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허 아이즈
사라 핀보로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요 며칠 선선한 기온이 오르락내리락했더랬죠. 가을이 성큼 다가왔나 싶었는데 다시 낮에는 덥더라고요. 막바지 여름이 물러가기 아쉬워하는 듯 늦더위로 심술을 부리고 있는데요. 심장 쫄깃한  스릴러는 여름에 읽어야 제맛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남아 있는 여름의 끝자락에 반전 스릴러 어떤가요?


이야기의 화수분 '스티븐 킹'은 저자 '사라 핀보로'에게 이와 같은 찬사를 했습니다. '사라 핀보로의 소설은 명확하고 감정적인 울림이 있다. 그녀의 소설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라고 말이죠. 그 밖에도 닐 게이먼, 조 힐 등 내놓으라 하는 작가들의 찬사를 받은 작품! 믿고 보는 한 편의 소설을 소개합니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어, 루이즈. 모두가 비밀을 가질 자격이 있어야 하고.

 사람에 대서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어. 그러려고 하면 미쳐 버릴걸. "

P25

단조로울만큼 일상의 쳇바퀴를 돌리던 싱글맘 '루이즈' . 술집에서 만난 잘생긴 남자와의 하룻밤의 짜릿한 일탈을 즐기며 다시 살아난 기분이 듭니다. 이혼 후 아이를 혼자 키우며 못내 여성으로의 매력을 잃었다고 느꼈거든요.  하지만 이내 그 날의 로맨틱한 파트너가 새로운 그것도 유부남 상사라는 점을 알고 좌절하게 되죠.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고 다독이며, 그날을 아름다웠던 키스를 간직한 채 일상으로 복귀합니다.

첫 결혼에 실패한 후  홀로 아이를 키우며 내 생에 로맨스는 없을 거라고 믿었던 루이즈에게도 진정한 사랑이 찾아올까 싶었더니. 혼자 헛물 켰던 겁니다. 점입가경으로 범접할 수 없는 아내까지 봤는데도  직장에서 그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 약간의 호기심과 흥분이 생긴 루이즈. 하지만 소설의 본격적인 스릴은 남편 '데이비드'와의 불륜이 아닌, 아내 '아델'과 친구가 된 '루이즈'와의 관계에서 시작된다는 거죠.

 

한편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최강 부부 데이비드와 아델. 이들은 사실 쇼윈도 부부입니다.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까지 갖춘 아내를 피하는 남편, 강박적으로 남편의 전화를 기다리는 아내. 신경질적이기까지 한 약 선반을 보고만 루이즈, 대체 이 부부의 과거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가 나를 노려보았다. 그는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다. 냉정하고, 거리감 있고, 전에 본 그 편안한 매력과 온기는 온데간데없었다. 신경이 곤두서고 목이 조여들었다. (중략) 내가 별일도 안 했는데 상대가 이렇게 화를 낸 게 마지막으로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이게 그의 또 다른 모습일까? '

P106

 

루이즈는 사실 부부 둘 다에게 호감이 있습니다. 오히려 아델과 친해지게 되면서 데이비드는 의심하게 되죠. 관계를 발전 은 야경증으로 고통받는다는 공통점으로  불붙게 됩니다. 아델은 자신도 이 일기장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며 약 없이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고마운 사람인 것 같죠. 덫에 걸렸다는 사실은 알지도 못한 채 점점 빠져들 수밖에 없습니다.

 

아델은 모두가 반할만한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향력 있는 외모가 경쟁력이 된다는 것을 아는 아델은 데이비드를 위해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사실은 외모로 원하는 것을 얻는 세이렌 같은 존재죠.  생활비를 받아서 생활하고 마치 집안의 인형처럼 존재하는 아델, 겉으로는  피해자인 것 같지만 원하는 관계는 얻고야 마는 숨어 있는 지배자입니다. 결국 아델의 이런 비뚤어진 광기는 데이비드를 향한 광적인 사랑과 루이즈를 향상 사랑이 점철되며 파국을 치닫습니다.

이들 관계를 의심하는 루이즈는 아델을 구해주고 싶어 하지만, 사실은 의도적이었다는 것을 안다면 당신의 뒤통수는 어떨까요?

부부는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습니다.  이들의 설정은 일종의 맥거핀일 뿐, 독버섯처럼 예쁜 외모로 무장해제시키는 아델의 실제 표적은  루이즈였다는 걸 독자들은  알아차리게 되죠. 스릴러로 시작해 자각몽과 유체이탈을 지나, 초현실적인 장르로 환승하게 되는데요. 무거운 가위에 눌린 것 마냥  몽롱한 결말이 소설의 매력입니다. 누가 진짜 악인인지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다중적인 결말은 논란을 낳을 것 같습니다.

 

반전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소설 《비하인드 허 아이즈》는 런던 도서전에서 큰 화제를 몰고 유럽 및 미국, 캐나다 등 20여 개국에 저작권을 수출했습니다. 읽는 내내 가독성 있는 스타일이 한 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는데요. 현재 '레프트 뱅크 픽처스'에 판권 계약을 해 영화화 소식도 있다고 합니다.

빨리 영화로 만나보고 싶어 현기증 날 것 같아요. 누구나 한 번 보면 반할 만한 외모의 아델은 '제니퍼 로렌스'가 멋진 외모의 남편은 '마이클 패스벤더'가 루이즈는 살을 좀 찌워 '에이미 아담스'가 하면 어떨까요?

참고로 루이즈는 <걸 온 더 트레인>의 '레이첼'이 아델은  <나를 찾아줘>의 '에이미'가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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