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가 되어 이 잡지를 읽어볼 기회가 생겼다. 찾아보니 수년전부터 이 바닥에서 나름 자리잡은 문학잡지인듯 한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호로 처음 접해 본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아직은 모르지만 어찌됐든 읽으면서 하나라도 더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새해 다짐은 하지 않는다. 대신 버릇처럼 되뇌는 말이 있다. 갑작스레 기쁜 일이 생기거나 예기치 않게 사랑에 빠지는 순간, 들뜨는 기분이 될 때면 생각한다. 평정을 찾자, 현혹되지 말자. 나는 두 눈을 감고 그것의 이면에 대해 생각한다. 아름다운 벚나무 아래에는 반드시 시체가 묻혀 있다고 믿는 사람처럼. - P11

개체로서는 의미를 갖지 못하는 불완전하고 불가해한 단편(片)들이 모임으로써 하나의 완성체가 되는구나, 그 완성체를 분해하면 무의미한 단편으로 돌아간다. - P12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모여 아름다움이 된다. 아름다움은 불완전하고 불가해한 단편들로 모인 허상. 아름다움은 없음. - P12

그래, 어리석다. 홀릴 것을 알면서도 왜 벚꽃 길을 피할 생각은 않는지, 결말을 알면서도 왜 꼭 그곳으로 발을 디디고야 마는지, 그리하여 곤경에 처하는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깊은 마음 저편에서 나는 그가 사랑스럽다. 무엇이 사랑스러우냐 하면 이 어리석은 사람이 또 다짐하고,
후회하고, 실패하리라는 게, 여러 번 속아 넘어간 것에 기꺼이 몸을 던질 수 있다는 게, 현혹될 수 있다면 무서움쯤은 잠시 눈감아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그것이 못 견디게 사랑스럽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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