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방송국의 TV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담당 PD와 인터뷰도 하고 함께온 방송 스태프들의 건강상담도 해주는 장면이 나온다.
또한 현대판타지라 그런가 최근 유행하는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한 아이튜버(?)들도 등장하여 주인공과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내용도 나와서 신선했다.
이러한 것들과 함께 각종 질환에 대한 민간요법들을 중간중간 배울 수 있어서 유익했다.

"여드름 흉터가 완전히 다 사라진다고 말씀은 못 드리지만, 좀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잘 익은 바나나 한 개에 꿀 티스푼으로 두 숟가락을 넣어서 완전히 으깨세요. 이걸 원하는 부분에 팩처럼 바르고 30분 동안 둡니다. 30분이 지나면 미온수로 씻어내고요. 이걸 이틀에 한 번씩 꾸준히 해보세요. 분명히 좋아질 겁니다."
"정말 그럴까요?"
"저 믿고 한 번 해보세요. 화장품은 자극적인 거 쓰지 마시고, 화학성분 없는 걸로 쓰시고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자의 입술 아래와 턱 부근에 뾰루지 자국을 볼 수 있었다. 다른 곳이 안 좋아서 생기는 현상이었다. 그게 아니어도 얼굴을 봤을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피부가 아니라, 다른 곳을 관리하셔야 되는 상황입니다."
"다른 곳이요? 어디요?"
"음....... 이게 조금 민감한 부분이라서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메모지에 글을 썼다.
[부인과 질환인데, 말씀드려도 됩니까?]

여자는 내가 내민 메모지를 보고는 깜짝 놀란 듯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러고는 나와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괜찮아요."
"그럼 말씀드릴게요. 자궁쪽이 안 좋으신 거 같습니다."

"뾰루지가 고민이라고 하셨잖아요?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한데, 그렇게 여성분 턱 쪽에 특별한 이유 없이 뾰루지가 올라오면 자궁이 안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생리통이 좀 심하시다거나 그에 관련된 특이사항이 조금 있으실 거예요."

"건강을 잃은 다음에 되찾는 게 아니라, 있을 때 지키는 겁니다. 모든 병은 방치하면 커져요. 자연치유되는 병도 있지만, 관리가 필요하죠."

"그럼 어떻게 해야 돼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는데, 전부 구하기 쉬운 것들이 아니에요. 작정하고 찾아야 되는 것들이 많거든요. 그나마 하나 추천드릴 게 개나리열매정도가 있겠네요. 말린 개나리열매를 10g 정도씩 세 잔 정도 나오게 차로 달이세요. 그걸 아침, 점심, 저녁 드시면 많이 좋아질 겁니다."

"지금 얼굴만 봐도 간이 안좋으신 게 보일 정도입니다.
술이랑 담배 당장 끊으셔야 합니다."

"제가 적어드릴게요. 꼭 챙겨드세요. 부추, 미나리, 다슬기, 브로콜리, 사과, 당근, 마늘, 버섯 같은 거 많이 드시고요. 헛개차 꼭 드세요. 헛개나무로 숙취해소제도 많이 나오고 그러죠? 괜히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꼭 드세요. 그리고 부추랑 미나리 같은 경우 정력에도 좋으니까 몸으로 확 느껴지실 겁니다."

"방해가 된다거나 하는 생각은 안 해봤습니다. 제가 이렇게 건강즙을 판매하는 이유도, 먹고살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이유도 있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정말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시길 바라서 하는 거거든요. 건강을 팔고, 건강을 나눠드리고 싶습니다."

"전부 사장님 진단대로랍니다! 저희 제작진이랑 손님들 전부요!"
내가 처방하는 민간요법이 현대의학적으로도 검증이 된 순간이었다.

"기적이라는 게 어쩌면 모든 게 기적인 것 같아요. 지금 우리가 이렇게 존재하고, 얘기할 수 있다는 것도 기적적인거잖습니까? 정말 말도 안 되는 확률을 뚫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아오고, 지금 이런 상황까지 다다른 거잖아요."

"제가 하는 것보다 대단한 건 애초에 건강을 잃지 않고 지키는 겁니다. 모든 분들이 기적적으로 존재하며, 항상 기적을 만들어가며 살아가고 계시다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의 삶은 정말로 소중한 거거든요. 건강이 최고입니다."

나도 잠시 먼저 떠난 가족들을 떠올렸다.
예전에는 애써 떠올리지 않으려 할 때도 있었다. 한 번 그 기분에 빠져들면 그날은 하루종일 축 쳐졌다. 그게 싫었다.
안 그래도 서러움 많은 인생에 서글픔을 더하는 게 싫었다.
요즘은 모두를 떠올려도 전보다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여전히 슬프고 가슴이 미어지지만, 그래도 좀 나았다.

스스로가 자랑스러운 적이 없었다. 언제나 부끄러움으로 가득한 삶이었다. 이제야 비로소 가슴과 어깨를 펴고 똑바로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었다.
아직 멀었지만, 그래도 많이 좋아졌다.

"당장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면 비용 소모가 만만치 않을거야. 그리고 사이트 유지보수도 사람 써야 되고. 직접 관리하는 건 분명히 한계가 있거든. 아예 손을 떼고 있으라는게 아니라, 네가 직접 해야 되는 일들이 많으니까."

잠시도 쉬지 못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말하는 것도 계속하면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정말 입이 아플 지경이었다.

사랑과 술은 잘하면 명약이고 잘못하면 독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명약으로서 활용하면 되겠지.

"같이하면 금방 끝나잖아요."

예전에 혼자 들이붓던 술은 취하기 위해서였다. 가혹한 현실의 괴로움을 잊기 위해 술이란 지우개로 뇌 주름을 문지르는 것이었다.
지금은 즐거움을 위해 적당히 즐길 수 있었다. 이렇게 웃으며 술을 마신 게 게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참으로 신기했다.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고 할수록 내 삶이 모든 면에서 좋아졌다.

말 그대로 삶이 나아졌음을 뜻하기도 했지만, 내가 스스로의 삶을 좋아할 수 있게 됐다는 걸 의미하기도 했다.
모든 인생이 아름답지는 않다. 하지만 모든 인생은 아름다울 수 있다.

예약을 할 정도로 절실하지는 않다는 뜻이다.
대다수가 그저 재미삼아서, 공짜니까 건강상담을 받으러 오겠다는 마음이 컸던 거겠지.

영원히 타는 불꽃은 없다.
그렇듯 인터넷에 잠시 지펴진 불꽃도 꺼지는 듯했다.
그래, 영원한 건 없다. 적어도 이 세상에는 없다.

[나 말고도 저 양반 덕에 몸좋아진 사람 많아요. 이 동네에 복이 온 거지, 복이 왔어. 전부 가짜들이 진짜인척하는 세상인데, 저 사람은 진짜배기야.]

지난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애들한테 친절하게 한 것이 이런 식으로 돌아올 줄이야.
카르마라는 것을 믿게 된다. 인과응보(因果應報)는 분명히 있다. 언제든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방송에 나갔으니 범죄의 표적이 되기에도 충분했다.
과거에 산골소녀 가족이 방송에 나왔다가 범죄의 표적이 되는 비극적인 사건도 있었으니까. 이외에도 비슷한 사례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세상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나쁜 놈들이 널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표적을 잘못 골랐다. 그냥 당하고 있을 내가 아니니까.

마음은 조급했지만 행동을 최대한 침착하게 했다.

지나와서는 시간을 허비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다시 되돌아보니 좋은 경험이기도 했다.
그래,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 즐거운 일도 있었다. 그렇게 여러 일들을 경험해서 지금의 내가 있다. 지금까지 해온 모든 일들이 내가 살아왔다는 증거 그 자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누군가 잘 됐을때 진심으로 축하해 주기란 쉽지 않다. 속이 좁아서 그런 게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거라 생각된다.

할아버지는 많은 사람들을 도우라고 능력을 줬다. 하물며 가족을 챙기는 거야 당연하지 않은가. 이런 능력이 아니었어도 내가 잘 된다면 작은아빠와 고모는 반드시 챙겨야 하는 사람들이었고, 의무감이 아니라 내가 원해서였다.

"잘 되니까 잘 되는 대로 고민이네."
"그치? 원래 다 그래."

"확실하게 준비해서 장사하는 게 훨씬 낫다. 그리고 너 컨디션관리도 해야지. 그렇게 밤새서 일하고 했을 때 상품에 이상 안 생길 거 같아? 분명히 문제생긴단 말이야."

"직원?"
"그래, 과일 손질하는 거랑 설거지 도와줄 사람 하나만 구해도 훨씬 낫지. 그리고 방송보니까 오후에 슬러시만 담당하는 알바도 따로 쓰고. 사업할 때 인건비가 크긴 하지만, 그렇다고 또 그거 아끼겠다고 혼자 붙들고 있으면 이도저도 안 돼. 특히 장사 잘 될 때는."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거렸다.
"확실히...... 그래야 될 거 같긴 하네요."

"결정은 네가 하는 거니까 알아서 잘해봐. 잘할 거라고 믿는다. 이제 시작한 사업 벌써 여기까지 끌고 올라왔잖냐."

도저히 할아버지에게 능력을 전수 받았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여러 가치 증명을 해내면 믿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이런 능력의 기본은 나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해야 되는거니까.

"계속 공부해야 돼. 여기 찾아오는 사람들은 너 믿고 오는거잖아. 네 말만 믿고 그대로 해볼 거고. 그냥 심심해서 오는 사람, 방송 나왔다니까 오는 사람, 그냥 기분이 별로여서 오는 사람, 기분이 좋아서 오는 사람, 호기심에 오는 사람 등 다양할 거야. 하지만 진짜로 간절해서 오는 사람들도 많을 거라고."

"재미있으면 그게 공부냐?
원래 공부는 재미없는 거야.
그리고 너 이게 독이 될 수도 있으니까 항상 조심하고."
"뭐를 조심해요?"
"너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 분명히 그런 사람들도 생길 거야. 병원에서 못 고치는 병 달고 있는 사람들. 이것저것 대체의학 찾아보면서, 간절함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오는 사람들도 있을 거라고. 사실 냉정하게 얘기해서 시한부로 사형선고 받은 사람들한테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겠냐? 그래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라고."

나는 우선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현재 다루고 있는 모든 과채류의 주문량을 늘리고 일을 했다.

능력을 전수받고 최대치의 속도를 내는 줄 알았는데, 머릿속에 담긴 이론을 몸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머리도 이론을 따라가지 못했다.
뭐든지 해봐야 알 수 있었고, 늘게 마련이었다.
간단한 예로 글씨를 잘 쓸 수 있는 것만 해도 직접 써보기 전까지는 몰랐다.
명검도 갈고 닦지 않으면 녹이 스는 법.

나는 모든 일에 더 열정적으로 임했다. 당장은 늘어나는 손님들을 대비해야 되기에 시간이 없었지만, 시간이 나는대로 생전 안 하던 공부도 하면서 노력할 준비가 돼 있었다.

나는 다시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어색해서 나오는 미소가 아니라, 눈치껏 알아 들으라는 의도된 어색함이었다.

"기계가 돌아갈 때도 수시로 살펴봐야 돼요. 예나 지금이나 다 정성인 건 똑같습니다."

여름휴가마저 반납하고 일을 하는 모습이 담기는 건 긍정적으로 비칠 게 분명했다.
정직하게 일하며 고객들을 1순위로 생각한다는 거니까.
아이튜브 촬영에 협조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촬영 시작 전에 김성환과 가예림에게 확답을 받아둔 부분이었다. 혹시 모르니 간단한 동의서도 작성해둔 상태였다.
철저한 위생을 강조하면서 좋은 기계를 들였다는 내용이니 가게 이미지에 좋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는 내가게보다도 박종만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담아내는 장면이었다. 사업 시작부터 지금까지 그에게는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까.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모습에 마음이 조금 풀어졌다. 촬영도 내 요구대로, 계획대로 잘 이뤄졌고. 내 휴대폰과 CCTV에도 모든 장면들이 담긴 데다가 동의서까지 작성하여 보험도 확실히 들어놔서 걱정이 없었다.
처음에는 무작정 찾아와서 촬영을 요구하는 것부터 시작해 일에는 도움이 되기는커녕, 도리어 일을 늘려서 조금 짜증도 났는데.

"하하하, 괜찮습니다."
진심으로 하는 말이었다.
이런 식으로 엿을 먹인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도 빅엿을 준비해뒀으니까.
정확히는 김성환이 처음부터 커다란 엿을 단 채로 온 거지만.

"헤르페스라면......."
가예림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더니 미묘하게 앞으로 다가와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헤르페스는 바이러스성 질환인데요. 1형과 2형으로 나뉩니다. 지금 성환 씨처럼 입술 주위에 포진이 생기는 게 1형입니다. 전 세계 사람들 중절반 이상이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흔합니다. 평생 자기가 헤르페스 보균자인지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도 많고요."

"지금 증상이 전형적이에요. 피곤하거나 면역력이 좀떨어질 때, 그렇게 입술이나 옆에 포진이 생겨요. 만약에 그게 터져서 진물이 흐를 정도일 때는 전염력이 훨씬 강해지니까 조심하셔야 합니다."
"앗, 그럼 성환이가 여기에 바이러스 퍼뜨리고 다닌 거예요? 아까 설거지도 했고, 포도즙도 먹다가 뿜었고.."
가예림이 살짝 놀라며 말했다. 반응으로 봐서는 헤르페스에 대해서 잘 모르는 듯했다.

"직접적으로 체액이 점막을 통해 흡수가 되거나 먹는 게 아니라면 문제없습니다."

"무엇보다 헤르페스가 전염력이 있긴 하지만, 무슨 좀비 바이러스 같은 건 아닙니다. 그러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s로스쿨러 2023-09-24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새벽에 어떤 사이트에서 헤르페스에 걸린 성인이 아기한테 입맞춤을 해서 그 아기가 죽었다는 걸 봤거든요,,그래서 헤르페스가 뭔지 궁금했었는데 이 책에도 나온다니 신기하네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9-24 17:57   좋아요 1 | URL
아 그러셨군요 저도 헤르페스라는 걸 오늘 책읽으면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래저래 주의가 필요한 질환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살다 보면 때로는 안 좋은 일도 일어나는 법이다. 그리고 결국에는 좋은 일도 일어난다.
그래서 삶이 더 드라마틱하고 재미있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먹는걸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 고친다고. 저는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식습관이나 생활습관 등의 개선을 많이 알려드립니다. 그것만 해도 몸이 나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사람이니까 오시는 김에 뭐 하나 팔아주시면 감사하죠. 그런 마음도 아예 없다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길 바라며 하는 일입니다."

내게 가족이라고는 고모와 작은아빠밖에 없다. 그리고 가족 덕분에 현재 일을 할 수 있는 거다. 항상 알고 있었지만,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느낀다.

크지 않은 노력으로도 충분히 웃을 일을 만들 수 있었다.
베푸는 게 행복했다.

인터넷에 오르내린 홍보 효과가 생각보다 컸다. 마치 산불처럼 삽시간에 번지는 중이었다.

이 매출이 언제까지고 계속 지속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산불도 언젠가는 꺼지게 마련이니까.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한다.

일이 힘드니 카메라 따위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오, 그러면 특별할 비법이랄 게 있나요?"
"일단 당연히 재료가 좋아야 하고요. 그다음은 기본적으로 위생을 철저하게 지킵니다. 그리고 정성이 필요하거든요.
아무리 손이 많이 가도 일일이 하나하나 꼼꼼하게 합니다."

"비타민D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원래 일광욕이 좋은데-"

"이 사람이 큰일 날 소리를 하고 있어. 우리 같은 늙은이들은 지금 날씨에 잘못하면 쓰러져." 
"아, 그럼요. 알죠. 그러니까 비타민D가 많은 식품을 드셔줘야죠. 달걀 하루에 하나 정도 드시면 좋고요. 표고버섯이나 목이버섯 말린 것도 좋고, 시래기도 좋아요. 미역이나, 다시마, 김 같은 해조류도 좋고요."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s로스쿨러 2023-09-23 15: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판타지 소설이 건강에 대해서 심도있게 다루네요,,제가 읽는 의사들이 쓴 건강책이랑 내용이 비슷해요,,그런데 어디 부분이 판타지예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9-23 15:22   좋아요 1 | URL
아 제가 여기에 밑줄을 따로 쳐놓지는 않았는데, 주인공의 할아버지로부터 비현실적으로 (?) 민간요법과 관련된 지식 과 능력을 전수받는 내용이 1권 앞부분에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주인공이 자기가 만나는 사람의 얼굴만 보고도 어디가 안좋은지 알고 상대방의 건강을 진단해주는 그런 내용들이 이어집니다. 현실적으로 따로 공부를 하거나 하지 않은 이상 그러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죠.. 근데 제가 말씀드린 이런 내용들 외에는 그냥 사람만나서 대화하고 하는 것들은 일반 소설들과 크게 다르진 않은듯 합니다. 오히려 소재가 그나마 최근 우리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소재들이라 ‘현대판타지‘ 라는 장르로 알라딘에서 분류해놓았더라구요.

ys로스쿨러 2023-09-23 15: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공부를 따로 안해도 저절로 그런 지식을 갖게되서 판타지군요,,목사님이 설교 시간에 세이노의 가르침이 기독교인이 읽기에 힘든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읽을 가치가 있다고 읽어보라고 하시더라구요,,즐라탄탄님때문에 부분적으로 읽어서 반갑더라구요,,전 간헐적으로 읽어서 그런지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구요,,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9-23 15:40   좋아요 1 | URL
예 제 경우에도 세이노의 가르침을 짬짬이 읽어서 끝까지 완독하는데 시간이 꽤나 걸렸습니다. 그래도 이 세상을 살면서 현실적인 조언들, 얘기들이 많이 나와서 유익했던 독서였다고 생각합니다. 700쪽이 넘는 책에 텍스트도 많은 편이라 한번에 쭉 읽기는 부담스럽고 힘든게 사실인데, 나눠 읽으니까 글도 잘 읽히고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전자책]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 1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 1
아피로 / KW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권 전반부는 사업을 개시하는 단계라 주변사람들로부터 사업 준비와 관련된 도움을 받는 내용들이 나오는 무난한 내용이었다면, 1권 중후반부는 주인공의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오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겪게되는 각종 에피소드들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1권 막판에 주인공이 억울한 누명을 쓸 뻔한 장면이었다. 세상 사람들 정말 무섭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할 만큼 철저하게 기획된 공작을 보면서 얼마전 읽었던 '회귀했지만 출근합니다'라는 판타지 소설에 나왔던 배후세력의 음모가 다시금 떠올랐다.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물밑에서 갖가지 음모들을 꾸미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세상의 각박함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물론 아직 이 세상에 좋은 사람도 많이 있겠지만, 상대방의 선의나 호의를 이용해서 그들을 등쳐먹으려는 악한 사람도 왕왕 존재하기에 언제나 조심 또 조심하면서 사기꾼들을 분별할 수 있는 눈을 키워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나리자 2023-09-23 15: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오고 나서 시원해졌네요. 편안하고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즐라탄이즐라탄탄님.^^

즐라탄이즐라탄탄 2023-09-23 15:44   좋아요 1 | URL
예 날씨가 이제 선선해진게 피부로 느껴집니다. 아침공기가 다르더라구요. 환절기 건강관리 잘하시고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전자책]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 1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 1
아피로 / KW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적부터 건강의 중요성을 깨달은 주인공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하던 건강원 사업을 대를 이어하게 된다. 초반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 순탄하게만 흘러갈줄 알았던 건강원 비지니스지만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보니 진상손님도 만나고, 경제적 이해관계로 인해 억울한 누명을 쓸 위기를 맞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른 내용도 많았지만 읽다가 진상손님 퇴치법에 대해서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얼마전 뜬금없이 내게 악플을 달았던 인간한테 내가 말했던 방법과 비슷해서 좀 놀랬다.

"저는 밖에 데크까지 깔았는데 왜 어닝을 안 치시나 했죠."

이번에도 역시나 특유의 떨림과 긴장감이 날 찾아왔다.
하지만 여전히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컸다.
이 묘한 감각에 천천히 중독되는 듯하다.
무엇이든 간에 도전을 해본 사람만이 아는 그런 맛이다.

역시나 홍보가 중요하다. 자그마한 칠판 형태의 입간판을 세워 놨다.

뭘 믿고? 제대로 된 곳에서도 뒤통수 치고 벗겨먹는 경우는 허다하다.

"그런데 협회에서는 정확히 어떤 일을......?"
"아, 많지요. 추출가공식품제조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조사와 연구를 하고, 영업시설의 현대화, 품질 향상, 경영 및 가공기술 향상을 위한 제반지원사업, 영업에 관한 분규의 조사 및 조정, 불량식품 제조 및가공, 유통을 방지하는 등 뭐일일이 다 말하려면 입이 아프지."

누구든 무엇이든 적을 늘려서 좋을 건 아무것도 없다.

나는 속으로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터지려는 것을 뚜껑으로 짓눌러 막으며 참는 중이었다.
순수한 노인네 속여서 가입비 뜯어내고, 회비 뜯어내고 그랬던 거 아닌가.

"어디서 약을 팔아......?"
제대로 꼽을 줬으니 또 와서 귀찮게 할 것 같지는 않았다.

설사 협회가 생각 이상으로 괜찮은 곳일지라도 가입할 생각은 없었다.
어차피 모든 일에 대한 결정은 내가 내린다. 그에 대한 책임도 내가 진다. 그 누구도 그걸 덜어주지 않는다.

동종업계 사람들과 친목을 다지는 게 마냥 나쁘지는 않을수도 있긴 하다. 같은 고찰을 하며 외로움을 덜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그런 걸 필요로 한다는 것은 배부른 소리다. 이미 할아버지와 할머니, 작은아빠, 고모로부터 많은 답들을 받았으니까.
그래, 외로울 틈도 없다.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야 됩니까? 괜찮다는데 왜 그러십니까? 지금 권유가 아니라 강요를 하고 계십니다."

내가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흔들림은 없었다. 만약 단순히 돈만 바라보면서 이 일을 했다면 조금 흔들렸을지도 모른다.
돈 욕심도 있다. 많다. 돈 싫어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단지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되새기며 나아갈 뿐이다.
절대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갈 것이다. 자꾸만 욕심이 난다. 욕심도 건강할 수 있다. 더 나아지려는 욕심, 그에 걸맞는 노력과 근성이 있었기에 지금 세상도 있는 법이다.
중단하는 자는 승리하지 못한다.

전반적으로 괜찮게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여기서 만족되지는 않았다.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들어갈 때였다.
사업은 천천히 불려 나가는 거라지만, 초장부터 대박이 나지말라는 법도 없으니까.

"사과즙이랑 주스는 무슨차이에요?"
"농도의 차이입니다. 사과즙이 아무래도 좀 더 고농축이죠. 하지만 둘 다 품질 좋은 사과로 다른 첨가물 없이 추출하는 건 같습니다."

적어도 웃는 얼굴로 칭찬 한마디라도 해주면 기운이 솟았다.

나는 블루베리즙을 컵에 담으며 대답했다. "예, 항산화 능력이 아주 우수합니다. 세계 10대 슈퍼푸드에도 선정됐고, 눈이랑 혈관에도 좋아요. 당뇨 예방에 항암 효과도 있고, 다양합니다.
한 번 드셔보세요."

"아, 요만한 컵 한잔씩이 뭐 얼마나 된다고 그렇게 쩨쩨하게 굴어? 그런 식으로 장사하면 안 돼. 장사라는 게 그렇게 치사스럽게 하면 안 된다고."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가세요."

"뭐, 뭐어?"
나는 남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들으셨잖습니까. 가시라고요."
"제대로 들은 거 맞아? 이런걸로 이렇게 치사하게 굴면 누가 와? 자네 지금 실수하는 거야? 손님 잃는 거라고."

"알겠습니다. 제 장사는 제가 알아서 하니까 걱정해 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이만 가세요."
"아니, 뭐 이런....!"

"빨리 보내버려야지. 이거 가지고 그 개진상을 떠는 놈이면 보통 놈이 아니거든. 저런건 확실하게 잘라야 돼. 조금 받아주는 것 같으면 계속 개기거든."

"아무튼 잘했다. 진상은 무조건 걸러야 돼. 경험상 진상떠는 놈들한테는 잘해줘봤자 아무 소용도 없어. 뒷말도 꼭 진상들한테서 나오고, 클레임도 걸고 난리치니까. 오히려 친절한 손님들이 결국 좋은 말 해주고, 다시 찾아주고 그래.
파레토의 법칙이라고 아냐?"
"파레토? 그게 뭐예요?"
"80대20 혹은 8대2의 법칙.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난다는 소리야. 네 매출도 진상 여덟명보다는 좋은 손님 둘한테서 나올 거라는 말이지."
나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래. 그리고 이 말하고 간다는 걸 깜빡했다."
"뭐요?"
"지금도 진상 들렀다 가서 알겠지만, 장사라는 게 스트레스 관리야. 모든 일이 그렇지. 정신줄 똑바로 잡아. 지금은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지만, 장사라는 게 어떻게 될지 몰라. 내가 말했지? 버텨야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고."

"장사 안돼봐라. 가게 나와있는 것도 곤욕이지. 가만히 있어도 임대료다 공과금이다 뭐다 돈을 줄줄 새는데.  재고쌓여 있는 거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고. 넌 지금 임시지만 여기서 살고 있지? 24시간이 스트레스인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요."
"이게 문제가 그렇게 되면 친절하게도 못해. 하루에 한두명 올까 말까하는데 누가 계속 친절할 수 있겠냐? 그럼 자연스레 장사도 더 안 되고. 악순환의 반복이거든. 그러니까 진상이다 싶으면 미련 없이 커트하고, 잘 버티라고. 일단 첫 번째가 길게 가는 거야. 그 다음을 바라보려고 해도 일단 버텨야 뭐가 될 거 아니냐."
"그렇죠. 명심하겠습니다."

빨리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지.

"처음에는 긴가민가했는데, 우리 과이신 거 같아요. 딱 할때 제대로 해버리고 싹 해치우는 스타일. 우리 같은 사람들은 또 뭔가 반짝 떠오르면 바로 해야 되잖아요. 안 그래요?"

남자는 쩝 하고 입맛을 한번 다시고 말했다.
"아니, 일거리 좀 드릴까 했죠."
"일거리요?"
"요즘 여름이라고 몸들이 허하다고 해서 약들을 많이 지어가는데, 감당이 안 될 정도거든요. 자꾸 미뤄지니까 환자들은 환자들대로 불만이고, 우리는 우리대로 힘들고. 근데 가까운 데 건강원이 생겼다고 하니까 왔죠."
"그러셨군요."

하지만 당장 눈앞의 몇 푼에만 매달릴 생각은 없었다.
그러자고 시작한 일이 아니었다. 내가 주도적으로 일해야지, 하청으로 있고 싶지 않았다. 조금 극단적일지라도 내 마음이 그랬다.

나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이상하게도 한의원의 제안을 거절하고 나니 마음이 편해지고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 상황이 재미있었다. 거부할 수 있는 권리라는게 생겼다. 내 삶에도 선택권이라는 게 있었다.
전에는 주어진 상황에 나를 맞추며 살지 않았었나.
지금은 내가 주도적으로 삶을 꾸려가는 느낌이었다.
누군가 나의 이런 속마음을 안다면 우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지금껏 그랬고, 이제 바뀌었다.
이 소소하지만 분명한 성취감 덕분에 더 바뀌어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염치라는게 있어서 진단을 받고 나면 꼭 즙을 한 박스씩 구입했다.
가끔 슬러시 하나를 사먹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상품을 늘리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수십만원씩 하는 성분검사도 받아야하고, 포장지 디자인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 다 돈이다.

하지만 옛날부터 건강원의 수입원 중 하나가 바로 재료를 가져오면 공임비를 받고 대신 즙을 내주고 약을 달여주는 것이었다. 노동력에 기계 대여비, 전기세 등을 생각하면 저렴한 편이었다. 만약 포장을 원하면 그건 또 개수대로 돈을 따로 받는다.

사람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자연히 각종 질환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그리고 약해지는 몸만큼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도 필요하고.
동네 작은 병원들은 적어도 노인들에게는 두 가지 역할을 한 번에 수행하고 있는 듯하다.
지금 나도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게 아닐까.

스스로를 의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냥 접근성 좋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치료사라 생각한다.

지금 나는 잘하고 있나?

직업과 꿈을 동일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장래희망과 꿈은 분리돼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무조건떼어놓고 보란 법도 없다.
지금 내가 그랬다.
이게 꿈이 됐다. 직업이란것에는 단순히 돈 말고도 더 무거운 무언가가 있었다. 그걸 느꼈다. 우선 하나 분명히 알겠는건 보람이었다.

사람들을 치료할 때 많이 느꼈다. 직접적으로 돈을 벌 수는 없으니 직업은 아니지만, 사업과 연결돼 있는 것은 확실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은 일이었다. 더 많은 사람들을 치료하고 싶었다. 몸이 호전되면서 나오는 그 기쁨과 감탄이 뒤섞인 웃는 얼굴을 보는 게 좋았다.

새로이 가지게 된 꿈 하나는 이뤄나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같이 품게 된 다른 꿈들도 반드시 이뤄내고 싶었다.
예전에는 몰랐다. 꿈이라는게 여러 개일 수도 있고, 하나를 이룬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라 더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 시작할 때 이미 마음을 먹지 않았던가. 여기에 인생을 걸어보겠다고.
노 빠꾸! 풀 악셀!
기왕 시작한 거 제대로 해봐야지.

우선 자신만의 무언가가 있어야 했다. 꼭 특허 하나라도 있든지, 적어도 자신들이 원조라고 부르짖을 것이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바로 건강이었다. 성공하고 나서 하는 말이라 진심일지는 모르나, 이윤창출보다는 고객들의 건강을 우선시했다고.
틀린 말은 아니라 생각한다.
돈을 따라오게 해야 한다고.
진짜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면, 당연히 더 찾아올게 아닌가, 그럼 자연스레 돈은 더 벌리는 거고.

한참 동안 푸념 섞인 이야기를 들어주고, 건강을 위한 음식이나 행동을 알려주는 일은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즐거웠다.

"저는 불법 의료행위를 한적이 없습니다. 무슨 침을 놓는다거나, 뼈를 맞추거나, 째거나 꿰매지도 않았고, 약을 준 적도 없습니다. 그냥 민간요법을 알려준 거밖에 없습니다. 그 대가로 돈을 받은 적도 없고요. 진짜 억울합니다!"
나도 모르게 울분이 섞인 목소리를 높였다.

"그 사람은 아무 잘못이 없어요!"
"죄 없는 사람을 왜 잡아 갑니까?"
가게에 자주 오는 노인들이 화가 난 얼굴로 길을 막아서고 있었다.

"제가 처음부터 여기 있었는데,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체포가 아니라 동행이라는 표현을 쓰셨어요. 그 말인즉슨 임의동행 요청이라는 건데, 여기 사장님께 거부할 권리가 있거든요? 그리고 지금처럼 억지로 잡아끄는 건 불법일 텐데요?"
양옆의 두 사람은 내 팔을 잡고 있던 손에서 힘을 뺐다.
그 순간 쌍꺼풀이 짙은 형사가 작게 중얼거리는 걸 분명히 들었다.
"하아...... 미치겠네."
그의 탄식이 내게는 승리의 속삭임과도 같았다.

그때 똘똘한 고등학생이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
"공무집행방해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이 적법한 경우에 한하여 성립되는 겁니다. 지금처럼 적법성이 결여된 직무행위를 하는 경우는 해당되지 않아요. 오히려 사장님이 거부하면서 경미한 상해를 입힌다고해도 아무 죄가 없습니다."
"너, 너는 대체 뭐야?"
"미래의 변호사요."
"나 참......."
형사들은 이내 인상을 구기며 자리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나는 당당했다. 그러니 증인도 많을수록 좋다고 여겼다.

뭔가 퍼즐이 맞춰져 갔다. 내가 일을 거절했던 한의원 간호사가 굳이 이곳에 와서 상담을 받고 돈을 건네려고 했다? 그 직후에 바로 신고가 들어갔고? 냄새가 났다. 처음에 제법 달달한 냄새를 풍기는 제안이라 생각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꼴을 보니까 보지 않으면 모르는 구린내를 품고 있던 듯했다.
나는 두 형사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형사님들,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조사하셔야 될 것같은데요?"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에게도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이렇게 일이 풀린 것은 전부 손님들 덕분이니까.

내게 이런 능력이 주어진 것도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위할 줄 알고, 더 착하게 살라고 주어진 게 아니겠는가.
그러니 조금은 더 넓은 마음을 가졌다. 불을 꺼주지는 못해도 더 기름을 부을 것까지는 없겠지.

옛말에 틀린 말 하나도 없다고, 위기가 곧 기회가 됐다.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 계속 나아가면 뭐가 돼도 될 것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