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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기는 즐겁죠 : 밥 로스의 참 쉬운 그림 수업 - EBS [그림을 그립시다] 공식 단행본
밥 로스 지음, 윤영 옮김 / 윌북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어때요, 참 쉽죠?'란 유행어와 눈 깜짝할 새 그려진 풍경과 그리고 아프로켄 머리의 밥
아저씨. 화가 자체가 20세기 가장 유명한 하나의 아이콘이 된 사례기도 한데요. 어릴 적 EBS의 <그림을 그립시다>를 보면서 화가의
꿈을 키웠던 분들 여기 여기 손들어 보세요. 집에 있는 스케치북, 붓, 팔레트, 물감, 물통 등을 다 가지고 나와 아저씨처럼 그려보려고 무진
애를 썼는데 현실은 .. (저만 그랬던 거 아니죠?)
저처럼 어린 나이에
일찍 그림에 소질이 없음을 알아차린 어린이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그땐 아저씨의 말마따나 참 쉬운 일이 아님을 알고 좌절했지만, 지금은 현실을
직시하고 빠른 포기를 도와준 아저씨에게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성인이 돼서
밥 아저씨를 만나게 되니 어찌나 반갑던지요. 그때 그렸던 구름, 하늘, 나무, 개울, 오두막, 악당 친구들(숲 속 동물들)이 떠오르며 오랜만에
힐링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림 그리기는
즐겁죠》 밥 아저씨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책입니다. 공식적으로 그가 인정한 책으로 다정다감한 어록은 물론, 대표 작품과 미술 기법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는
자연에 존재하는 것들을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요.
그냥
보고 즐기면 되는걸요."
밥 로스 아저씨는
미국의 화가이자 미술 선생님으로 1983년부터 1994년까지 11년간 장수 미술 프로그램 <더 조이 오브 페인팅>을 진행한
방송인이기도 합니다. 26분 동안, 산과 나무, 하늘을 담은 마음 따듯해지는 풍경화를 그려내며 심신이 지친 현대인에게 힐링을 선사했습니다.
보고 있으면 그냥 힐링이 되는 음악으로 치자면 자극 없는 뉴에이지 같은 마성의 풍경화. 뚝딱뚝딱 그려지는 그림이
신기했지요.
아저씨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지만 평범함을 추구하던 사람이었어요. 이 스타일은 알래스카 지역에서 공군으로 복무하고 있던 시절 완성되었습니다. 무료한 복무
시절 동안 부수입을 얻기 위해 그릇 뒷면에 그림을 그려 팔기 시작했는데, 많이 팔고 빨리 그려야 했기 때문에 아름다운 풍경화를 주로
작업했습니다.
이때 자신의 재능을 알아차린 아저씨는 공군
제대 후 '빌 알렉산더'라는 화가 밑에서 그림을 배웠죠. 특히 아저씨는 '웨트 온 웨트(wet-on-wet 알라 프리마, 바로 위에
칠하기)'기법은 선호했는데요. 캔버스의 물감이 마를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색을 섞으면 평범한 물감도 비범한 풍경의 마법과도 같은
일이었죠.
"그림
그리기에 성공하면 다른 모든 것도 성공할 수 있어요.
그림은
여러분 삶에 속속들이 영향을 미친답니다."
사실
밥 아저씨는 무심한 듯 툭툭 그려가는 듯했지만 정확한 계획에 따라 그리는 계획자이기도 했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26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한
작품을 완성해야 했기 때문에 전날 마음속에 대본을 쓴 후 스튜디오에서 몇 개의 에피소드를 녹화했습니다. 준비된 사업가기도 했던 밥 아저씨는
자신의 그림을 가르치는데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후배 양성과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캔버스와
미술 도구를 준비하고 배경과 그리고자 하는 대상(오두막, 나무, 개울 등)을 그린 후 전경과 마무리까지 꼼꼼하게. 그리고 사인을 남기고 뒤로
물러서 감상할 시간까지 선사하는 드라마틱한 미술 수업은 지친 심신에 안정을
주었습니다.
"멋지지
않나요?
저는 여러분이 해낼 줄
알았어요."
순식간에
완성된 자연 한 폭은 바쁘고 복잡한 생활에 찌든 현대인에게 작지만 큰 위로가 되었는데요. 림프종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 1995년 이후에도 전
세계의 팬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밥 아저씨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최근
데드풀이 패러디한 밥 아저씨까지 가세해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는 인기. 《그림 그리기는 즐겁죠》를 통해 당신의 추억을 소환해 보는 건 어떨까요?
늘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준 아저씨의 목소리가 오늘따라 더 그리워지네요.
'어때요, 참 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