 수 있고 집안 정리하기를 완료할 수 있다. - P111

장기 목표를 하루아침에 달성하거나 한 번에 큰 성과를 내는 비법은 없다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을 때는 누구나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 이럴 때는 할 일을 작게 나누고 결과를 바로 알 수 있는 일부터 실행한다. 그러면 성취감을 느끼고 다음 일을 할 의욕도 생긴다. - P111

계획을 세우고 일정을 관리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프로젝트 관리자들은 계획을 세울 때 실행 과정을 단계별로 구분한다. 이들은 대형 프로젝트를 완료하기 위해서 여러 개의단기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세운다.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유일한 방법은 주어진 시간에 각각의 행동계획을 실행하는 것이다. - P112

미래에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정하고 할 일 목록을 정리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당장 할 일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작정 열심히 아무일이나 하면 된다는 생각은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113

하고 싶은 것, 바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리는 것을 맥스웰 몰츠는 ‘시각화Visualization‘ 라고 했다. 미래의 자기 모습을 상상하면 목표가 분명해진다. 목표를 이룬 자신의 모습, 원하는 결과를 눈에 보이는 것처럼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려보는 시각화는 효과가 있다. - P113

원하는 것을 생생하게vivid 꿈꾸면 dream 이루어진다 realization 공식 ‘R=VD‘에는 간절히 원하면 노력하게 되고 결국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 P114

종이에 쓰면 원하는 것은 더 구체화된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당장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어떤 일이든지 시작할 때부터 결과를 상상해야 한다.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갖고 있으면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 P114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완벽한 몸매를 가진 사람의 사진을 걸어두고 자극을 받는다. 이보다 더 현실적인 방법은 원하는 모습을 측정 가능한, 구체적인 목표로 정한 다음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다. - P114

측정 가능하고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는 방법을 SMART 원칙이라고 한다. 켄 블랜차드와 로버트 로버가 쓴《1분 경영 실천》에 SMART 원칙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SMART 원칙에는 다섯 가지 특징이 있다. - P114

•Specific(구체성) : 목표가 명확하고 애매하지 않아야 한다. 목표가 명확하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 P114

•Measurable(측정 가능성) : 목표를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도 없고 측정 여부를 판단할 수도 없다. 목표의 성공 여부가 추상적이지 않고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 P115

•Attainable(달성 가능성) :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운다. 최대한 능력을 발휘해서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는 목표여야 한다. - P115

• Relevant(연관성) : 목표가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지만, 그 목표가 미래에 당신의 개인적인 비전을 지시할 때만 그렇다. 단계별로 설정한 목표가 현재 상황에서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 P115

• Time-bound(시간제한) : 마감 시한이 없는 목표는 몽상에 불과하다. 명확한 시간계획을 가지고 기한 내에 달성할 수 있는 목표여야한다. - P115

SMART 원칙에 따라 목표를 설정한 다음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하려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획을 세워야 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획을 세우는 방법은 두 가지다. 현재에서 시작해서 순차적으로 계산해서목표를 달성하는 시기를 추정하는 ‘순행 스케줄링 Forward Scheduling‘ 과 최종목표를 달성한 시점, 즉 미래에서 시작해서 역산으로 지금 당장 할 일을 구체화하는 ‘역산 스케줄링 Backward Scheduling‘이다. 늘 열심히 일 하는데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열심히 하다 보면 잘 되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순행 스케줄링을 한다. 반면 소수의 차별화된 사람들은 목표가 생기면 최종 달성 시한을 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역산 스케줄링을 한다. - P115

역산 스케줄링은 목표를 달성한 미래의 모습을 시각화한 다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는 방법이다. - P116

반대로 마감 시한부터 역순으로 할일을 나열하면 어떤 일을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추가로 할 일,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일,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일을 구분할 수 있어서 더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배분할 수 있다. - P116

일을 하는 순서대로 계획을 세우느냐 아니면 목표를 달성한 시점에서 역으로 계획하느냐에 따라서 큰 차이가 생긴다. 기업에서 사업계획을 만들 때 지난해 실적에 성장률을 반영해서 연간 목표를 정한다. 대부분 이렇게 사업계획을 만든다. 하지만 이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5년 후의 목표를 세우고 3년 안에 해야 할 일, 1년 안에 할 일을 정하고 세부 계획을 세워야 일을 지배할 수 있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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