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의 미래 - 최신 인지과학으로 보는 몸의 감각과 뇌의 인식
카라 플라토니 지음, 박지선 옮김, 이정모 감수 / 흐름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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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감각은 어느 영역까지 믿을 수 있을까요? 내가 인식하고 있는 현실은 진짜일까요? 우리의 삶이 꿈 속이라면요? 혀에서 느끼는 미각부터 시작해 촉각, 청각, 시각, 후각 등 오감은 우리 뇌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현대의 과학은 신체를 통해 느끼는 감각을 전기 신호로 바꿔 판별하고 인식하는 것을 뇌가 관장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책 《감각의 미래》는 아이언 맨 같이 생체 결합 기계를 삽입한 사이보그가 되거나,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신체의 일부가 되어 준다던지,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을 통해 군사 교육, 치료 등에 사용되는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알아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일을  1.4kg의 무게 밖에 되지 않은  뇌에서 일어나는 과정임을 수많은 사례를 들어가며 밝혀가고 있다는 겁니다.  

과학 전문 기자인 '카라 플라토니'의 지적 호기심과 꾸준한 탐구심을 동원해 인지과학과 몸의 감각, 그리고 뇌의 인식에 관해 풀어내고 있죠. 신경과학자, 공학자, 심리학자, 유전학자, 외과의사, 트랜스 휴머니스트, 미래학자, 윤리학자, 요리사, 조향사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방대한 자료를 수집했고, 그 결과를 이 책에 총망라하고자 합니다.


한마디로 《감각의 미래》에서는 일반적으로 인식라고 일컫는 '인식'을 '인식'하고자 합니다.  '다섯 가지 감각(오감)' 및 감칠맛이라 일컫는 우아미와 시간, 고통, 감정 이란 '초감각적 인식'이 뇌를 통한 편집과  지각을 거쳐  과학기술과 결합하면 인식의 확장을 부른다는 큰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 밖에 망각된 기억의 치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트라우마 치료, 의사 대신 수술하는 로봇 등 다양한  진화 과정을 깊게 다루고 있습니다.

 


책은 총 3부로 나눠져 있습니다. 1부는 오감에 대해 자세히 다룹니다. 특히 미각은 뇌에서 컨트롤하는 기본적인 인식이며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그리고 뒤늦게 동양에서 느끼는 풍미 즉 우아미를 포함합니다. 여섯째 맛을 찾기 위한 여정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고요. 후각 또한 치매에 걸린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억과 냄새의 상관관계를 밝히고자 합니다.  마르셀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처럼 특정한 냄새나 음식을 통해  기억을 재생하는 오랜 기법을 '프루스트 효과'라고 부릅니다.

2부는 초감각 인식(머릿속에 존재하는 세계)이라는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던지는데요. 인류가 시간을 인지함으로 인해 낮과 밤, 다른 동물들은 무엇을 할지 예측하여 끊임없이 변화는 환경에 자신의  맞추며 진화하는 개체의 복잡성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밖에 고통과 감정의 다양성을 관장하는 뇌의 무궁무진함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뜨거운 감자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섹션은 3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식 해킹이라 불리는 과학기술을 통해 몸이 반응하는 영역을 확장하는 사례들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오락으로 가볍게 사용되는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은 전쟁의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은 군인 치료나 장애 치료, 교육 영역에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상현실 연구 중에는 조작된 감각적 인식이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분야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어 앞으로의  필요한 인지 확장성을 가늠하는 좋은 활용서가 될 것입니다.

 


작년 서울포럼에서 보았던 '휴 허'의 다리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이후 시대는 바이오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죠. 등산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해 다리를 절단 한 후 좌절감에 빠져 있을 때 직접 자신의 다리를 만든 '휴 허' 교수. 영화 <킹스맨>에 등장하던 가젤의 다리와 비슷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온 트랜스 휴먼, 사이보그 등 앞으로 펼쳐질 미래는 두려움과 놀라움투성이입니다.

《감각의 미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지는 기술과 인간의 고유한 감각을 결합한 책입니다. 저건 영화 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며 말도 안 된다고 치부했던 일들이 속속들이 현실이 되고 있는 요즘,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속도에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감각의 한계를 뛰어넘는 인지과학에 대한 궁금증이 있거나 변화된 미래를 알아보고 싶은 독자, 단순한 호기심의 지평을 넓히고 싶은 독자들을 충족시켜줄 지적 유희의 정수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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