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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영감의 도구
박지호 지음, 박찬욱 외 사진 / arte(아르테)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라이카, 영감의 도구》는 카메라 보다 7인의 크리에이터 때문에 관심이 가는 책입니다. '라이카를 쓰는 사람들'이란 주제로 7인의 아티스트 (박찬욱, 하시시박, 김종관, 백영옥, 김동영, 더콰이엇, 유영규)의 사진과 영감의 원천을 담았습니다. 무엇보다 필자는 영화를 좋아하니까, 박찬욱 감독과 김종관 감독 편이 가장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책은 크리에이더 7인이 말하는 라이카를 소재로 각자의 콘셉트를 펼칩니다. 박찬욱 감독은 '영감', 김종관 감독은 '일상 산책'이란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 유명한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제품이 아니잖아요. 그냥 기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방해되는 것들을 배제해 미니멀한데 그 어떤 스타 디자이너의 작품보다 우월하죠. 물건에 대한 존경심이 아니라 물건을 만든 장인들에게 존경심을 갖게 하는 제품이에요. "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그러면서도 비슷한 사진을 박찬욱 감독은 또 하나의 직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사실 바쁜 일정가운데 짬을 내 사진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 집약적으로, 제한적으로 찍는 사진이 주를 이룹니다.
가끔 그런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레오나르도 다빈치처럼 다양한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는 것이 가능할까? 예술은 분야가 달라로 연결성이 있기 때문에 호환 가능하고 바로 투입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박찬욱 감독의 사진은 다음 작품을 구상하는 영감이 되거란 기대감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감독일을 하면서 세계 곳곳에 다닐 때 관광객이 잘 다니지 않는 곳을 사진으로 담는 일입니다. 그래서 집 주변, 일상 등이 사진 속에 담겨 있죠. 사진이 영화에 영감을 주기도 하는데요. 영화 <아가씨>의 히데코 이미지는 흰 고양이 사진을 통해, 조진웅의 손 사진 등으로 다른 곳에 영감이 될 수 있기에 현장에서 배우를 많이 찍는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박찬욱 감독이 쓴 《아가씨, 가까이》에 소개 되어 있습니다.
김종관 감독은 뷰파인더로 직접 사물을 응시하는 느낌, 라이카 특유의 색감에 매력을 느꼈다고 합니다. 영화를 배우기 전부터 싸구려 수동식 카메라에 35mm 렌즈 하나를 붙여 찍었고, 카메라 구조를 알고 있었기에 영화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김종관 감독이 찍는 시공간의 프레임 마술, 사진과 영화 분야의 상호보완의 창작방식을 알아보고는 즐거운 인터뷰 였습니다.
영화, 사진, 카메라 좋아고아하는 분들에게 소장가치 100%인 책 《라이카, 영감의 도구》. 애정하는 예술가들의 조합일 뿐만 아니라, 사진 감상과 인터뷰를 함께 실었기 때문에 사진집을 넘기는 기분까지 덤으로 얻어갈 수 있는데요. 라이카로 사진을 찍고 수동의 손맛을 즐기는 분들, 예술가등이 찍는 사진의 매력, 영감의 원천이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