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달러 힙합의 탄생 - 대한민국 최고의 힙합 아티스트 12인이 말하는 내 힙합의 모든 것
김봉현 지음 / 김영사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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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달러 힙합의 탄생》은 힙합 저널리스트 '김봉현'이  만난 12명의  힙합아티스트와의 인터뷰를 엮은 대담집입니다. 대답집이라고 하면 어렵고 고리타분하다는 느낌이 힙합과 안어울린 거란 생각이 들지 않나요? 그냥 별거 없어요. 자유롭고 직선적인 숨김 없는 힙합 정신을 가진 아티스트들과 나눈 이야기집, 인터뷰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격식 없이 질문을 던지고 응답을 하는 12명의 래퍼들의 개성이 글에서 묻어 납니다.

 

 

​한국에서 최초로 '랩 스타'로 불리는 사나이 도끼. 도끼란 랩 네임은 사실 별 뜻 없이 지었다고 합니다. 열두 살 때 메인 래퍼를 보조해주는 하이프 맨 시절 갑자기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때 무대에 서 있던 형들이 삭발한 모습을 보고 '그냥 도끼 해'라고 했고, 그게 그냥 방송에 나가버려 이름을 바꿀 수 없었습니다. 그 이후에 사주를 봤는데 도끼라는 일름과 잘 어울린다고 나왔다니, 이름과 천생연분이 아닐까 생각해 봤어요.  



​"약간 힘들더라도 일부러 힘든 상황을 만들어서 이걸

다 클리어하고 난 다음 돌아봤을 때 희열을 느끼는 스타일이라서."

P32

도끼는 부모 잘 만난 금수저란 이미지가 있었는데요.  이는 일종의 선입견이란 생각으 들더군요. 어릴적 아버지의 사업 때문에 파산한 적이 있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허슬한다고 합니다. '허슬(hustle)'이란 끊임 없이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것을 말하는데요. 본인만의 성공을 하고 싶어 본인 자신을 굴리는게 바로 허슬이라 말합니다.  어릴 때 갖고 싶은 장난감부터 시작해서 힙합을 하면서는 모자, 가방, 신발로 바뀌어 가는데, 비싼 것을 살 방법은 일을하는 것이다고요. 누군가에게는 사치가 도끼에게는 동심을 지키는 일, 어릴 적 꿈을 이뤄내는 일이 되는거죠.


​"래퍼는 랩만 잘해서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의 시선이 결국에는 사람 자체로 가거든요. 만약 가사가 너무 멋있는 래퍼가 있는데 이 사람의 생각으로 알고 있었던 가사가 사실은 다른 사람이 써준 가사였다면 혼란스러운 거죠. 두 개가 일치하는 멋이 합합에서는 되게 중요하니까. "

P112

빈지노는 '쇼미더머니'를 통하지 않고 음원차트에서 1위한 유일한 래퍼입니다. 어떨때는 외모 때문에 그 실력이 반감되어 보이기도 하는데요. 랩 가사를 직접 써야 진정한 래퍼라고 생각하는 자신만의 신념은 한국어와 영어의 라임을 혼한한 라임은 언어의 국적을 파괴하는 기념비적인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힙합 문화를 통해 음악뿐 아니라 패션과 어려 문화가 세련되게 발전하는 게 힙합의 장점 중에 하나라고 말하는 빈지노.  떠들썩한 유행보다는 어떤 유의 유형이 되는 것을 추구하는래퍼 같았습니다.

 

 

​제리케이는 독특한 이력이 많은 래퍼입니다. 서울대와 대기업 출신, 세월호에 대한 노래를 거의 유일하게 만든 래퍼린 동시에 시국선언을 랩으로 발표한 유일한 래퍼이기도 합니다. 의외로 책 래퍼들의 랩 네임은 별 뜻 없이, 순식간에 지어진게 많더라고요. 제리케이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 보다는 어릴 때 형과 다닌 원어민 학원에서 '너희는 형제니까 너는 톰하고 너는 제리해' 그게 이름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내가 아닌 것들에 대한, 하지만 그것을 나의 삶과 연결시켜서 사회와 나를 분리하지 않고 보는 것, 나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라 사회 전체가 바뀌어야 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요. "

P119


자신의 이야기를 일인칭으로 하는 래퍼들이 많은 가운데 제리케이는 당신의 이야기를 3인칭으로 하고 있는 래퍼기도 합니다. 자신의 삶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행복은 혼자만의 것이 아닌, 타인과 함께 할 때 시작되나고 생각해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힙합에서 리스펙트는 서로에 대한 존중이에요.  서로 존중하자. 쓸데없는 잘난척하지 말자. 여기서부터 대화가 시작되고 친해질 수 있는데, 괜히 깔보고 잔머리 쓰고 건드리려고 하면 일 날 거라는 거죠. "

P439


대한민국 힙합의 1세대 타이거 JK. 그의 랩 네임은 태어났을 당시 얼굴에 주름이 많이진 아기여서 별명이 호랑이였고,  한국을 대표하는 동물이 호랑이기도 해서 한국인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랩 네임이라 선택한 배경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적인 색체가 강한 커리어는 어릴 때부터 음악평론가 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힙합 뮤지션으로서 한국의 옛 가요를 샘플링하는게 어떨까 생각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힙합과 가요가 결합한 다채로운 컬러를 양산 했고, 드렁큰 타이거 만의 색깔이 되었습니다.

힙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리듬, 플로우, 운율, 메시지  등 힙합에서 중요한 것을 하나 꼽으라면 '오리지널리티'라고 단언하는 타이거 JK.  그에게 있어 힙합은 래퍼의 음악을 눈 감고 들어도 누구꺼란 확실한 차별점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 힙합은 다들 비슷하다고 아쉬워 합니다. 힙합이든 예술이 되엇든 삶에서 오리지널리티를 지키는 멋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힙합이란 음악 장르 잘 알지도 못할 뿐더러, 좋아하는 음악 취향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쇼미더 머니'도 챙겨보지 않았고요. 하지만 책을 좋아하다보니, 책으로 힙합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참 알 수 없는 일이죠. 힙합이 우리나라에서 이렇게까지 인기를 누릴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요?

 

 

책을 읽는 동안 래퍼들의 진솔한 이야기에 매료되었습니다. 힙합! 잘알못이지만 그들에 관한 선입견은 날려버리고 호기심으로 충족되는 알찬 독서였습니다. 미지의 영역이었던 힙합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나마 이끌어 주는 독서는 김봉현이라는 인터뷰어가 아니면 어려웠을 것 같아요. 힙합, 삶의 태도이자 방식인 그들의 모든 것! 그들의 멋과 일상, 솔직함, 작법과 영감의 원천을 알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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