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한 번 읽어보고 싶었던 책인데 오늘에서야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세상에 내놓은 책을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읽었던 몇몆 책들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읽을 때마다 꽤나 인상적인 느낌으로 다가왔었다. 오늘 읽기 시작하는 이 책 또한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기대가 된다.

오늘 처음 밑줄친 문장은 독자인 내게 어쩌면 그냥 사소해보이는 것들에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만들었다. 물론 습관처럼 굳어져서 의미나 철학같은 걸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나가는 경우들도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러한 행동이나 방법 속에도 얼마든지 그 나름의 철학과 의미가 내재되어 있을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서머셋 몸 Somerset Maugham은 "어떤 면도의 방법에도 철학이 있다"라고 쓰고 있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매일매일 계속하고 있으면, 거기에 뭔가 관조와 같은 것이 우러난다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 P7

만트라 mantra (원뜻은 불교ㆍ힌두교의 진언眞言. 신들에 대하여 부르는 신성하고 마력적인 어구) - P8

풀 마라톤이라는 것은 가혹한 경기인 것이다. 만트라라도 부르짖지 않으면 하지 못할 힘든 일이다. - P8

Pain is inevitable, Suffering is optional ...(중략)...  ‘아픔은 피할 수 없지만, 고통은 선택하기에 달렸다‘ - P9

가령 달리면서 ‘아아, 힘들다! 이젠 안되겠다‘ 라고 생각했다고 치면, ‘힘들다‘ 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젠 안되겠다‘ 인지 어떤지는 어디까지나 본인이 결정하기 나름인 것이다. - P9

‘내가 느끼고 있는 것, 생각하고 있는 것을, 처음부터 그대로 꺼내 솔직하게 나 나름의 문장으로 써보자. 아무튼 거기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겠다‘ - P10

러빙 스푼풀The Lovin‘ Spoonful의 《데이드림Daydream》과 《험스 오브 더 러빙 스푼풀 Hums of The Lovin‘ Spoonful》 - P18

더 쓸 만하다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다. 그렇게 하면 다음 날 집필을 시작할 때 편해진다. - P19

계속하는 것ㅡ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 장기적인 작업을 하는 데에는 그것이 중요하다. 일단 리듬이 설정되어지기만 하면, 그 뒤는 어떻게든 풀려 나간다. 그러나 탄력을 받은 바퀴가 일정한 속도로 확실하게 돌아가기 시작할 때까지는 계속 가속하는 힘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주의를 기울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 P19

나는ㅡ그런 여러 가지 흔해빠진 일들이 쌓여서ㅡ지금 여기에 있다. 카우아이의 북녘 해안에.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면 때때로 나 자신이 해변에 밀려온 한낱 나무토막에 지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 P21

그래도 참고 끝까지 달리고 나면, 몸의 중심에서 모든 걸 깡그리 쥐어짜내 버린 것 같은, 어쩌면 모든 걸 다 털어내 버린 듯한 상쾌함이 거기에 우러난다. - P22

트라이애슬론은 마라톤뿐만 아니라 수영과 사이클 경기도 포함하고 있다. - P23

20 수년간 끊임없이 달리는 것으로서 내 신체와 정신은 대체로 좋은 방향으로 강화되고 형성되어왔다고 생각한다. - P24

어떤 일이 됐든 다른 사람을 상대로 이기든 지든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보다는 나 자신이 설정한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 없는가에 더 관심이 쏠린다. 그런 의미에서 장거리를 달리는 것은 나의 성격에 아주 잘 맞는 스포츠였다. - P25

끝까지 달리고 나서 자신에 대한 자부심(혹은 프라이드와 비슷한 것)을 가질 수 있는가 없는가, 그것이 장거리 러너에게 있어서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 P26

자신이 쓴 작품이 자신이 설정한 기준에 도달했는가 못했는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며, 그것은 변명으로 간단하게 통하는 일이 아니다. - P26

기본적인 원칙을 말한다면, 창작자에게 있어 그 동기는 자신 안에 조용히 확실하게 존재하는 것으로서, 외부에서 어떤 형태나 기준을 찾아야 할 일은 아니다. - P26

어제의 자신이 지닌 약점을 조금이라도 극복해가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장거리 달리기에 있어서 이겨내야 할 상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과거의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 P27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신체 능력의 피크를 맞이한다. - P27

폴리 리듬(연주하는 한 곡 안에서 두드러지게 대조적인 리듬을 동시에 연주하는 방법) - P32

레가타 Regatta (노를 저어 배의 속도를 겨루는 수상 스포츠) - P32

달릴 때에는 대체로 록 음악을 듣는다. 때로는 재즈를 듣는 일도 있다. 그렇지만 달리는 리듬에 맞추는 걸 생각할 때, 역시 반주 음악으로서는 록이 가장 좋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레드 핫칠리 페퍼스 Red Hot Chili Peppers 나 고릴라즈 Gorillaz 라든가, 제프 벡JeffBeck이라든가 또는 크리던스 클리어워터 리바이벌 Credence Clearwater Revival, 비치 보이스The Beach Boys 같은 오래된 음악, 되도록 심플한 리듬의 음악이 좋다. - P33

달리는 거리가 늘어감에 따라서 체중도 줄어갔다. - P34

나는 달려가면서 그저 달리려 하고 있을 뿐이다. 나는 원칙적으로는 공백 속을 달리고 있다. 거꾸로 말해 공백을 획득하기 위해서 달리고 있다, 라고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 P36

달리고 있는 나의 정신 속에 스며들어 오는 그와 같은 생각 (상념)은 어디까지나 공백의 종속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내용이 아닌, 공백성을 축으로 해서 성립된 생각인 것이다. - P37

달리고 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하늘에 떠 있는 구름과 비슷하다. 여러 가지 형태의 여러 가지 크기의 구름. 그것들은 왔다가 사라져간다. 그렇지만 하늘은 어디까지나 하늘 그대로 있다. 구름은 그저 지나가는 나그네에 불과하다. 그것은 스쳐 지나서 사라져갈 뿐이다. 그리고 하늘만이 남는다. 하늘이란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실체인 동시에 실체가 아닌 것이다. 우리는 그와 같은 넓고 아득한 그릇이 존재하는 모습을 그저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 P37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있고 그것으로 세계는 성립되어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 사람만의 가치관이 있고, 그에 따른 삶의 방식이 있다. 나에게는 나의 가치관이 있고, 그에 따른 삶의 방식이 있다. 그와 같은 차이는 일상적으로 조그마한 엇갈림을 낳고, 몇 가지인가의 엇갈림이 모이고 쌓여 커다란 오해로 발전해갈수도 있다. 그 결과 까닭 없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오해를 받거나 비난을 받거나 하는 일은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 때문에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그건 괴로운 체험이다. - P39

생각해보면 타인과 얼마간이나마 차이가 있는 것이야말로, 사람의 자아란 것을 형성하게 되고, 자립한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유지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 P40

내가 다른 누구도 아닌 ‘나‘라는 것은, 나에게 있어 하나의 소중한 자산인 것이다. 마음이 받게 되는 아픈 상처는 그와 같은 인간의 자립성이 세계에 대해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될 당연한 대가代價인 것이다. - P40

타인으로부터의 고립과 단절은 병에서 새어 나온 산酸처럼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사람의 마음을 갉아먹고 녹여버린다. 그것은 예리한 양날의 검과 같은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보호하는 동시에, 그 내벽을 끊임없이 자잘하게 상처 내기도 한다. - P41

나는 신체를 끊임없이 물리적으로 움직여 나감으로써, 어떤 경우에는 극한으로까지 몰아감으로써, 내면에 안고 있는 고립과 단절의 느낌을 치유하고 객관화해 나가야 했던 것이다. 의도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직감적으로. - P41

누군가로부터 까닭 없이(라고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 비난을 받았을 때, 또는 당연히 받아들일 거라고 기대하고 있던 누군가로부터 받아들여지지 못했을 때, 나는 언제나 여느 때보다 조금 더 긴 거리를 달리기로 작정하고 있다. 여느 때보다 더 긴 거리를 달림으로써, 결과적으로 그만큼 자신을 육체적으로 소모시킨다. 그리고 나 자신이 능력에 한계가 있는 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인식한다. 가장 밑바닥 부분에서 몸을 통해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여느 때보다 긴 거리를 달린 만큼, 결과적으로는 나 자신의 육체를 아주 근소하게나마 강화한 결과를 낳는다. - P41

화가 나면 그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 분풀이를 하면 된다. 분한 일을 당하면 그만큼 자기 자신을 단련하면 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다. - P41

시간은 정해진 만큼의 몫을 받아간다. - P44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그것이 애당초의 나라는 인간이기 때문에. - P45

칼라 토머스 Carla Thomas와 오티스 레딩Otis Redding의 음악 - P49

퀸텟(바이올린 2, 비올라 1, 첼로 1 편성에 현악기 이외의 악기를 하나 더 곁들인 5중주) - P50

실패하면 다시 일어설 길이 없었기 때문에 죽기 살기로 노력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 P50

어쨌든 살아남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 - P51

인생의 가파른 계단 하나를 가까스로 오르고 나서, 조금쯤은 트인 장소로 나온 느낌이 들었다. 여기까지 헤쳐 나온 이상 앞으로는 어떻게든지 잘 되어갈 것 같은 자신도 생겼다. - P51

그때 하늘에서 뭔가가 조용히 춤추듯 내려왔는데, 나는 그것을 확실하게 받아들였던 것이다. - P53

소설가가 되려는 것과 같은 야심이 있었던 건 아니다. 나로서는 무엇이 어떻든 간에, 아무 생각 없이 소설이라는 것을 쓰고 싶었다. 무엇을 쓸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이미지도 없이 ‘지금이라면 뭔가 나 나름대로의 의미 있는 그럴듯한 소설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느꼈던 것이다. - P53

보통 사람의 두 배쯤 되는 인생을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P56

접객업이라는 것은 찾아오는 손님을 자기뜻대로 선택할 수 없는 일이다. 어떤 사람이 와도(어지간히 지독한 상대가 아닌 한) 미소를 지으면서 머리를 숙이고, "어서 오십시오"라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덕분에 수많은 이상한 사람들과 만나기도 했고 생각지도 못한 기묘한 체험도 했다. 그런 생활속에서 나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을 때마다 흔연스럽게 받아들여 의욕적으로 일을 해나갔다. 대체로 나는 새로운 인생의 막이 열려진 데 따라, 그것이 주는 새로운 자극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즐기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 P56

정신 상태도 여간해서는 집중할 수 없었다. 그렇게 지리멸렬한 상태에서 소설을 쓰다 보면, 어느 정도 재미있는 것, 혹은 새로운 경향의 소설을 쓸 수 있다고 해도, 깊은 내용을 담은 무게 있는 소설은 쓸 수 없다. - P57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고 싶다, 나 스스로도 ‘이 정도라면‘ 하고 만족할 수 있는 소설을 한 권이라도 좋으니까 완성시키고 싶다 - P57

전력을 다해서 매달리고, 그래도 잘 되지 않으면 단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어중간하게 하다가 실패한다면 두고두고 후회가 남을 것이다. - P58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보자. - P58

소설 취재를 위해 일주일 정도 홋카이도를 여행했다. - P58

여하튼 나중이 없으니까 젖 먹던 힘까지 쏟아 부어 글을 썼다. 있지도 않은 힘까지 총동원했던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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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6-07-05 13: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저도 이 책 늘 궁금은 했는데 인연이 안 닿았거든요 즐독하시기 바랍니다 덕택에 간접독서하겠습니다 ㅎㅎ

2026-07-05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최근 주식 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변동성이 극심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문득 워렌 버핏이라는 이름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워렌 버핏은 이런 혼란스러운 시장에서 과연 어떤 생각과 기준을 가지고 투자를 할 지 문득 궁금해졌다.

물론 이 책은 직접적인 투자서적이 아닌 그저 워렌 버핏의 전기일 뿐이다. 하지만 그가 살아온 방식이나 생각들을 살펴보며 자신만의 투자 기준을 정립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벽돌책이라 불러도 될만큼 꽤나 두껍지만 그래도 한 번 도전해보고자 한다.

밑줄친 내용 중에 《고리오 영감》이라는 작품에 나왔던 내용이 간단히 나오는데 이런 걸 보면서 다시금 ‘고전 문학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고전문학에 나오는 이야기들 중에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혜들이 듬뿍 담겨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고리오 영감》은 제목정도만 들어봤고 알라딘 서재에 리뷰 올려주셨던 몇몇 분들의 글을 과거에 읽어봤던 기억이 있다. 다만 원문을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기에 추후에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 번 끝까지 읽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




"왜 그렇게 돈을 벌려고 하세요?" - P14

"발자크는 엄청난 재산 뒤에는 항상 엄청난 죄가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죠. 하지만 버크셔 해서웨이는 그렇지 않아요." - P14

"당신이 설명하기 곤란해하는 거대한 성공의 비밀은 범죄다. 아주 교묘하게 자행했기 때문에 여태까지 발각되지 않은 범죄 말이다." _오노레 드 발자크,《고리오 영감 Le père Goriot》 - P904

"내가 말하는 내용과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는 내용이 다를 때는 말입니다. 무조건 나를 나쁘게 말하는 쪽을 선택해 주시오. 아첨이 덜한 쪽으로 말입니다." - P15

반짝거리는 사시나무들과 레이스로 수놓은 듯한 소나무들 사이에 선 밸리가 있었다. 소투스산맥 인근에서 가장 유명한 휴양지인데,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여기에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의 집필을 시작했다. 이곳은 오랜 세월 동안 동계 올림픽에 출전하는 스키 선수와 스케이트 선수의 제2의 고향이기도 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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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완벽한 농담 - 이경규 에세이
이경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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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고 자기가 하는 일들이 잘 되든 그렇지 않든 관계없이 언제나 자기 신념에 따라 당당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저자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본문에 나온 여러 말들 가운데 삶이 늘 계획한대로 흘러가진 않지만 자연스럽게 걷다보면 길이 생기고 새로운 방법이 나올거라는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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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시작한 부분에서 저자는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 인생에 대해 언급하면서 무언가를 소유하려는 마음이 클수록 우리 자신의 마음이 점점 무거워 진다고 말한다. 이를 ‘미니멀리즘‘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해 볼 수도 있겠다.

쥐고 있으면 무겁기만 하다. 놓아버리면 가벼워진다. - P203

수천 억분의 1의 존재가 수억 년의 시간 속 찰나를 살다가는 존재가 무슨 대단한 의미를 찾으려 하나. 어쩌면 그게 답일지도 모른다. 모른다는 답. 삶의 본질이 뭐냐고? 모르는 게 본질이다. 그래서 계속 찾는다. 찾다가 끝난다. 그게 삶이다. - P205

모두가 서로를 위해 존재한다. 돈을 받고 하는 일이라지만, 결국은 서로를 위한 일이다. 내가 있어 당신이 있고, 당신이 있어 내가 있는 것이다. 거미줄처럼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 - P206

죽음은 삶과 연결된다. 죽음이 있어서 삶이 더 웅장해진다. 죽음이 없다면 인간 세상은 아수라장이 됐을 것이다. 죽음은 나쁜 놈도, 좋은 놈도 공평하게 데려간다. - P207

죽음이 있어 삶이 겸손해진다. 욕심도 줄어든다. 거대한 낭떠러지가 앞에 있다는 걸 알면,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진다. - P208

서로를 위해 존재하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것, 그게 삶이고 가치다. 죽음은 그저 마침표다. 그걸로 충분하다. - P208

재산과 유산은 무엇이 다를까.
재산은 누군가와 함께 쓰는 돈이다. 맛있는 걸 사주고, 선물하고, 베푸는 것이 재산이다.
유산은? 내가 쓰지 못하는 돈이다. - P209

누군가와 나눌 수 있는 작품을 남기는 게 진정한 재산이다. - P210

아파트를 최초로 설계한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는 말년에 4평짜리 작은 오두막에서 살았다고 한다. 인간에게 필요한 공간은 그게 전부라면서. - P210

돈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4평짜리 집이면 충분하다. 그러니 열심히 벌고, 죽기 전에 다 써야 한다. 한 푼도 남기지 말고, 집도 팔고, 전세로 살다가, 여한 없이 쓰다 가야 한다. - P211

끝나면 그저 끝인 것 - 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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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흑백TV가 컬러TV로 막 전환되는 시기에 데뷔를 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약 40년 이상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데, 본문을 읽다보니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과거에는 지상파 방송국 위주로 프로그램이 돌아갔지만 이후 케이블TV 그리고 최근에는 OTT나 유튜브 같은 것들이 영향력있는 미디어로 자리잡고 있는데, 저자는 이런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부지런히 따라가며 스스로를 진화시켜왔기에 그야말로 롱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늘 밑줄친 첫 문장이 저자가 오랜 기간 활동할 수 있게 해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었을까 싶다.

살아남으려면 내가 배워야 한다. - P111

유튜브에서 자리를 잡은 코미디언들을 보면 우리에게는 플랫폼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재미라도 보여주는 장소가 바뀌면 달라 보인다. - P112

코미디언은 잘 웃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프로그램의 의도에 잘 녹아들고 콘셉트를 잘 소화해야 한다. 당연히 어렵다. 그렇지만 무엇이 되었든 간에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그래야 기회가 온다. 웃기라고 멍석 깔아줄 때가 반드시 온다. - P112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까? 아무도 모른다. - P113

일탈을 하더라도 ‘주동을 하는 놈‘은 잘될 거라고 - P115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려고 했다 - P115

교실은 그런 곳인지도 모른다. 나란히 앉아서 무한한 각자의 세계를 키워나가는 곳. - P116

그저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예감에 등 떠밀려 - P118

‘뭐가 뭔지는 모르지만 일단 가보자‘ - P118

길을 트며 나아가는 일은 어렵지만 한번 길을 트고 나면 뒤에 있는 사람들은 비교적 편해진다. - P118

가끔은 이것저것 따지지 않는 미친 순간도 필요하다. 성공이든 실패든 나에게는 경험이 남을 것이다. 인간이 죽기 전에 가장 후회하는 것은 했던 일에 대한 후회보다 하지 못했던 일에 대한 후회라고 한다. 나 역시 이리저리 재기만 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때가 가장 후회로 남는다. 후회할 바에는 뛰어들겠다는 결심, 그때의 ‘가보자‘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 P119

돌고 돌아 결국은 내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것, 일상에 스며든 풍경이 평생의 나침반이 되는 것, 어쩌면 이런 게 운명이 아닐까. - P120

물이 흐르다 막히면 새로운 길을 뚫듯이, 배우의 꿈이 막힌 자리에서 마법처럼 코미디언의 길이 열렸다. 신기한 일이다. 방법은 언제나 있었다. - P122

어떤 실패도 영원한 실패는 아니다. 여러 실패의 문을 열었다가 닫아봐야 내가 기다려온 문을 만났을 때 그 안으로 과감하게 발을 내디딜 수 있다. - P123

인생이란 의도대로 가는 법이 없다. - P126

여기까지 온 마당에 쉽게 물러설 수는 없었다.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리라. - P129

거저 얻을 수 있는 콩고물은 없다. 아무리 쉬워 보여도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 P130

감정이 전달된다면 굳이 욕을 써서 캐릭터를 살릴 필요가 없다. - P133

인생은 타이밍이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운명의 장난을 피할 수는 없다. - P134

방송업계에 대타란 없다. 전학 가면 전학 온다고, 자리를 비우면 그새 반드시 누군가 차지한다.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은 없다. 다 내 바람인 것이다. - P141

방송과 영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어렵지만, 비결이 하나 있다면 각각이 서로의 해독제가 된다는 것이다. 영화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방송에서 풀고, 방송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영화에서 푼다. - P141

우리 인생에는 본캐 외에 부캐도 필요하다. 그게 삶의 동력이 된다. - P142

평생 이 질문을 달고 살았다. 나는 왜 태어났으며,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하고많은 직업 중에 코미디언이 된 것도 어쩌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일지 모른다. 웃음으로 이 무거운 질문을 덮어보려 한 것일지도 모른다. - P148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 P150

인생이 참 재미있다. 한평생 질문을 따라다녔는데, 그 질문이 답이 되다니. 삶은 이토록 농담 같다. - P151

무거운 것들은 오히려 가볍게 말하려 했다. 가족에게는 더 그랬다. - P156

우리는 때로 말하지 않은 것들을 통해서 더 단단히 연결된다. - P157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태어나는 것도, 살아가는 것도, 견뎌내는 것도 모두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저 흐르는 강물처럼 우리 인생에 자연스럽게 왔다가 가는 것이다. 어쩌면 그게 우리 삶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받아들여야 한다. 그 모든 것들을. - P159

어머니의 사랑은 블랙홀 같다. 자식이 어떤 잘못을 해도 모두 빨아들여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만든다. 하지만 아내의 사랑은 내 반대편에 올라가 있는 저울추와 같다. 저울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게 항상 평행을 유지해야 한다. - P161

"아내는 엄마가 아니에요." - P161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우리는 쉽게 착각하고 만다.
남편은 아버지가 아니고, 아내는 어머니가 아니다. - P161

돌아갈 수는 없다. 나아갈 수 있다는 희망만이 있을 뿐. - P162

아내와 나는 서로에게 새로운 대륙이고, 우리는 아직도 함께 지도를 그리는 중이다. 그리고 어쩌면 그 지도는 영원히 완성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 P162

자식에게 새로이 배우는 감정들이 많다. - P165

부모는 부모고, 자식은 자식이다. - P167

사람을 제도에 맞출 것이 아니라, 사람에 맞춰 제도가 달라져야 한다. - P172

왜 동물과 함께 살게 되었을까? 어쩌면 그들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의 거울인지도 모른다. 순수한 감정, 조건없는 사랑, 현재에 충실한 삶. - P174

우리는 개에게 반가움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 아내도 남편도, 자식도 서로를 반기는 법을 잊었다. 나를 진심으로 온몸과 마음을 다해서 환대하는 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인생은 살 만한 것이 된다. 사람도, 사람에게 그랬으면 좋겠다. - P183

진짜 강한 사람은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다. 70퍼센트만 보여주면서 오래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다. 100퍼센트로 초반부터 퍼부어서 금방 지쳐 나가떨어지는 것보다 꾸준히 오래 가는 것이 더 현명하다. - P187

진정한 승리는 속도가 아니라 지속하는 힘에서 나온다.
코앞의 이익에 목숨을 걸지 말자. 살아남는 사람, 마지막까지 남아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사람, 그가 진정한 승자다. 아직까지 살아남은 내가 하는 말이니 틀림없다. - P188

웃음에는 유통기한이 없다. - P189

옛날 노래는 타임캡슐이구나. - P190

우리는 모두 시간이라는 강물 위에 떠 있는 조각배와 같다. 흘러간 과거를 추억하고, 눈앞의 현재를 즐기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그리며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오고 가는 흐름에서 순간을 즐기는 일이다. - P190

"젊었을 때는 추억을 만들고,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의 추억을 곱씹으며 산다." - P191

커다란 행복이 있어야 작은 행복들이 낙수효과처럼 떨어지는 법이다. - P196

성공은 부차적인 문제다. 이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더 큰 행복이다. - P197

우리는 존재 자체가 얼마나 큰 행복인지 너무 쉽게 잊는다. 살아 있다는 것, 일할 수 있다는 것, 누군가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떤 소확행보다도 크고 확실한 행복이다. 그러니 소확행을 쫓느라 대확행을 놓치지 말자. 소확행은 저절로 따라오게 만들자. - P197

좋든 싫든 쉬는 공간인 집에서 나와야 뭐라도 된다. - P199

나훈아 선배의 <삶>이라는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이렇게 시작한다. 선배의 옆모습이 등장하고 그 위로 천천히 人(사람 인)글자가 나타난다. 이어서 卜 (운수 복), 己(몸 기), 마지막으로 囗(입 구). 그리고 이 네 글자가 모여 ‘삶‘이 된다. 한자 네 글자가 모여 우리 인생이 된다. 사람이 있고, 운명이 있고, 몸이 있고, 입이 있다. 산다는 건 이게 전부다. - P202

인생은 놀다 가는 것이라고.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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