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말할걸 그랬어
소피 블래콜 지음, 최세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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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극작가 겸 소설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는 이런 말이 적혀 있습니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줄 알았지' 몇 해년 한 통신사에서 오역한 카피로 인기를 얻어 사람들의 뇌리에 이 문구가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만. 사실은 95세까지 장수한 버나드 쇼가 긴 세월 동안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는, 결국 죽음이 닥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원 뜻이 있는 문구인데요. 원문구가 어떻든 간에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물쭈물하다 놓쳐버린 것들을 따져보면 정말 자다가도 이불킥하게 만드는게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저 사람이다'라는 스파크가 튀는 인연을 만났음에도 부끄럽고, 민망해서 놓쳐버린 사람이 있나요? 좋아한다는 고백을 해버리면 친구사이였던 관계마저 망칠까봐 조심했던 경험, 누구나 있을 것 입니다. 그때의 기분과 느낌을 일러스트로 표현한 책이  뉴욕의 그림 작가 '소피 블래콜'의 그림 에세이 《그때 말할걸 그랬어》 입니다.

 

 

 

해외 사이트 중에 재미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놓친 인연(Missed Connection)'이란 웹사이트인데요. 어쩌다 마주쳤지만 말도 못하고 놓쳐버린, 그래서 후회하고 있는 인연에 대한 사연이 즐비합니다. '혹시나 그 사람이 이 글을 보지 않을까'란 바람의 글들을 본 소피 블래콜은 사랑을 놓친 애틋한 사연을 한 편의 근사한 일러스트 에세이로 탄생되었습니다.

 

 

"당신이 길을 나서다 내 발을 밟았을 때 당신에게 말 걸어 볼 걸 그랬어요. "

백마디 텍스트 보다 한장으로 그림으로 함축된 의미가 때로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음이 가는 상대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고, 하루종일 어디서 무얼 하는지 궁금해하는 마음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의 공통점일겁니다.

 

 

 

 

위트있는 파스텔톤 그림들은 꿈 속을 거니는 내 모습 같고, 환상동화 속의 주인공 같기도 합니다. 첫 눈에 반하는 사랑을 믿지 않는 당신이라도 가끔은 처음 본 사람에게 호감 정도는 생기지 않나요?  인연은 찰나의 순간에 찾아옵니다. 언제 어떻게 느닷없이 우리 앞에 나타날지 모릅니다.

 

 

 

"집으로 가는 내내 얼마나 자책했는지.

왜 당신에게 말을 건네지 않은 건지 당신이 이 메세지를 보면 좋겠네요.

당신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려고요. D.H 로렌스를 읽고 있던 사람이에요. "


 

오늘도 서점에서 만난 마음에 드는 인연을 갈팡질팡하다가 놓쳐버린 당신에게 권합니다. 설렘은 한 순간인지 모르지만 아쉬움은 평생가는 그리움입니다.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은 인연에게 살포시 이 책을 선물해 보세요. 어쩌면 백만분의 일인 확률일지 모르지만, 그 확률의 주인공이 될지 모릅니다. 사랑한다면 실천해 보세요! '그때 말할걸 그랬어'라고 후회하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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