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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눈이 내리면 ㅣ 러시아 현대문학 시리즈 2
디나 루비나 지음, 강규은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8년 3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318/pimg_7650201491864834.jpg)
오랜만에 러시아 문학을 접했습니다. 그것도 현대문학을요. 우리에게 익숙한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푸시킨 등 러시아 문학이 끼친 영향력은 상당한데요. 18-19세기 근대문학과 20세기 구소련을 지나 현대문학까지 천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러시아 문학은 폐쇄성에서 느끼는 자유의 갈망을 누구보다도 깊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러시아 문학의 큰 주제는 바로 '민중성', '사회주의'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에는 구한말에는 일본어나 영어로 번역된 러시아 문학을 접해 오역된 부분이 많았지만, 현재는 러시아문학 자체를 번역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합니다.
'디나 루비나'의 《토요일에 눈이 내리면》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징인 다양한 추론, 논증의 편집, 텍스트의 확장, 인용을 통한 변화의 물결을 느껴 볼 수 있는 단편집입니다. 책은 <토요일에 눈이 내리면>을 비롯해 8편이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두개의 성>은 한국어판에만 수록된 단편인데요. 한 사람의 독백으로 시작하는 형식의 끊임없는 과거 회상을 소재로 러시아 채널 1에서 영화로 만들어져 상영되기도 하였습니다.
"아침 무렵 창밖으로 천천히 눈이 내렸다. 눈은 마치 처음으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이 땅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소리 없이 녹초가 되어 떨어졌다. 먼 길을 지나 사람들을 진정시킬 수 있는 현명하고 위로의 마음을 품은 눈이 돌아왔다. "
단편 <토요일에 눈이 내리면>은 불치병에 걸린 소녀가 그토록 바라던 눈과 첫사랑의 은유는 간절함을 상징합니다. 간절히 바라고 기다려 얻게 되지만 서툴고, 쉽게 오염되고 마는 속성도 갖고 있죠.
또한 눈이 내린 마을은 사랑과 화해, 희망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작가 루비나가 어린 시절 겪은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진 일종의 불안과 자유의 갈망으로 해석해 볼 수 있는데요.
5년 전 하늘나라로 떠난 엄마를 배신하고 남매를 떠나는 아버지. 그리고 엉뚱한 전화통화로 만나게 된 잘생긴 남자와의 데이트. 재발한 병을 치료하며 죽음과 삶은 가까이에 있음을 알게 되는 속성까지. 현재 러시아 문화의 변화된 사조를 경험할 수 있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