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1. 보온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오리진 시리즈 1
윤태호 지음, 이정모 교양 글, 김진화 교양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을 알아가는 것은, 곧 나를 알아가는 것이다."

 


 

먼 미래 인류는 더 이상 성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마음껏 먹어도 살찌지 않는 음식,  대신 공부해주고 일해주는 로봇,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사람들의 바람. 이것들이 어렵지 않게 이뤄진 세상, 하지만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지식의 호기심도 필요 없는 모든 것이 갖춰진 세상, 과연 살아갈 의미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영원히 살 수 있는 세상에서 아이러니하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세상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미래의 자화상입니다.

미래에서 온 AI 봉투와 같은 마음으로 배워보는 본격 교양 만화 《오리진》 시리즈는  '저스툰'에서 현재 연재 중에 있습니다. 만화 팟캐스트 느낌으로 사물, 개념, 제도, 사상 등의 기원(ORIGIN)을 찾아  100권을 목표로 10년 치를 구상한 윤태호 작가의 첫 번째 단행본입니다.

첫 주제는 '보온'으로 정했는데요. 보온이 가장 첫 번째 이유인즉슨 사물, 지구, 나아가 우주도 필요한 온도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도 생명에서 왔고 생명은 열이 있는 곳에서 기원 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생명을 지키는 '보온', 온도를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만화가 끝나면 과학적 이론을 쉽게 풀어쓴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의 코멘트가 이어지는데요. 어른과 아이, 문화 이과 모두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일러스트화된 설명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오리진》은 출판사와 함께 기획한 교양 만화로 처음부터 공부하는 마음으로 감수의 감수를 거쳐 탄생한 작품입니다. 이론을 이야기와 이미지의 힘으로 기억하게 함으로써 훨씬 오래도록 각인되는 정보를 전하고 싶었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읽어봤더니 의도한 대로 '보온'에 대한 개념이 쉽게 이해되고,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몸은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생각해보기는 계기가 되네요.  우리 몸은 36.5도를 조금만 벗어나도 곧 병이 나고 마니까요. 세상의 모든 생명에도 바로 열이 나면 식혀주고, 추워지면 따듯하게 해주는 적정한 보온이 있어 가능하다는 것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절대 미래에서 왔다고는 믿을 수 없는 깡통 로봇) 봉투가 체험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은 흡사 빅데이터를 모으는 인공지능 같기도 하고, 세상을 알아가는 아기 같기도 합니다.  미래에서 온 로봇 '봉투'는 인류의 멸망을 피하기 위해 21세기로 보내진 로봇입니다.

 

21로 보낼 것을 생각한 미래 인류는 최대한 위화감이 없는 외형을 만들고 싶었나 봅니다. 봉투가 가진 외형은 월E 같은 깡통로봇의 모습이라 친근하게 다가오네요. 충전할 때 폭삭 늙는 표정도 자꾸만 떠오르고, 작은 체구에서 나타나는 여러 특징이 놀랍고 귀엽습니다. 그동안 귀여움과는 어울리지 않았던 윤태호 작가의 작품과는  사뭇 다른 그림체와 아이의 눈으로 설명하는 친절함이  《오리진》의 컨셉인 것 같아요.

 

 

봉투는 기존의 알파 로봇이 가진 문제를 극복하고 세분화된 생각 영역이 필요에 따라 활성과 비활성을 선택할 수 있게 세팅되었습니다. 미래의 과학자는 학습 기능을 극대화하고자 '생각'에서 추상적인 영역은 닫고 논리 영역만 을 활성화했는데요.  워프하는 과정에서 '스페이스 타임 쇼크(시공간을 넘어올 때 충격으로 발생한 오류, 오리진 상 설정)'로 인해  '연민'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봉투가 특별한 로봇이 되는 겁니다.

 

한 달 전 tvN '어쩌다 어른' 유발 하라리 x 윤태호 편을 방청 갔더랬는데요. 윤태호 작가는 유발 하라리에게 세상에 나오지 않은  《오리진》 을 영문으로 급하게 작업해 선물했었습니다.  《오리진》 을 준비하면서 유발 하라리의 책을 접했고, 고무되어 이번  강연까지 승낙하였다고 하더라고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인공지능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대두되고 있는 요즘 관심 있게 읽기 좋은 교양 만화입니다.

 

100권까지 기다리다 현기증 날 것 같은 만화, 봉투의 다음 학습은 무엇일지, 빚쟁이들을 피해 과학자들은 잘 살아남을 수 있을지 감성과 이성의 적절한 명작 만화가 또 하나 탄생할 것 같습니다.  연재로 만나보고 싶은 분들은 '플레이 스토어'에서 '저스툰' 검색 후 다운로드. 혹은 네이버 검색창에서 저스툰을 검색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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