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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마음에 고요가 머물기를
마크 네포 지음, 박윤정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9월
평점 :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일렁이는 내 마음의 파도. 스트레스받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현대인에게는 불가능한 일이 돼버린지 오래입니다. 이런 불평은 '마크 네포'의 책 《그대의 마음에 고요가 머물기를》를 읽은 후 서서히 사그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암 투명으로 서서히 일어가던 청력의 고통을 글로 써 내려간 전작 《고요함이 들여주는 것들》이 깨달음을 통해 감동을 전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책은 더 깊은 들음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하는 저자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마치 한 편의 시를 읽어 내려가는 듯한 산문은 깊어가는 가을을 재촉합니다. 시인이자 철학자인 탓에 삶의 농밀하고 세밀한 표현이 쉽게 이해 가는 것은 아니지만. 한 번 읽고 두 번째 읽었을 때 느껴지는 새로운 의미는 바쁜 삶 속에서도 느리게 사색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고요의 지점을 만났을 때 우리는 존재의 맨 모습 속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이런 경험은 모든 존재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살아 있는 감각과 우리가 태어나면서 맺고 있던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준다. "
P218
소통의 부재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소중한 것을 잃음으로써 알게되는 가치와 직면합니다. 암 투병을 이겨내고 삶을 계속해서 얻었지만 청력의 상실은 저자에게 절망이자 새로운 앎으로 다가옵니다. 청력을 잃어갈 수록 자연, 주변, 지인의 소리에 더 깊게 듣고자 하는 습관이 생겼으니까요. 삶은 더 깊게 듣고자 할 때 열린 마음으로 곁을 내주는 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