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사기 - 우석훈의 국가발 사기 감시 프로젝트
우석훈 지음 / 김영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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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교수가 전하는 국가의 사기극의 전말. 이 책은 지난 시간 동안 집값, 주식, 다단계, 광고, 신용등급 등 실생활에 연관된 주제부터 이념, 원전, 자원외교, 도시재생, 4대 강까지 다양한 모습의 국가 사기 프로젝트를 추적한 사회경제학 보고서입니다. 국가가 무엇이고,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국가의 사기》는 낱낱이 꼬집어 줍니다.



국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파이를 키워왔습니다. 전문성이 높아진 만큼  비밀도 더 많아졌는데요. 보이지 않는 손이 알아서 운영할 것이라던  '애덤 스미스'의 자유방임주의 이론은  불가피하게 '케인스'의 수정주의로 전환 된 것처럼. 불황이 지속되면 정부가 개입하여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케인스의 주장은  전 세계의 금융 파장을 낳았던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국가의 개입의 발판을 만들었습니다.

 


 


 


"국가가 조직적으로 사기를 치기 시작하면,

그것은 관행이 되고,

한번 그렇게 자리 잡은 것은 고치거나

개선하기가 아주 어려워진다."


​이제 거대 괴물이 된 국가는 갖은 방법을 동원 해 사기를 치고자 합니다. 하지만 앞에 시민들은 당하고만 있지 않습니다.  이 같은 책이 유독 반가운 이유는 지난 수십 년간 수동적이던 국민이 능동적으로 변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 알 권리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의문들 제기하는 것부터 시작하니까요.



얼마 전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이 2017년 보다 16.4% 큰 폭으로 오르며 7,530원이 되었습니다. 스웨덴, 노르웨이, 스위스 등 잘 사는 나라들은 최저임금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최저임금을 법으로 굳이 재정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의 기본 삶이 보장되는 나라이기 때문이죠. 이런 나라들이 선진국이지 최저임금과 GDP가 올랐다고 우쭐 될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최저임금이 상승 소식에 기뻐하지도 슬퍼하지도 못하는 현 상황을 우석훈 저자는 최저임금의 중간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합니다. 갑자기 뛰어오른 최저임금을 억누르면서 버티는 단계가 끝나면 최저임금제가 아예 필요 없는 단계가 된다고 합니다. 과연 그 단계가 된 날이 오긴 할까요?

 


 

국가 주도 '선진국 대열 합류'라는 거대 프로젝트에 동원된 국민들은 사기를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습니다. 국가는 알코올, 도박, 마약, 게임을 4대 중독이라 부르며 자제하라고 경고합니다만.  가장 조심해야 하는 주식투자의 위험성은 묵인하고 있죠. 국가는 주식하는 국민을 원하고, 대부업으로 대출을 방임하며, 신용등급으로 자식의 출발선도 앞당길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많은 분야에서 약간씩 계급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그렇지만 신용평가의 경우,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서 너무 가혹한 계급 현상이 벌어진다. 그리고 앞으로 개인의 삶에서 금융이 차지하는 역할이 점점 커질수록, 출발지점에 있었던 이 약간의 격차가 삶 전체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커져갈 것이다. 신용 계급사회, 어느덧 삶의 구조가 되어버렸고, 우리는 이미 그 안에 깊이 들어가 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차별과 계급, 국가의 거짓말이 충격과 공포를 안깁니다. 알고 당하는 게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 낫습니다만. 이제 조금이나마 알았으니 덜 당할 것 같은가요? 솔직히 아닐 겁니다. 국가는 또 다른 이름으로 거짓말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절망만 하고 있을 수 없는 것은 미비하게나마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움직임은 일어나고 있고, 민초들의 힘은 약하지 않다는 것이겠죠. 


정말 다행인 것은 사람을 때리는 국가에서 사기 치는 시대를 지나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상황을 무사히 넘긴다면 (아마도) 성숙한 자본주의가 기다리고 있을 거란  희망적 메시지도 담았습니다. 저자는 지금보다 한 발 짝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경제 시스템과 제도를 한 번쯤 점검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언젠가 튼튼하고 건강한 시민경제를 위한  우석훈 저자의 고발과 해법이 쓸모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합니다. 머지않았을지 기나긴 터널의 끝처럼 보이지 않을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겠지만요. 대한민국의 다양한 문제를 분석하고, 국가의 이름에 가려진 진실을 파헤친 《국가의 사기》는 그 어떤 불륜 드라마보다 발칙하며, 어떤 강의보다 유익합니다.  

때로는 상대방이 다칠까 에둘러 말하는 희망고문보다 상처받을지언정 따끔한 충고가 필요할 때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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