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하게 살지 않겠습니다
야마자키 마리 지음, 김윤희 옮김 / 인디고(글담)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타인의 눈에 비친 나는 내가 아니니까, "

 

우리는 왜 끊임없이 나와 타인을 비교하고 남에게 비칠 나의 모습을 궁금해하는 걸까요? 인간은 개인이지만 사회적인 틀 안에서 좋은 싫든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평가는 거울과 같은데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 그려 보고, 상상을 통해 자신의 외모, 태도, 행위, 성격을 파악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반응에 따라 자아 또한 긍정과 부정의 자아가 형성된다는 '거울 자아 이론'의 영향을 받으며 사는 존재죠.


 

그동안 사람들은 사회적인 일종의 규악을 통해 싫어도 좋다고, 좋아도 싫다고 숨기며 살아왔습니다. 요즘은 남의 시선을 따윈 생각하지 않고 나의 길을 가겠다는 분위기가 전반적인데요. 욜로 라이프나 각자도생처럼 철저히 개인적인 성향 속에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형태도 눈에 띕니다. 이런 현상은 아마 남의 시선을 신경 쓰다가 적장 자기 삶을 살지 못해 병이 나고만 커다란 사회적 아픔에 기인한 것 같습니다.

 

 

"살다 보면 늘 절체절명의 타이밍에 천사가 찾아온다. 정말 주기적으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 마르코 할아버지와 만나지 않았다면 열일곱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탈리아로 건너가지 않았을 테고, 스물일곱에 데르수를 낳지 않았더라면 만화가로 데뷔하여 일본으로 돌아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서른다섯 살에 베피노와 결혼해서 시리아의 다마스커스로 거처를 옮기지 않았다면  《테르마이 로마이》도 탄생하지 않았으리라. "

P135


《시시하게 살지 않겠습니다》는  전 세계 30개국을 떠돌며 산 저자 '야마자키 마리'처럼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남들처럼 살지 않으며, 자유롭게 살자고 선언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무너지지 않은 탑이라고 생각한 가치를 자신의 독특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방식이 유쾌합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일본 만화 《테르마이 로마이》의 원작자이기도 한 저자는 이탈리아 남자와 결혼해 새롭게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을 하루하루 쌓아가고 있습니다.

"물 흐르는 대로 휩쓸려가지 않고 정말 이대로 괜찮을까. 멈춰 서서 고민하고 사색하는 것. 즉, 의구심은 인간이 진지하게 살아가려고 마음먹었을 때, 그 사람의 근본부터 뒤흔드는 에너지가 된다. "

저자에게 실패는 아픔이 아닙니다. 모두 경험이란 말. 상처받고 추락하고 구르다가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딱지는 점점 더 굳어가고 단단해지죠. 딱지는 어느 순간엔 떨어져 버립니다. 그동안 왜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았을까란 박피가 한 장 한 장 떨어져 나가면서 쓸데없는 것들이 벗겨지면 이제야 실패의 경험이 긍정적인 경험으로 치환되죠.


 

이런 사고방식은 어릴 때부터 자유분방하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르친 어머니의 영향이 큽니다.  남들과 다르게 키워진 '마리'는 불만투성이의 유년기를 보냈지만 딱지처럼 단단해진 삶의 더께를 얻었습니다. 일본 유명 만화가의 자유로운 삶을 통해 공감해 보는 자전적 에세이.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투성이인 나를 내가 사랑해주지 않으면 누가 해주나요? 주눅 들지 말고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받아들이세요. 남들처럼 살지 않아도 됩니다. 토닥토닥 어른을 다독이는 에세이. 실수한 오늘이 있어 조금 더 괜찮은 내일이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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