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 보이 ㅣ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2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314/pimg_7650201491862595.jpg)
셰익스피의 고전 《오셀로》를 재해석한 '트레이시 슈발리에'. 2016년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여러 작가가 다시 쓰는 셰익스피어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를 만들었는데요. 《진주 귀걸이 소녀》, 《버진 블루》 등 고증을 토대로 간결하고 흡입력 있는 문체가 인상적인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오셀로》를 다시 썼습니다. 그녀의 장기를 십분 살려 인간의 내면을 마치 현미경 들여다보듯 비추고 있는데요. '질투는 나의 힘' 오셀로와 함께 감정의 원형을 탐구해 보는 건 어떨까요?
《뉴 보이》는 1974년 미국 워싱턴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지는 하루 동안을 배경으로 합니다. 17세기 원작을 70년대 초등학교로 옮기면서 달라진 점은 비탄 캐릭터뿐만이 아닌데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에서도 성(性) 적 수위와 자극적인 표현이 가장 많은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는 터라 초등학교로 바뀌면서 어떻게 달라질까 노심초사했습니다.
소설은 백인학교에 가나 출신의 오세이가 전학을 오면서 시작합니다. 가나 외교관인 아버지 탓에 잦은 전학을 다니며 다양한 문화를 접해 봤던 오세이는 긍정적이고 사려 깊은 아이죠.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됐지만 오세이는 오늘도 전학 첫날이 어렵습니다. 선생님부터 아이들까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이곳은 흡사 동물원 같습니다.
시련은 한 번에 온다고 했던가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학교 최고인 이언의 눈 밖에 나면서 쉽지 않은 학교생활이 예고됩니다.
"두 사람은 마주 보았다. 자신들의 이름을 글자 하나로 나타낼 수 있다는 단순한 유대 덕분에 두 사람은 웃음을 터뜨렸다. 오의 고른 치아가 아름다웠다. 짙은 색의 얼굴에 빛이 반짝여 디 안의 무언가에도 불꽃이 튀었다."
하지만 절망적인 일들만 오세이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학교의 인기녀 '디'의 사랑을 받으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오세이 . 흑인이자 전학생인 소수자의 입장을 다룬 세세한 묘사가 필자의 얼굴도 붉힙니다. 혹여 나는 누군가의 마음에 생채기를 낼 행동, 표정, 말을 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디는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여자아이기도 하지만, '다니엘라'라는 이름처럼 이탈리아 이민자입니다. 같은 듯 다른 둘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며 빠르게 친해집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오세이는 자기 영역에 들어온 사람의 존재를 달가워하지 않는 이언의 먹잇감이 되기 충분했습니다.
"이언은 그들을 만질 수조차 없었다. 그들은 이언의 영역보다 한 단계 위에 있었다. 이언은 절대 겪어본적 없는 방식으로 모두가 그 애들을 찬양했다. 이언이 그들을 정복할 수 있다면, 졸업 선물이 될 것이었다. "
트레이스 슈발리에의 《뉴 보이》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오셀로》를 재해석해 인간 감정 중 '질투'를 말하고자 합니다.
고전이 현대에도 계속해서 읽히는 이유는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건드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흑인,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이민자 등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갈등을 아이들의 세계로 옮겨와 메시지를 강조하는 화법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데요. 성소수자와 흑인에 대한 이야기는 영화 <문라이트>가 , 초등학교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는 <원더>가 떠올랐습니다. 또한 흑인차별이 극심하던 70년대에 그들을 대변하는 '블랙팬서'도 떠올랐죠. 고전이 이래서 좋아요. 우리가 고전을 꾸준히 읽어봐야 하는 이유, 즉 이야기의 원형을 찾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314/pimg_7650201491862597.jpg)
소설 속 인상적인 장면은 학교에서 셰익스피어에 대한 언급이 자주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셰익스피어를 배울 뿐만 아니라.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인용하며 대화하기도 합니다. 서거 400여 년이 흘렀지만 , 작품은 남아 세상 어디에서나 그의 향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로써 셰익스피어 다시 읽기 두 번째를 마쳤습니다. 현대문학에서는 셰익스피어 다시 쓰기 프로젝트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습니다. 마거릿 에트우드의가 쓴 《템페스트》, 《마녀의 씨》와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오셀로》, 《뉴 보이》까지. 앞으로 더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많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작가 인터뷰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출간 예정
-에드워드 세인트오빈|리어왕 King Lear|DUNBAR (2018년 5월 출간 예정)
-요 네스뵈|맥베스 Macbeth|MACBETH (2018년 7월 출간 예정)
-작가 인터뷰 동영상
https://youtu.be/Un1J0aXp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