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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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3년, 대한민국. 격동의 80년대를 살았던 공지영은 저항만이 무기인 냥 앞으로 나아갔던  그때로 다시 돌아간 듯합니다.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는 1989년 첫 출간된 공지영 작가의 첫 장편 소설로 어두운 시대를 살아간 청춘들을 방황과 괴리감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죠.

그동안 잘 다뤄지지 않았던 80년대 이후의 사건사고들이 다양한 콘텐츠로 봇물처럼 터지고 있는데요. 운동권, 데모, 야학, 투쟁, 민주화의 중심을 이끌던 80년 학번 대학생의 생활을  대리 경험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선생님, 요즘은 모순이라든가 사회의 나쁜 점들이 제게 아주 뚜렷하게 느껴져요. 예전엔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들, 제 탓이라고 생각했던 것들...... 저는 세상이 변해가고 있는 것이 두려워요. "

P 108

소설은 지섭과 민수가 만나는 1983년 여름으로 돌아갑니다.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약혼자를 잃고 정신도  잃어버린 누나를 돌봐야 하는 지섭은 몰락한 집안을 일으켜야 하는 희망이자 등불입니다. 반면 먹고 대학생을 포기,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회문제에 관심을 든 부잣집 딸 민수는 커져가는 괴리감을 이겨내지 못해 괴로워합니다.

 

서슬 퍼런 군부독재에 저항하던 사람들은 연대하여 지금의 민주주의를 얻었습니다. 80년대 이야기인데도 불과 몇

년 전 우리의 사회상과 기시감이 들었다면 기분탓일까요? 책을 읽는 동안 지금의 정권의 10년 전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이렇게 역사는 계속 반복되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격언이 필요해지는 때이겠죠.

 

​소설의 마지막 민수가 지섭에게 건넨 편지글은 작가가 말하려는 주제를 명확히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문득 깨달았습니다. 나의 방황은 이해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결코 아름답지 않다고. 이 어두운 죽음의 시대에 결코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고."

​P 400

 

 

대학에서 누릴 자유와 공부와 재미만 추구할 수 없었던 80년 대 청춘. 과연 아름다운 방황도 허용되지 못한 시대, 대학생들의 청춘은 누가 보상해 줄 수 있을까요? 피해자는 분명한데 가해자는 가려져 있는 국가폭력의 부끄러운 과거를 30년이 다 되어서 논의해 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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