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시대 - 지금 마음이 어떠세요?
EBS 미디어 기획, EBS 감정 시대 제작팀 지음, 이현주 글 / 윌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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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노력이 부족  해서 사는 게 힘들고 불안한 걸까요?

얼마나 더 죽도록 노력해야 이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는 건가요?"


감정을 숨겨야 하는 시대, 누구나 하나쯤 있는 감정 가면으로 당신의 솔직한 마음을 감추지는 않았나요?  《감정 시대》는 EBS 다큐프라임을 엮은 책인데요. 개인의 감정은 사회와 맞닿아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은 크게 여섯 감정 불안감, 모멸감, 고립감, 좌절감, 상실감, 죄책감을 다룹니다.

"1997년 있었던 IMF 사태는 한국 사회를 영원히 바꿔 놓았다. 그 후 20년간 사회는 더 깊은 불안으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학력이 더 높지 않아서, 능력이 더 출중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모두들 제 탓을 했다. 자신의 무능을 탓하여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그 모든 일은 시대의 흐름과 사회의 변화 때문이었다는 것을. 개인과 그 가족으로만 감당할 수 없었던 일이라는 것을. "

p.36



​1부 불안의 시대에서는 고용 불안, 가난의 대물림, 비정규직, 일자리, 취업 난 등 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불안의 키워드를 담았습니다.

매일을  바쁘게 보내지만 대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주변의 눈치와 분위기에 휩쓸려 정작 근본적인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깊어지고 있는데요.  취업, 연애, 결혼을 포기했다고 해서 한창 3포 세대라고 불렸는데 이제는 집, 아이 등 포기하는 것이 끝도 없이 늘어나 n포 세대라고 불리는  세대의 불안이 사회를 잠식했습니다.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은 절망 속에서 그들을 더 괴롭히는 것은  나만 이런 것 같은 고립감입니다.


2부 '모멸의 시대'에서는 감정노동자, 갑질, 노동 인권, 고객만족 등 모멸을 넘어 혐오로까지 번지는 사회 현상을 담았습니다.

최근 일반인들도 '소비자'라는 지위로 서비스 노동자들에게 갑질하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의 위치는 절대 권력 자체가 되었기 때문인데요. 기업은 감정과 권리를 금지시킴으로서 오로지 서비스를 위한 기능만을 유지하도록 했던 기업의 문제도 큽니다.  이들이 느끼는 모멸감은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상태를 갖지 못하며 사회 깊숙이 멍들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언제든지 그 모멸감의 대상이 나와 가족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느낍니다.



​막연한 미래에 불안하고, 갑의 횡포에 심한 모멸감을 느끼며 죽도록 노력해도 안 된다는 좌절감에 각자도생 해야 한다는 고립감까지. 우리 사회는  암처럼 번져 있는 여섯 가지 감정들의 수레바퀴 속에서 이리저리 생채기를 내고 있습니다. 


감정의 상처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심각함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제때 치료하지 못하고 터져버리는 형태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 당신은 가정, 학교, 직장에서 어떤 감정을 숨기며 살아왔습니까?  당신의 감정은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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