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2. 에티켓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오리진 시리즈 2
윤태호 지음, 김현경 교양 글, 더미 교양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100권짜리 교양 만화 계획하에 만들어진 윤태호의 《오리진》 그 두 번째 이야기 '에티켓'. 미래에서 온(전혀 미래에서 온 것 같이 보이지 않는) 로봇 '봉투'가 천천히 인간들의 행동을 학습하면서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은 아이가 걷기 시작하며 말을 배우는 행동과 비슷합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군분투하는 학습 로봇 통투는 인간을 어떻게 느낄까요?

 

 

세상의 모든 기원 '오리진'의 두 번째 주제는 '에티켓'으로 정해졌습니다. 프랑스어인 에티켓은  '예의', '예절' 등으로 순화해 말할 수 있지만, 우리는 주로 '공공장소에서 에티켓이 없네'라는 말로 원어 그대로 사용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에티켓은 어떻게 갖춰야 할까요?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최소한의 거리, 에티켓에 대한 모든 것을 봉투와 배워 봅시다!

 

봉투는 아직 아이 같은 로봇이다 보니 사람 사이의 관계를 잘 모릅니다. 그래서 실수하고 상대방이 내는 화를 이해하지 못하죠. 인간은 서로 가까워지기 위해 서로의 적절한 거리를 앎이 중요한 때가 있습니다. 친밀한 사람과는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낯설거나 불쾌한 사람과는 거리를 유지하는 행동을 보면 알 수 있죠.

 

붐비는 지하철에서 의도치 않게 접촉하게 될 때, 꽉 찬 엘리베이터에서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며 모두가 위를 쳐다보는 행동을 보면 재미있습니다. 모두 자신과 타인과의 거리를 설정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행동 중 하나인데요. 서로의 간격을 통해 에티켓을 유지하고 친밀함을 형성해 나가는 본성이 있습니다.

 

에티켓은 프랑스에서 시작해 테이블 매너, 상류 사회의 표식 등으로 이어졌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공공장소에서 최대한 불쾌하지 않게 보낸 방법을 찾는 것, 언제 어디서 관계 맺을지 모르는 사람과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합니다. 

 

에티켓은 사회와 문화가 달라짐에 따라 수정되고 보완되었습니다. 점점 개인화 되어가는 현대사회에는 개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 즉 남의 일에 신경 쓰지 않는 일이 매너가 되기도 합니다. 사람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때 서로 더 가까워진다는 친밀감의 다른 이름 에티켓. 봉투와 봉원이가 관계에 대해 배우듯 독자도 함께 성장한다는 컨셉이 《오리진》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영화 <킹스맨>에서는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라고 했습니다. 함께 사는 사회일수록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지켜야 하는 일은 당연합니다. 적당한 간격 유지도 좋지만 서로 너무 떨어져 지내는 건 아닐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이웃집, 아래윗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를뿐더러 이중삼중으로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인사조차 하지 않는 타자화는 또 다른 사회 문제를 낳습니다.

영하 80도까지 내려가는 극한 환경 속에서 바깥쪽의 선 펭귄의 체온이 낮아지면, 안쪽의 펭귄이 자리를 바꿔주는 황제펭귄의 허들링이 떠오릅니다.  우리는 어쩌면 에티켓을 운운하기 전에 허들링이 필요한 소통의 부재를 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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