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웅진 모두의 그림책 6
이적 지음, 김승연 그림 / 웅진주니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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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을 여미게 되는 추위가 겨울임을 실감하게 합니다. 이럴 때 일수록  사랑을 내어 주시던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깊어지게 마련인데요. 추운 겨울 군고구마를 호호 불어가며 먹었던 날, 엄마 몰래 사탕과 용돈을 주시던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각나지만 이제 안 계시단 생각을 하면 뭉클할 때가 많아요.

 


어른들의 동화 《어느 날,》은 음유시인 이적의 첫 번째 그림책입니다. 색연필로 그린 듯한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그림은 김승연 작가의 스타일로 얻었습니다. 책은 어느 날 준비도 없이 닥친 이별을 경험해야 하는 우리들에게 바치는 위로의 이야기 같기 한데요. 늘 웃으며 나를 반겨주실 것 만 같았던 할아버지에 대한 푸근하고 행복했던 기억이  읽는 동안 되살아나 행복했습니다.

 

 

 

《어느 날,》 속 나는 이제는 어디에도 계시지 않는 할아버지의 공간을 하나씩 더듬어 갑니다. 구두 세 켤레가 놓여 있는 신발장을 보고, 아침이면 약수터에 가자고 하시던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고, 할아버지 냄새가 나는 것 같은 옷장의 옷도 예전하고, 할아버지의 안부를 묻는 사람들도 많은데, 할아버지는 안 계시네요.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칩니다.

 


 

아이는 할아버지가 보고 싶지만 도무지 인사도 없이 떠난 할아버지를 이해하기도 힘듭니다. 즉,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걸지도 모르죠. 그래서 아이는 생각합니다. '할아버진 멀리서 오신 분인가 봐요. 저 밤하늘 너무 우주에서 오셨던 걸까요.라고 말입니다. 사람은 죽어서 하늘의 별이 된다는 말이 있죠. 언제든지 밤하늘에 떠 있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를 지켜보는 반짝이는 별. 그렇게 아이는 자라고, 세상의 이치를 배워갑니다.

 

 

 


《어느 날,》은 아이뿐만 아니라 냉혹하고 거친 세상 속에서 만남과 이별, 성공과 실패를 홀로 경험해야 하는 모든 이에게 바치는 위로의 이야기입니다. 읽는 동안 어린 시절로 돌아 간 것 같아 잠시 따스해졌습니다. 가끔씩 꺼내보며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곱씹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맨 뒤편 QR코드를 입력하시면 이적이 읽어주는 《어느 날,》의 미공개 영상이 담겨 있습니다. 힘들 때 듣는다면 울컥 눈물을 쏟을지도 모른다는 것은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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